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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시일강 김형숙 Oct 07. 2023

여름 바다처럼 넓은 마음

낭독으로 마음이 깊어지다

여름 바다처럼 넓은 마음     

  여름 바다는 마치 우리의 마음을 넓게 펼치는 무대와 같다. 그곳에서 우리는 지인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소중한 추억을 쌓게 된다. 나는 봄을 좋아한다. 봄을 좋아하는 이유는 새싹잎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다.     

  여름의 바다는 그 자체로서도 풍경이 아름답지만,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들은 우리에게 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따뜻한 햇살 아래, 파란 바다를 바라보며 보내는 시간들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순수함과 열정을 다시금 깨우쳐 준다.     

  낭독하는 성우들과 부산 해운대에 갔던 기억이 난다. 온라인으로만 만나다가 오프라인으로 만났다. 멀게 느껴질 줄 알았는데 이웃집 친구처럼 반가웠다. 대구에서 서울에서 각 지역에서 모였는데 어색하지가 않았다.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은 그 시간이 즐겁고 행복했기 때문이다.      

  나는 바다가 좋다. 넓은 태양아래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는 나의 꿈을 이루어주는 친구다. 항상 나를 응원해 주고 있다. 내가 보이지 않는다 해서 서운해하지 않는다.   짙은 바다를 바라보며 꿈을 키운다. 커다란 배를 타고 세계를 항해하며 성우들과 낭독하는 꿈을 꾼다.      

  나의 사명이 어쩌다 낭독이 되었다. 머릿속은 낭독하는 삶으로 가득 차 있다. 낭독은 여름날 더위를 식혀주는 소나기이다. 가뭄에 갈라진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단비이다. 메마른 땅을 황무지로 만들어 주는 것은  낭독이다. 낭독은 그 무더운 여름날을 피할 수 있는 에어컨이다. 마음이 힘들고 지치고 피할 곳이 없다면 소리 내어 책을 읽어보자. 책을 소리 내어 읽는 순간 마음이 치유된다.     

  여름은 내가 바다와 가까이 지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더위를 즐길 수 있도록 바다로 안내한다. 가족들과 함께 갔던 대천 앞바다가 기억난다. 엄마는 농사짓는 남편을 만나 한평생 농사를 지으며 생활했다. 몇 십 년 전 어느 날 대천 해수욕장에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갔다. 나는 햇볕이 따가워서 바닷물속에 들어가기를 꺼렸다. 엄마는 대여한 검고 큰 튜브를 몸에 안착했다. 바닷물속에서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즐거워했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가족여행이 될 줄 몰랐다. 엄마는 종종 그때를 회상한다. 나도 그 시절이 지금도 아른거린다.      

 해변에서 가족과 지인들과 즐겁게 놀던 날들을 생각해 보자. 파도가 발끝에 닿으면서 서로 웃으며 뛰어놀던 순간, 모래 위에 성을 짓거나 해 질 녘 파란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할 때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

그 모든 것이 지금도 여러분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 추억이다.

  낭독은 여름날 더위를 물리쳐주는 시원한 팥빙수와 같다. 팥빙수를 먹을 때 낭독하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빙수보다 맛있고 시원한 낭독을 해보자.     

  여름 바다처럼 넓고 깊은 마음으로 보낸 그 모든 순간들은 인생에서 가장 값진 추억으로 남게 된다. 우리가 어떤 순간에도 다시금 웃음을 찾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름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갖기 위해 낭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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