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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자 Dec 29. 2020

코로나 블루가 만드는 새로운 일상

여행하듯 동네 산책하고 새로운 시도에서 찾는 삶의 의미

아무리 듣기 좋은 소리도 세 번 들으면 그만이다라는 옛말이 있다. 하물며 일 년이 다되어가는 시간을 집에서만 머물고 있으라고 계속되는 방역당국의 말은 사람들을 지치고 피곤하게 한다.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으니 잘못이라  말할 수도 없다.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엄중함을 알기에 거스를 수 없이 순응해야 하는 일이다. 코로나 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지친다.


 지난봄 까지는 참을 만했다. 집에서 있으면서 견디어 냈다. 여름이 지나면서 곧 끝나나 싶은 코로나는 제3차 유행이 오 확진자는 세 자리 숫자가 발표되면서 놀라워 불안하고 우울해진다. 바로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실감 났다.  다른 때 같으면 서울 딸네 집을 가고 서울 곳곳을 다니며 여행하듯 보냈을 텐데, 꼭 새장에 갇힌 새나 다름없다. 어떻게 하면 이 우울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방법을 모색할까 고민을 해본다.


우리는 지금 날마다 가야 할 곳의 제약이 많다. 사람들도 만나지 못하는 언텍트 시대다. 밖에서 사람을 못 만나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책을 읽고 유 티브를 보고 강의도 비대면 강의로 듣고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려 노력한다. 밖에 세상은 가는 곳마다 모두 문을 닫아 크로스 상태이다. 우리의 삶이 정지된 둣하지만 그 속에서 또 다른 대안이 있다.


지난 주말 성당도 나갈 수없어 답답한 마음에 딸과 손자와 우리 부부는 차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 군산 비응도에 새로 생긴 '마파지 둘레길'을 가기 위해서다. 군산은 항구라서 집에서 20 정도만 차를 타고 나가면 바다가 보인

다. 아직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니라 네이버나 다음에도 길 찾기가 세밀하게 나와 있지 않는 곳이다.


비응항 마파지길 안내도

지난번 딸은 이 길을 찾기 위해 세 번을 헤매었다는데 오늘은 한 번에 길을 찾아왔다. '비응도 마파지길' 이란 곳은 군산에 50년이 넘게 살아온 나도 처음 와 보는 곳이다. 주차장에 차를 놓고 바다를 바라보니 모래 해변도 있고 바다 옆으로 변산 채석강만은 못하지만 널따란 특이한 모습의 바위들이 멋스럽다. 아니 이제야 이곳을 알다니.

 해변 가를 따라 둘레길이 잘 조성되어 있고 다리 밑으로 바닷물이 출렁이고 있어 어디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행은 항상 먼 곳으로만 다녀야 여행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가까운 곳에 새로운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다.


언텍트 시대,  사람들은 먼 곳으로 여행을 가지 못하고 사람과의 만남을 할 수 없으니 자기만의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는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아니면 가까운 산책길을 찾아 자기만의 삶을 즐긴다.


어떤 분은 멋진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기에 바쁘다. 사람과의 대면이 아닌 자기 만이 즐길 수 있는 삶을 찾아 힘든 시기를 잘 견디어 내려하는 모습이다.  오늘 이곳도 가족들 몇 명씩 나들이를 나온 모습을 볼 수 있다.



손자는 바다와 모래 해변만 보면 환호를 하고 잘 논다. 바닷물과 발맞추기는 물론 모래 위해 글씨 쓰기 놀이를

즐긴다. 자기 이름을 쓰고 '최고' 하고 자기 최면을 건다. 아마 최고로 살고 싶은가 보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도 흐믓히면서 짠하다. 코로나로 학교도 못 가고 한참 친구하고 뛰어놀아야 할 때 손자도 힘든 시간을 견디어 내고 있다.


마파지 길은 데크길을 새로 만들어 절벽 옆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1시간 정도 걷는 길을 걸으면 마음이 확 트이고 제주도 부럽지 않은 곳이다.  딸 친구에게 외지인은 이곳에 와서 이 길을 걸으며 " 멀리 여행가지 않아도 제주도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이 처럼 멋진 곳이 있는데 군산 사람들은 왜 이곳을 모르나요?" 하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한다.


우리의 삶은 그냥 무의미하기 보내지는 시간은 없다. 지금 코로나 19로 힘든 이 시기가 훗날 다른 모습으로 삶과 연결 지어 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인생은 점과 점으로 연결된다.'라고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우리가 지금 코로나 19로 힘들게 살고 있지만 분명히 그냥 지나가는 시간의 삶이 아닐 것이다.


언택트 시대 자칫 나른해지고 우울해질 수 있는 일상 속에서 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우리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취미, 새로운 공부, 새로운 주변 탐색 등 내 삶에 새로운 자극과 시도들을  더 해준다면 언제 끝날지 몰라 답답한 마음에 활기를 더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러 모임과 행사들로 분주했던 연말연시와는 사뭇 다른 2020년의 풍경이지만 , 이 시간을 통해 각자의 삶에 새로움을 찾아내는 시도들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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