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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담다 Mar 02. 2023

봄소식을 알리는 "김밥"

꽃피는 3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며칠만 기다리면 꽃봉오리들이 만개하는 봄의 향연이 펼쳐진다. 

계곡물이 다시 흐르고 개나리꽃의 시작으로 봄을 알려온다!


그랬다. 봄이 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김밥은 더 바삐 말아야 했다.


드디어 봄의 시작을 알리는 김밥 말기가 시작되었다.


바로 앞 회사에서 새벽 4시까지 100줄의 김밥 주문이 들어왔다.


근처 군부대에서도 6시까지 100줄의 김밥이 기다린다.


새벽 4시까지 100줄의 김밥 말기를 시작하기 위해서 재료준비가 우선이다.






계란지단을 네모난 프라이팬에 노랗게 먹음직하게 부쳐낸다.

당근도 채쳐서 데친다. 볶아서 사용하면 쉽게 맛이 변할 수 있기에 살짝이 데친다.

당근의 단맛을 낼 수 있도록 아삭함도 신경 써야 한다.


햄도 1등급 햄으로 프라이팬에 기름살작 두르고 볶아낸다.

노릇하게 구워내야 햄 특유의 고기맛이 사라진다.


김밥의 맛을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우엉조리기도 시작되었다.


우엉솥은 엄청난 가마솥과 같은 크기다.

가마솥뚜껑은 필요치 않다.


먼저, 우엉을 흐르는 물에 헹굼을 한다. 그리고 솥에 넣어 살짝 데친다.

데쳐낸 우엉을 흐르는 물에 씻는다. 다시 가마솥에 넣고 푹 삶는다.

40분 정도 삶은 우엉솥의 가스불은 약하게 조절해 놓는다.

20분 정도 후 산처럼 높이 쌓아졌던 우엉은 어느덧 솥 안으로 가라앉았다.


이제 물엿과 흑설탕 간장을 넣고 약한 불로 조리기를 하면 된다.

인내를 가지고 천천히 마무리를 기다린다.

초콜릿색을 내기 위해 캐러멜색소를 넣기는 지양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언제든 먹는 김밥은 건강한 김밥이기를 바란다.



우엉조리기가 마무리되면 한 김 식혀서 김밥 말기를 시작한다.










새벽공기는 우리 정신건강에 참 좋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물론 힘듦은 주어진다.


그 힘듦 속에 아주 좋은 에너지가 밀려든다.


몸에 밴 열심히는 김밥처럼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믿는다.



주말에도 계속되는 김밥 말기 덕분에 

노란 개나리가 피는 봄을 만끽할 시간은 우리 아이들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어깨가 성치 않은 엄마의 든든한 팬이자 협력자인 큰아이는 김밥말기를 돕는다.


새벽김밥을 다 말았다.

새벽김밥배달을 마치며,


딸과 엄마는 집 앞 개나리와 벚꽃의 명소인 탄천변을 걷는다.

이른 아침 개나리가 만개한 탄천변을 거닐다 푸석한 얼굴로 마주 보며 웃는다.


어느 햇살 좋은 봄날은 신혼부부의 사진까지 담는다.

집 앞 탄천은 개나리와 벚꽃의 명소가 맞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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