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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khwan Heo Sep 13. 2016

금일도

전남 완도군 금일읍. 평일도라고도 한다.


2002년에 처음 이곳을 방문했던 나는, 그때의 잔상이 계속 남아 지금도 여름, South Swell이 들어올 때면,

이곳을 항상 가려고 계획을 세운다.

부드럽고 깨끗한 파도와 아무도 없는 조용한 해변에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만이 귓가를 때리는 그곳, 금일도는 항상 내 머릿속에 최고의 서핑 스팟으로 자리하고 있다.


아마 두 번째 방문일 거다.


지금도 만나면 항상 즐거운 사람들.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서로의 안부를 묻고 과거를 안주삼아 밤새워 떠들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이곳을 다녀왔다.

어마어마한 양의 서프보드를 차에 올리고, 서울에서 밤을 새워 달려, 전남 고흥의 마량항에 도착했다.


마량항은 당시, 금일도로 가는 유일한 출입구였고, 이곳에서 카페리를 타고 1시간여를 들어가야 한다.

서울에서의 여독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또 뱃멀미에 시달릴 수 도있다.

낯선 뽕짝 멜로디가 이제 귀에 익어질 때쯤이면, 카페리는 금일도에 도착한다. 


부두에서 다시 남쪽으로 차를 몰아, 30여 분을 내려가면, 드디어 '금일 해당화 해변'에 도착할 수 있다.


해변 왼쪽 끝으로 달리다 보면, 옛날 노래방 간판이 붙어있는 으스스한 기운의 폐건물이 아직 남아있고, 그 옆으로 2층짜리 작은 민박집이 하나 있는데, 우리는 주로 이곳이 묵어간다. 

다른 이유는 없고, 파도가 잘 부서지는 좋은 브레이트 바로 앞에 위치한 민박이기 때문이다. 대충 짐은 방에 넣어두고 바로 바닷가로 내달린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이몇 장의 사진들 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그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파도를 타도라도 그 순간만큼은 내 인생 최고의 파도이고, 다시는 오지 않는 파도이다.

그렇게 아직은 서투른 파도 타는 사람들은 금일도에서의 며칠을 파도와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당시 윤은혜가 출연했던 CF의 배경이었던 금일도 보건소

돌아오는 길은 지난밤들의 이야기로 지루할 틈이 없다.


그때 나 봤어요? 그 파도 진짜 죽였었는데......


아 또 가고 싶다.



사진을 전해주신 신동익 형님에게 무한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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