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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KAVIA Jul 21. 2023

그래, 이 맛이야

잊지 못할 그 맛


그랬다. 베트남 무이네를 처음 찾아왔던 그때도 오늘처럼 이른 아침 데탐 거리 신카페 앞에서 슬리핑 버스를 탔다. 발리에서부터 이고 지고 온 큼지막한 배낭 하나를 가슴에 품고 잠이 들었다. 점심 무렵 무이네에 도착, 눈을 뜨고 일어나 보니 신카페 앞이었다. 점심 식사가 포함되었던 모양이다. 함께 버스에 탔던 몇몇 여행자들과 함께 쌀국수 한 그릇을 먹었다. 평상시 먹던 소고기 쌀국수 퍼 보(Pho Bo)가 아닌 닭고기 고명이 올라간 퍼 가(Pho Ga)였다. 스토브에 올려 둔 냄비는 적당한 온도로 끓고 있었고 미리 준비해 놓은 쌀국수 그릇에는 닭고기, 양파, 튀긴 마늘이 세팅되어 있다. 기호에 따라 숙주나 향신료를 넣어 먹으면 된다. 배가 고파서였을까? 맛있게 한 그릇 비웠다. 그때 먹은 퍼 가 한 그릇은 꽤나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았고 퍼 가의 맛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오게 된 무이네. 또다시 먹게 된 퍼 가 한 그릇. 국물을 먹는 순간, 예전 그때의 기억이 강제 소환되었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국물 맛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비록 그것이 영원히 치킨 스톡의 맛이라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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