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십시일강 김형숙 Oct 28. 2023

태양이 떠오르면서 느껴진 설레임

새로운 하루, 새로운 시작

태양이 떠오르면서 느껴진 설레임 : 새로운 하루, 새로운 시작               

새로운 하루의 시작은 태양이 떠오르면서 느껴지는 설렘이다. 일출은 우리의 일상을 밝혀주고, 마음을 가득 채우며 새로운 모험으로 인도한다. 태양이 떠오르는 그 순간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수줍은 얼굴을 조용히 내밀며 붉은 기운을 강하게 내뿜는 것을 보았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오는 걸까? 하루의 시작을 그보다 힘차게 시작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의 하루는 새벽 4시 30분에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 켜는 것으로 시작된다. 4시 55분 땡큐체인지 멤버들과 새벽낭독, 새벽필사, 긍정확언과 피드백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다.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면서 설렘을 느낀다. 그 태양 빛이 나를 감싸 안는다. 조용히 눈을 감고 그를 받아들인다. 그와 하나가 되려 마음문을 활짝 연다. 그러면 마음속에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기대감이 가득 올라온다. 이 순간, 시간은 멈추고 공간은 확장된다. 

20대 중반 지인과 일출을 보기 위해 경포대에 갔던 기억이 난다. 저녁 늦게 출발해 새벽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은 3명이었다. 유난히 날씨가 추웠다. 아반떼 승용차 안에서 노심초사 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조금씩 얼굴을 보이기 시작했다. 붉은 모습으로 장황하게 등장하더니 어느새 많은 사람 앞에서 웅장함을 드러냈다. 폭죽이 터졌다.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이 보였다. 일출과 함께 사진을 찍는 연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진작가의 모습도 포착했다. 사람들은 연초가 되면 일출을 보러 간다. 새로운 생각과 다짐을 하기 위해서다. 왜 연초에만 다짐을 하는 걸까? 태양은 매일 떠오르는데.      

태양의 빛이 점차 강해지면서, 나의 마음도 점점 밝아진다.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한 이 순간, 나의 상상력은 자유롭게 펼쳐진다. 황홀감이 몰려온다. 바다를 붉게 제압하는 강한 에너지를 본다. 아름다운 팔도강산을 정복하는 힘이 느껴진다.      

유년시절 딸기농사를 지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일요일 아침 ‘캔디’ 만화를 보고 싶었다. 캔디 방송시간은 8시였다. 그 시간에 의지와 상관없이 딸기밭에 가서 열매를 수확했다. 아침의 햇살은 조용했다. 딸기 수확이 끝나면 딸기밭을 매고 잘라서 옮겨 심는다. 뜨거운 태양아래 나는 모자를 쓰지 않은 채 일손을 도왔다. 햇살은 따가웠다. 그 때문인지 내 얼굴에는 주근깨가 있다. 봄의 햇살이 지나면 여름의 햇살이 찾아왔다. 포도와 자두를 수확하는 기쁨도 있지만 태양아래 수확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포도는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어 초록색이 검푸른 보랏빛으로 변하면 수확을 했다. 아버지는 엄마에게 익지 않은 포도를 가끔 따서 꾸지람을 들었다. 수십 년이 지나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몇 년 전 엄마에게 전해 들었다. 아버지가 한쪽 눈이 실명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40년 넘게 살면서 그 사실을 몰랐다. 부부로 산지 50년이 넘은 엄마조차 몰랐다고 했다. 아버지가 아이들이 알면 기죽을까 봐 엄마에게 조차 말을 아낀 것이다. 지금은 세상에 계시지 않은 아버지를 떠올리니 가슴 한편이 무너진다. 가을의 태양은 밤나무를 무성하게 한다. 내게 가을 손님은 풋밤이다. 풋밤을 그 자리에서 주워 입으로 껍질을 벗겨 먹는 맛은 일품이다. 밤을 보면 그분이 생각난다. 유난히 밤을 좋아하는 큰 딸을 위해 한쪽 눈으로 한 알 한 알 주운 정성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해마다 가을이면 알밤을 주워 서울로 보내주던 그분이 그립다. 앉은자리에서 작은 세숫대야에 담긴 밤을 그 자리에서 다 까먹는다. 지금도 밤을 좋아해서 즐겨 먹는다. 

겨울의 태양은 아버지의 품속이다. 중학교 때 아버지와 시골에서 자랐다. 그분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 쇠죽을 끓였다. 해주는 밥을 먹고 학교에 갔다. 뒷마당에는 펌프가 있었다. 한 바가지 붓고 펌프질을 하면 물이 거짓말처럼 파이프를 통해 나왔다. 잠을 잘 때는 그분과 꼭 껴안고 잠을 잤다. 그 시절 물 묻은 손가락으로 문고리를 잡으면 달라붙었다. 그 추운 겨울을 굼불을 떼서 따듯한 방에서 잠잘 수 있도록 해주어 감사하다. 화롯불을 방에 갖다 놓아 온기를 가시게 했다.

사계절의 태양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안겨준다. 때로는 사랑을 속삭이고 마음을 노래한다. 태양은 낭독이다. 낭독은 태양이다.

작가의 이전글 구름처럼 변하는 나의 감정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