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십시일강 김형숙 Nov 02. 2023

달빛 아래에서 속삭인 꿈

달빛 아래에서 하는 낭독

달빛 아래에서 속삭인 꿈       

밤하늘은 유난히 밝고 아름답다. 유년시절 친구들과 가로등 아래서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숫자를 세어가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지금도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보면 고향의 친구들이 떠오른다.

당신은 누군가의 달빛이 되어준 적이 있는가? 암흑 속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앞이 보이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방황한 적이 있는가? 어둠을 밝혀주는 달빛은 길을 걷는 자에게 희망이 보인다. 한걸음 걷지 않으면 절대로 밝은 빛을 만날 수 없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낙심하지 말자. 자욱한 안개가 끼었다고 실망하지 말자. 우리에게는 꿈과 희망이 있다.

어릴 적 보름날 쥐불놀이 하던 기억이 난다. 깡통에 광솔을 넣고 불을 붙여 돌린다. 깜깜한 밤하늘을 빨간 불빛들이 동그랗게 수를 놓는다. 도깨비 불같다. 휙휙 돌리다가 어느 순간 깡통을 집어던진다. 불꽃들은 그야말로 밤하늘을 수놓는다. 환상적이다. 시골의 적막한 산야와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산으로 둘러싸인 동네는 유난히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었다. 방안의 백열등 희미한 불빛이 밖으로 새어 나왔다. 화장실은 10 미터 넘게 떨어져 있어 화장실 가는 길은 무서웠다. 더구나 수세식 화장실이라 발을 잘못 디디면 빠질까 봐 위험했다. 깜깜한 밤하늘 아래 방문을 열어놓고 마주하며 소변을 보았다.     

대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저녁 7시쯤 친구 퇴근시간에 맞춰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했다. 한강 근처 높은 빌딩을 바라보며 꿈을 꾸었다. 나도 저 건물을 갖고 싶다. 친구를 따라 세종대 근처 자취방에 도착했다. 1층 3개의 방에서 학생들이 자취를 하고 있었다. 주방과 냉장고, 거실을 공동으로 사용했다. 친구는 여동생과 동거하고 있었다. 비키니 옷장과 TV가 전부였다. 세 사람이 누우니 색연필처럼 각이 맞았다. 친구의 여동생이 나의 팬티를 입는 날도 있었다. 불쾌감을 표현하지는 못했다. 

서울의 새벽은 일찍 시작되었다. 버스와 지하철은 환하게 불을 켜고 달렸다. 

‘서울 살면 부지런해서 부자 되겠구나’ 생각했다. 뚝섬 한강공원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쌍둥이 건물을 바라보며 꿈을 그렸다. 서울 사람들은 다 부자인 줄 알았다. 그렇게 나의 서울생활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외지생활은 힘들었고 꿈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지난 명절에 신안에 갔다.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았다. 그 속에 내가 있었다. 예쁘게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나는 지쳐 보였다. 쉼을 필요로 했다. 밤하늘의 보름달은 내 꿈만큼이나 높았다. 내게 평안이 몰려왔다. 

낭독을 하면서 나의 꿈을 찾기 시작했다. 마음으로 그리면 꿈은 이루어진다. 상상하라. 행동하라.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가끔은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을 바라보자. 해맑게 응원해 주고 있는 보름달과 친구가 되자. 토끼가 방아 찧다 말고 응원해 주고 있는 기운을 느끼자. 우리는 같은 달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꿈을 꾼다. 바닷물에 내리쬐는 달님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자. 당신의 꿈을 응원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작가의 이전글 태양이 떠오르면서 느껴진 설레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