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남편 친구 부부와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갔다
며칠간 서울에 다녀오니 집이 편해서 좋다. 그래서 사람들이 하는 말이 앉은자리가 꽃자리라 말한다. 딸들 집에서 누가 뭐라 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마음으로 자유롭지 못하고 서로의 생활 패턴이 다르니 약간은 불편한 점이 있다. 그런 여러 가지 연유로 나이 들면 자식들과 함께 사는 것을 사람들은 만류하는 걸 이해된다.
집으로 돌아오니 익숙한 집이 편하다.
나이 들면 익숙한 것이 좋고 안정감을 느낀다.
나이 들고 어느 날부터는 외로움이 싸아하게 느끼지는 날이 있다. 그 이유는 언제까지 삶을 같이 할 거란 착각을 하면서 살아왔던 가족들이 한분 한분 세상을 떠나고 가까운 친구와도 이별을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기에 우리는 삶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지만 마음 한편이 허전해 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사람과 사람의 인연은 하루아침에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김현태 시인은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쯤 찾아오는 거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말을 한다. 그만큼 나와 인연 지는 사람의 소중함을 말하는 거다.
다정했던 벗들이 한분 한분 떠나고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자꾸 줄어든다.
점심 후 친구분의 안내로 카페에 갔다.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우선 전통 가옥이란 구조는 늘 친근감이 든다. 한옥을 개조해서 오래된 물건들 다도와 연관된 소품들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다. 손님들도 드문 드문 앉아 담소를 하며 차를 마신다. 카페에 가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고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다. 밥만 먹고 헤어지긴 섭섭하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마음을 나누며 쉼을 하는 시간은 어쩌면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정을 나누는 소소한 기쁨이 있다. 대추차도 맛있고 팥빙수도 맛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차를 마시고 다음에는 좋아하는 친구들과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카페문을 나선다. 좋아하는 물건을 보고 좋아하는 사람과 시간을 공유하는 곳, 카페에 오는 이유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