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발이 묶여 집에서 놀기

by 이숙자

군산에 폭설이 온후 3일째 집안에 갇혀있었다.


며칠째 꼼짝 하지 않고 집안에만 머물고 있기는 폭설이 오고 난 후부터다. 눈 오는 풍경은 아름답지만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렵다. 혹여 미끄러져 넘어질까 염려되어 서다. 젊어서와 다른 나이 듦의 차이다. 어찌 됐든 날이 춥기도 하지만 자꾸 움직이기 싫어진다.


그냥 집안에서 쉬면서 자유로운 시간이 편하고 좋다. 나만 그러는지, 남편에게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사람이 나이 들면 다 그러는 거야 돌아다니기 싫고 사람 만나는 것도 별로 즐겁지 않아, " 나이 들어가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렇게 살다가 때가 되면 사라지는 것이 우리네 삶인 것 같아 마음 한편 쓸쓸하다.


웬만하면 서울 올라가 딸들 가족과 맛있는 것도 먹고 여기저기 구경삼아 돌아다니련 만 날씨 탓도 있고 쉴 때는 각자의 공간에서 조용히 쉬는 것이 편안할듯해서 올해는 각자 집에서 쉬기로 했다. 우리 부부가 올라가면 딸들도 신경 쓰여 제대로 쉬지도 못할 것이다.


밖에 외출은 못 하지만 나는 쉬면서 요것 저것 해야 할 일을 찾아서 놀고 있다.


집에만 있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서울에 있는 딸들은 눈 속에 묻혀 있는 우리 부부가 걱정되어 전화만 한다. 어제는 밖에 나가지 못하는 우리 부부를 위해 둘째 딸이 아빠 좋아하는 초밥을 배달시켜 주었다. 밖에 나가지 않아도 외식하듯 집안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참 편리한 세상이다.


서울에서 군산집으로 음식 배달을 시켜주고 딸의 배려가 고맙다. 애정하는 마음만 있으며 무엇이던 나눌 수 있다. 예전에는 꿈도 못 꾸던 일을 지금은 실행하며 살 수 있다. 아침나절 집안에서 간단히 운동을 하고 차 마시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있으면 글이나 좀 쓸까 하면 남편은 "밥 안 먹어?" 금방 점심때가 돌아오고 아침나절 시간이 획 지나간다.


요즈음 나는 친구의 추천으로 유티브에서 "가난한 소녀"라는 앱을 열고 보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베트남의 어린 7살 소녀는 산속 나무로 지은 집에서 혼자 강아지를 의지하고 닭을 키우며 살아간다. 모든 일을 혼자서 한다. 아직 너무 어린애가 어쩜 그리 일을 잘하는지 놀랍다. 세게 여러 나라에서 응원해 주는 팬들이 많아 조회수가 엄청 많다.


소녀가 살고 있는 나무로 지은 오래된 집


어린애가 날마다 가지 호박 나는 이름도 모르는 야채를 시골집에 찾아가 사가지고 사람들이 많은 길거리에 좌판을 펴고 물건을 판다. 저울에 달아 정확히. 돈 계산은 어찌 그리 잘하는지 애가 장사를 해서 그런지 팔리기는 잘 팔린다. 물건을 팔고 쌀을 사고 필요한 필수품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나무로 불을 피워 밥을 해 먹고 혼자 자고, 부모의 사랑을 받고 살아야 할 어린애가 살아가는 삶이 참 고달프다.


그 넓은 집에서 개 루루와 정 붙이고 사는데 어느 날 누군가 개를 훔쳐가고 만다.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그 일 나도 같이 따라 울었다. 사람 사는 일이 이리 엄숙함을 그 애 사는 걸 보면서 다시 느낀다. 어린 소녀지만 일머리를 안다. 일을 어떻게 해야 효율적 일지, 늘 긴장을 하고 살아가는 그 소녀의 삶이 너무 고달프다.


나이 많은 어른도 살기 어려운 환경인데 7세 아이는 굳건하게 잘 버티고 살아간다. 이토록 나이 많은 나도 어린애의 삶을 바라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정말 삶은 애달프지만 살아야 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훗날 그 소녀는 정말 잘 살아갈 것 같은 예감을 해 본다. 그 소녀의 가난이 벗어나 등에 맨 바구니가 좀 가벼워 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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