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가 속한 '한국 시낭송 문화 군산 예술원'에서는 인문학으로 꽃 피우는 시 낭송이란 주제로 뜻깊은 행사를 했다. 세대 간 나이를 무너뜨리고 감성 풍부한 시 낭송을 엄마와 자녀들, 할머니와 손자 손녀들, 아빠와 자녀들 다양한 조합의 가족들이 무대에 올라와 가지고 있는 끼와 재주를 선보이며 시 낭송도 하고 동요도 부르고 낭만 가득한 잔치 마당 같은 날이었다.
본 행사 시작 전 오프닝 무대는 군산청소년 문화의 집 핑크퐁 댄스 동아리의 멋진 댄스 공연이 있었다. 젊음은 언제나 풋풋하고 예쁘다. 저들도 언젠가는 멋진 스타가 될 날이 있을 것이다. 연습을 많이도 했나 보다. 절도 있게 춤을 추는 모습이 보기 좋다.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한다.
시 낭송이란 언제나 어른들만의 공유물처럼 생각해 왔지만 어제는 그 틀을 깨고 가족과 어른과 아이들과 함께 참여해서 가을의 끝자락 낭만 가득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자리였다. 어떤 가족은 형제끼리 어떤 가족은 엄마와 아기, 따님 둘 온 가족이 참여하는 무대였다. 정말 아기를 안고 나온 엄마가 있어 깜짝 놀랐다.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어떻게 아는지 아기는 울지도 않는다.
시 낭독 하는 참가자들
시 낭송은 초보자라서 낭송보다는 낭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낭송을 하고 잘하고 못하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모두가 진심인 마음 그 부분이 중요하지 않을까.
세 사람이 낭송을 하는데 초등학교 3학년쯤 되어 보이는 남 학생이 '별 헤는 밤' 윤동주 시를 다 외어 낭송을 하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사실 그 시는 너무 길어 어른도 쉽게 외우지 못하는 시다. 얼마나 신경을 쓰면서 외웠을까? 그 시를 외우면서 그 마음은 어떠했을까? 궁금했다. 낭송이 끝난 다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켈리 작가님은 좋아하는 시를 한 부분 짧게 써서 액자를 만들어 참가자에게 선물도 해 주셨다. 유명한 작가분이라는데 이처럼 멋진 봉사를 해 주신 작가님에게도 박수 보내드리고 싶다. 모두가 맡은 일을 정말 정성을 다해 봉사해 주시는 우리 한시예 선생님들도 정말 돋보인다. 거의가 직장 생활하다가 정년을 하신 분들도 있어서 그런지 아주 일 잘하는 커리우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각자 맡은 일을 질서 있게 잘하셨다.
다른 한편에서는 오늘 행사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작가님이 참가자들에게 인터뷰를 하고 그 장면을 또 촬영하는 팀도 있었다. 사람 사는 일은 모두가 세월이 흐른 뒤 기록이 말을 해 준다. 우리의 역사도 기록을 남기지 않았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기록이 중요하다. 행사의 모든 부분을 촬영하는 작가님도 젊고 멋지다. 인터뷰 작가님, 촬영하는 작가님 모두 포스가 느껴질 정도로 진지한 모습이다.
기록을 남기기 위해 촬영을 하고 인터뷰를 하는 모습
음식도 충분이 준비되어 있고 모든 일은 분야 별로 나누어하기 때문에 전문가 수준이다. 처음 해 보는 행사라서 염려를 했지만 모두가 프로처럼 자기가 맡는 일을 잘해 냈다. 무엇이던 혼자는 어렵지만 사람이 마음과 정성을 모으면 못하는 일이 없을 것 같다.
먹을 것도 많고 사람들도 많이 모였다. 마치 즐거운 축제 같은 날이다
점심은 공연장 안에서는 먹지 못하여 회원들은 야외에서 점심을 먹는 모습
사회가 점차로 각박해지고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공부만 하느라고 마음의 정서가 매달라 가는 요즈음 현실을 보면서 때론 마음이 아프고 걱정을 해야 하는 지금 아이들 정서 함양을 위해서도 아름다운 시와 글을 읽고 마음이 좀 더 따뜻하고 순화되었으면 하고 작은 희망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