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태허스님과 차를 마셨다. 스님이 지금의 힘듦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 거라는글귀를 읽어주셨다.
모든 말은 언제 듣는지 누가 말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 뻔한 글이었는데스님이 말하니 마음에 와 닿는 게 달랐다.내 마음 같지 않은 친구의 행동 때문에 마음이 계속 복잡했는데 위로가 되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스님과 많이 가까워졌지만 아직 스님이 어려워 내 고민을 털어놓았던 적은 없었다. 따스한 위로에 용기를 내어 말했다.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저만의 문제는 감당하겠는데요. 아무리 용기를 내서노력해도 상대방이 벽을 쳐버리면 소용없는 인간관계는 통 해답을 모르겠어요. 막막해요.
그렇게 느껴지는 게 당연한 거라는 말과 함께 스님이 말씀하셨다.
수카,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그냥 기다려주는 거야.네가 힘들 때 돌아가고 싶은 집 같은 사람이 되어준다면 그 사람도 천천히마음을 열거야.아닌 것 같아도 사람들은 마음의 눈으로 봐서 진심으로 다가가는 사람을바로 알아채. 지금은 그 사람이 마음의 상처와 자신만의 시간 속에 있기 때문에 불가능해 보여도네가마음을 열고 기다리고 있으면 그 사람도 결국 오게 돼있어.
기다리는 건 어렵다.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자신 있는데, 주고 나서 받기까지의 간격과 받고 나서 주기까지의 간격은 통 지켜지지 않는다.자꾸 마음을 재촉하게 되고서두르게 된다. 이제 중간의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상대를 탓하거나 쉽게 속상해하기 싫다. 내 속도에 맞춰달라 재촉 말고마음의 속도를 맞춰가는 연습을 하자. 그럼 언젠가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집이 될 수 있겠지.
도통 글이 써지지 않아 옛날에 써두었던 일기를 정리해 올립니다. 조급한 마음 탓인지 단순해진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