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은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반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자기 문장이 그렇게 이상하냐고 물었으니 그 물음에 성실하게 답하는 게 우선이지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당신 문장은 이상합니다'라고 썼다. 하지만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노라고 덧붙였다.
모든 문장은 다 이상하죠. 제겐 그렇습니다. 20여 년간 남의 문장을 읽고 맞춤법에 맞게 고치고 어색하지 않도록 다듬는 일을 해 왔지만, 이제껏 이상하지 않은 문장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 일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 일을 하는 한은 내내 그러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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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같은 건 없습니다. 그건 심지어 맞춤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맞춤법이란 그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만든 규칙일 뿐이죠. 게다가 지금처럼 국가기관이 맞춤법을 통제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맞춤법에 그렇게 목을 맬 이유도 없지 싶습니다. 다만 책을 사서 읽는 독자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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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선생님의 문장은 이상합니다. 그리고 그 이상함 속에서 문장의 결이랄까요 무늬랄까요, 아무튼 선생님만의 개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선생님이 갖고 있는 그 이상함이 선생님의 문장에도 고스란히 배어 있는 셈이죠. '그렇게' 이상하냐는 물음에는 이미 말씀드린 대로 '아니요'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김정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유유, 2016, 101~103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