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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KAVIA Nov 20. 2023

나시짬뿌르

타이베이 기차역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


타이베이에서 타이난으로 이동하기 위해 고속철을 타러 기차역에 도착했다. 대만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바로 철도도시락. 전통 파이구 도시락부터 다양하게 판매한다. 가격은 대략 NTD100 원부터. 대만 환율이 지금처럼 높아지지만 않았다면 더욱 저렴한 한 끼였겠지만 요즘엔 한국의 편의점 도시락과 별반 차이를 모르겠다. 오늘의 픽을 위해 기차역을 오가던 중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 ‘나시짬뿌르’. 고개를 돌려보니 기차역 기둥에 앉은 한 무리의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도시락을 팔고 있다. 가방 안에는 익숙한 종이에 싸놓은 포장용 도시락이 한가득. 뿐만 아니다. 튀긴 닭은 외부에서 공수해 왔겠지만 아얌고렝까지 팔고 있었다. 일요일 타이베이 기차역으로 모인 인도네시아 사람들. 마음 같아선 나도 붕구스를 하고 싶었지만, 아주 은밀(?)하게 판매되는지라 그들 눈에는 내 모습이 대만 사람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타이난으로 가는 열차 안, 대만식 돼지갈비 도시락을 먹으며 자꾸만 삼발(sambal)이 생각났다. 이 느끼함을 잡아줄 매콤한 삼발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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