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예약한 병원 가는 날이다. 딸도 출근을 하고 직장 생활하다 명퇴를 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둘째 사위가 우리 부부를 데리고 병원을 가기로 했다. 아침부터 서둘렀다. 서울이라는 곳은 집에서 목적지를 가려면 한 시간 걸리는 거리가 보통이다. 둘째 딸 집에서 병원까지는 한 시간쯤 거리라고 한다.
지방에 살다가 서울에서 차를 타고 다니려면 참 복잡하다. 차도 많고 사람도 많아 정신이 없다. 그러하니 나이 들면 조용한 곳에서 사는 것이 번잡하지 않아 편하다. 오늘도 비는 부슬부슬 내린다. 장마라고 하더니 비 오는 날이 많다. 남편과 셋이서 차를 타고 달린다. 집에서 한 시간 정도 달려오니 목적지인 병원에 도착을 했다.
병원을 들어서니 다른 병원과는 달리 축구공 야구공 기타 스포츠 용품이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다.
이곳은 스포츠 선수들이 애용하는 관절 전문병원이다. 예약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있다는 말을 막내딸이 말한다. 막내 사위의 형이 농구 선수라서 정보를 알게 되어 예약한 병원이다. 예약을 해 놓아서 그런지 도착하고 접수를 하니 바로 촬영실 가서 다리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아픈 다리만 찍는 것이 아니라 다른 쪽 다리도 찍었다.
내가 다니던 군산 병원에서와는 달리 다리 전체 부분을 세밀하게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바로 진찰실에 들어가 젊은 여자 의사 선생님이 요것 저곳 질문을 한다. 어디가 아프고 아픈 시일이 얼마 되었는지, 나는 속으로 젊은 여자 의사 선생님이 진료를 보나? 혼자 궁금해하고 있는데 다른 분이 쓰윽 들어오셨다.
그분은 연예인 급에 해당하는 인기가 아주 좋은 관절 전문인 원장님이라 하신다. 인상도 좋으시고 무엇 보다 말씨도 신뢰가 가도록 친절하고 푸근하시다. 촬영을 한 내 다리 상태를 보시고 무릎 접히는 부분 물렁뼈가 닮아 찢어졌다고 말씀하신다. 지금 아픈 쪽뿐이 아니라 다른 쪽도 상태가 좋지는 않다는 말과 함께. 우선 약물로 치료하고 수영장 물에서 걷기 운동과 자전거 타기, 도수치료도 병행해서 하라고 처방을 해 주셨다.
무릎에 연골 주사한대를 맞았는데 아펐다. 약은 한 달 복용하도록 처방을 받았다. 정확한 진단을 받으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우리의 몸이라는 것이 나이가 들면 노화가 되기 마련이다. 어떻게 자기 몸을 관리할 것인가는 자기 마음가짐과 실천하기에 달렸다. 우선 살을 빼면서 원장님 말씀대로 치료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서울에 올라오길 잘했다. 병이라는 건 원인을 정확히 알고 치료를 해야 좋은 결과가 오는 거라 믿는다. 나는 병원 정보를 알고자 접수대 옆에 있는 흥보 책자를 들고 남편과 사위가 약국 간 사이 의자에 앉았다가 갑자기 든 생각은 나를 진료해 준 원장님 명함이라도 받아 가야 할 듯해서 접수대에 가서 명함을 받아왔다.
명암 뒤쪽을 보니 원장님의 약력과 진료 일정이 나와있다. 어머, 나는 아무 날이나 상시 진료를 하는 걸로 알았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명함 받기 잘했다고 나는 순간 내 기지를 칭찬했다. 그래 무슨 일이든 처리할 때 무엇이 중요한지 곱씹으며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마침 사위가 집에 있어 차로 함께 해 주니 편리하고 고맙다. 자세한 걸 알고 나니 마음이 아주 홀가분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알았았으니 앞으로 걸어가면 될 일이다. 집으로 돌아와 아파트 내 식당에서 밥을 먹으니 편해서 좋다. 서울 새로 지은 아파트는 아파트 주민을 위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지,
점심을 먹고 딸네 집으로 올라오니 남편은 그날 바로 군산집에 가자고 한다. "이게 무슨 일이람, 긴장을 하면서 병원을 다녀오고 점심을 먹고 나니 몸이 아주 나른하고 마치 몸살이라도 오려는 듯 한 걸음 걷기도 싫다. "나는 오늘 못 가니 알아서 하세요." 아무리 딸네 집이 좋아 잘해 주아도 내가 살고 있는 내 집이 편한 것은 사실이다. 집돌이 남편에게는 더 그럴 것이다. 티브이도 보려면 손자가 보던 채널이 마음대로 잘 안되고 여러 가지 불편해서 더 집에 가고 싶으신 가보다.
나는 일단 좀 쉬어야 할 것 같아 낮잠을 잘 자지 않지만 몸이 좋지 않으니 이런 때는 휴식을 해야 한다. 얼마 후
딸에게서 톡이 왔다. "엄마, 내일 9시 14분 기차표 애매했어요."며칠 서울에 와서 잘 보냈다. 딸, 사무실과 사위 사무실을 언제 가보야 하는데, 숙제처럼 남아있던 일도 해결을 했다. 두 사무실을 방문할 때 나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집들이 라며 봉투도 건넸다.
사무실, 그곳은 그 안에서 딸과 사위는 얼마나 치열하게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노를 젓는 뱃사공이 되어 잘 살아 가리라 믿는다. 각자 모두가 자기 삶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 것이다. 우리 딸들 사위, 손자 모두 응원하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