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집에서 선물해 준 파리똥 효소 담기
"선생님 내일 뭐 하세요?" 시낭송 모임을 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지인 선생님이 물으신다.
내일요? 아무 일정이 없는데요. 그럼 우리 집에 파리똥 따러 오세요.
"그 말을 듣고 순간 "알았어요."라고 머뭇거릴 사이도 없이 대답을 했다. 기분 좋은 제안이다.
누군가 내 집에 사람을 들인다는 것은 그 사람을 신뢰와 애정한다는 의미다. 그 마음을 거절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을 거절하는 거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가끔이면 지인에게 초청을 받았을 때 그 마음을 알기에 나는 거절을 하지 않는다. 그 사람에 대한 신뢰와 관심을 알기 때문이다.
세상천지에 나를 좋아해 주고 응원을 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그럴 땐 차가웠던 마음 한편이 녹아내리며 기쁨이 차 오른다. 나도 때론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교훈을 삼는다. 내가 기뻐하는 일은 다름 사람도 기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 일정을 생각한다. 하루의 시작을 늘어지지 않고 시간을 잘 조율해서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의 기분은 우리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음을 알고 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감정이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더 이상 의미 없는 곳에 시간을 낭비하며 살기는 싫다. 내 생에서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일지 몰라 나에게 집중하려 한다.
아침을 먹고 안마원을 갔다가 끝나고 동네에 새로 생긴 마트에 갔다. 물건들이 어마 어마 하게 쌓여있다. 보리 수를 따 가지고 오면 매실 액기스 담듯 보리수 열매도 효소를 담가 여름에 더울 때 찬물에 얼음 동동 띄워 시원하게 마시며 갈증도 가시고 건강에 도움을 줄 것이다. 보리수는 여러 가지 효능이 있다는 걸 인너넷을 찾아보고 알았다.
지금까지는 보리수 열매를 지리산 자락 구례에 가서 차를 만들 때 그 집에서 보았던 기억만 있었지 한 번도 시중에서는 본 적도 없었고 먹어 본 적도 없었다. 쉽게 부르기는 파리똥이라 부르지만 또 다르게 부르는 이름은 보리수라고 한다. 보리수 하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리수나무 아래 깨달음을 얻은 나무라고 알고 있다.
신은 우리에게 계절마다 먹을 수 있는 걸, 이 처럼 내어 주니 우리는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세월은 휙휙 지나가고 계절에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몰라 못 찾아 먹을 수 있고, 알면서도 부지런을 내서 신경을 쓰지 않으면 계절에 나오는 먹거리를 그만 놓치고 만다.
지인 시인님의 전원주택 풍경
마트에서 필요한 걸 사고 남편 차로 전원주택인 시인 이신 선생님 댁을 찾았다. 그 집에 들어 서면 기분부터 좋아진다. 넓은 잔디 마당과 그 끝에 드 넓은 연꽃 방죽, 집 울안에 있는 나무들만 바라보아도 마음이 포근해지며 휠링이 되는 집이다. 선생님은 마당 잔디밭을 돌며 운동을 하고 계신다.
보리 수 나무는 어느 사이 남편 분께서 다 잘라 놓아 열매를 따기 좋도록 정자에 모아 놓았다. 우리 것은 벌써 열매를 따서 그냥 가져올 수 있도록 해 놓으셨다. 수고를 덜어 주기 위한 배려다. 사람은 누군가와 교류를 하고 따뜻한 배려를 받고 함께 걸어가는 인생의 동반자가 곁에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보물처럼 빨강 열매 보리수가 참 예쁘다. 유리병에 보리수 열매 효소를 담그고 기분이 좋다. 감사한 마음이다. 감사할 게 많으면 많을수록 인생이 행복해지고 풍요로워진다. 살면서 끓임 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인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