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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ADO

#15. 간다서프의 시작

by Sukhwan Heo


간다서프의 시작은 너무 간단한 명제에서 출발했다.


2007년 한창 서핑에 모든것을 걸어보고자 했던 시절.

지금처럼 해외직구나 배송대행이 한창인 시절도 아니고, 제대로된 서핑용품 수입사도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서핑 장비를 구하기 너무 어려웠던 시기였다.


그러다 문득,

어떻게 하면 내 보드를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까? 에서 출발했다.

Google과 Alibaba를 넘나들고, 번역기와 사전을 왔다 갔다 하며,

이곳저곳의 서프보드 제작사들에게 무수한 이메일을 보냈다.

서핑 서진국들 미국과 호주 등은 대부분은 MOQ (Minimum Order Quantity 최소 주문 수량) 가

맞지 않거나, 소비자가와 별 차이가 없는 도매가격.

심지어 배보다 배꼽이 큰 운송료 때문에,

한 달 보름이 걸리는 배송 기간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연결된 대만의 한 작은 오피스에서는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왔고,

이때 최초의 간다서프 서핑 보드들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사전 조사의 미비로,

이 보드들은 퀄리티의 문제로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섰고,

또다시 반복적으로 문의 이메일과 전화통화를 거듭했다.


2007년 여름, 제주 국제 서핑대회. 오른쪽 두번째 올리브 색상의 숏보드가 최초의 테스트 용 샘플이었다.


그리고는 다음 해.

중국 남부 하이난의 한 공장에서 우리의 조건을 맞춰 주겠다는 공장을 찾았다.

가격도 괜찮고 배송도 1주일 정도면 도착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전의 사례를 통해 과연 믿을 수 있는 곳인가?

한번 가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로, 머리에서 두통이 가실 날이 없었다.

그러다 더는 늦출 수 없다고 생각되어,

이때 IXPS로 제작된 두 번째 간다서프의 샘플들과 제품들이 만들어진다.


무턱대고 덜컥 주문을 했다.


이번에마저 실패하면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질러 버린 것이다.

몇 개의 샘플과 지인들의 주문 제작 제품들을 공장에 의뢰했고,

제품이 내 앞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맘 졸이는 순간이 계속되었다.

다행히 이곳의 보드는 오너 덕분인지 (오너가 일본인) 그래도 꽤 괜찮은 퀄리티의 보드가 만들어졌고,

실제 사용자들의 만족도도 꽤 높은 편이었다.


두번째 공장에서 만들어진 Big Fish의 초기 모델


이때부터는 몇몇 샵이나 개인 또는 아티스트들과 작지만 재미있는 협업도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제 좀 제대로 된 서프보드들을 만드나 싶었는데, 역시나 또 다른 시련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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