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나 4월 22일 익산에서 행사가 있는데 끝나고, 군산 선유도 투어하고 집에서 자고 서울 올라올 거야" 며칠 전 둘째 딸에게 전화가 왔다.
둘째 딸이 대학을 졸업을 하고 곧바로 취업한 곳은 인세 션이란 국제회의를 하는 곳이었다. 국제회의는 학술세미나 ( 학회를 기획하고 진행해서 행사를 마무리하는 일)이다. 의료 학회가 주이다. 벌써 20여 연차 그 일을 하고 있다. 이제는 독립해서 작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고군분투 중이다.
어릴 적 유난히도 몸이 약했던 둘째 딸, 어느 날 세 살 적 열이 많이 나고 애기가 의식을 잃을 정도가 되여서 어려운 고비를 두 번이나 넘겼다. 생각하면 아찔했던 그 순간들이 겹쳐와 가슴을 쓸어내린다. 딸은 어찌나 까다로운지 엄마를 떨어지면 울음을 그치지 않아 돌 사진도 제대로 못 찍고 항상 업고 밥도 먹어야 할 정도로 나를 힘들게 했다.
내가 결혼하고 5년 정도 되었을 때 여러 집이 함께 세 들어 살던 때이다. 같이 살던 애와 함께 집을 나가 3 시간이 넘는데 돌아오지를 않아 가족들이 찾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남편이 자전거 타고 다니며 찾아낸 곳은 집에서 1킬로쯤 떨어진 시장 가는 길에서 찾았고. 또 한 번은 앞 동네 뒷 골목길에서 찾았다.
“ 자영아 왜 자꾸 집을 나가니" " 해치처럼 엄마 찾으려고 ” 참 엉뚱하다. 그때 TV에서 어린이 연속극으로 ‘엄마 찾아 삼 만리’ 란 프로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주인공은 해치이고, 자기가 해치로 착각을 했던 모양이다. 생뚝 맞은 대답이다.
둘째 딸은 자라면서 어릴 적 힘들게 했던 걸 보상이라도 하듯 딸 들 중에 제일 마음 쓰이지 않게 잘 자라 주었다. 스스로 일도 잘 알아서 척척해내고 동생들도 잘 돌보아 주며 나의 힘을 덜어 주었다. 옷 입는 것 가지고도 챙겨 주는 데로 입고 투정도 부리지 않고 소탈했다.
비싼 과외 한 번도 안 하고 어렵다는 대학도 서울로 한 번에 합격을 해 주니 자랑스럽고 고마웠다. 남편은 “ 우리 자영이 고생했네 보너스로 서울 롯데 월드 가족 여행 가자" " 정말" 막내딸이 좋아하며 기뻐했다. 온 가족이 여행을 다녀본 기억이 많지가 않다. 잠실에 있는 롯데 월드는 첨단화되고 색다른 볼거리가 많아 아이들이 좋아하는 신나는 곳이었다.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여러 놀이기구도 타고 가족과 함께 보내니 즐거워, 행복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인생이 산다는 것은 한 번을 웃기 위해 아흔아홉 번을 전력을 하고 고난을 견디어 내는 과정이다"라고 남편은 가끔씩 말을 했다.
프롬 라이트라는 물 위에서 배 타고 높은 곳에서 낙하하는데 엄청 무서 뒀다. 막내딸은 "난 안 무서운데" 겁이 없는 아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은 존재 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살아가는 힘이 된다. 큰딸이 서울로 대학을 오고, 둘째 딸도 서울로 대학을 오게 되니, 마음이 홀가분하고 원하는 꿈이 하나씩 이루어는 듯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 보내는 일은 부모들의 가지는 꿈 중에 하나 였을때 이다.
분위기 멋진 곳에서 우아하게 맛있는 것도 먹고 즐기는 시간은 특별했고 근사했다. 언제나 누렸던 일상이 라면은 특별한 느낌이 없었을 것이다. 정말 모처럼 누리는 호사가 더 기쁘고 의미가 더 해졌다. 행복이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고 이런 작은 일상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어 오랜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다.
둘째 딸 직장생활 몇 년이 지났을 때, 남편 회갑은 돌아오고 마음이 조금 초조해졌다. 늦은 나이에 결혼한 남편은 친구 자녀들이 결혼을 많이 하고 손주를 보는 걸 보면서 마음이 조급 해지는 듯했다. 큰 딸은 유학 가서 결혼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으니 강요할 수 도 없고, 결국 둘째 딸에게 의사를 물어 결혼을 해 주었으면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이었다.
“ 자영아 결혼 한번 생각해 보렴”
“ 엄마 나 공부 더 하고 싶어 요”
“결혼하면 유학은 힘들고 대학원은 보내 주마”
고민하던 딸은 마음을 바꾸어 다니던 회사의 이사님 중매로 결혼했고, 어렵다던 국제 대학원에 합격을 하였다. 우리는 약속했던 입학금은딸에게 주었고, 나머지 학기는 장학금으로 졸업을 했다.
딸은 졸업 후 다시 직장 생활을 하게 되었고, 아이를
낳았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는 쉽지만은 않았다. 나는 가끔씩 서울을 다니며 도와주었지만 그 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서, 아예 군산 집에 데려다가 칠 년을 키워 초등학교 입학때 서울로 데려갔다. 보람도 되었지만 많이 힘들기 도 했던
날들 이었다. 그 손자가 자라서 지금은 고 삼이다.
이성당
어제는 옆에 사는 동생과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 언니 자영이 22일 선유도 오면 이성 당 빵 가져다 달라 던데” “ 왜?" 우리가 있는데, 네가?” 자식일인데 우리가 해야만 하는 생각에 의아해서, 딸 에게 전화를 했다.
이성당 빵
“ 자영아 빵 배달은 우리가 할 께, 이모는 바쁘거든, 딸일 인데 우리가 해야지,
“알었어요. " 대답이 시원치 않다. 아빠가 거기까지 운전하실 수 있어요? ”
“ 무슨 소리 겨우 삼십 분 정도 운전하는 걸 가지고, 문제없다”
아주 우리를 쓸모없는 노인이란 생각인 듯해서 기분이 좋지 않아 밤에 카톡을 했다.
“자영아 우리가 빵 가 져다 주면 무슨 문제 있니? ”
"아니" 받는 직원이 어르신들에게 부탁하려면 어려워서"
” 괜찮은데 “ 말을 하고 나니 조금은 서글픈 생각이 든다. 이제 나이 들어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 힘들지 않으시면 토요일 이성당에서 빵 가져다주세요"
약속한 토요일 오후 우리는 이성 당으로 갔다. 주변은 모두가 이성당 봉투를 든 사람들 일색이다. 군산에 관광 오는 사람들은 모두 이성 당 빵을 사가는 듯했다. 신관에 가서 주문한 빵을 두 박스 가지고 나오려다 '그렇지, " 봉투도 40개 주세 요" 순간 생각이 났다. 봉투 가지고 오라는 말은 안 했지만. 빵을 가져다주면은 봉투에 담아 가야만 군산관광 다녀 간 인증 샷 이 될듯했다.
새만금 방조제를 달린다. 공사기간 19년 공사비용 2조 9000억 원 면적 여의도 140배 세계 최고 길이의 방조재로 기네스북에 까지 등재되었다니 대단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피와 땀의 결정체인 이곳을 우리는 시원스럽게 달려 선유도 초입 버스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옛날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선유도 초입 주차장, 한참을 기다리다 “아마 이곳이 아닐 거야” 선유도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했으나 어떤 주차장인지 기사님도 모른다고 하니 선유도 안쪽으로 갔다. 주차공간이 없어 다시 입구 쪽에 나와서 짐라인 타는 곳 사진을 찍어 보내니 그곳은 가이드가 안다고 한다. “엄마 사진 찍어 보낸 것 잘하셨어요” “그래, 아직 이런 일 쯤이야, 아직 내 필은 살아있다. 알았니?" 으쓱해 카톡 해놓고 차 밖으로 나와 기다린다. “ 엄마 노란 버스 10분 후에 도착"
사람들이 참 많이 모였다, 전국에서 모인 버스들이다. 바닷가라서 바람은 이 많이 불고 춥다. 남편과 나는 젊어 보이려 멋을 내고 나왔다. 예전에 큰딸이 사보 낸 멋진 바버리에 선글라스까지 쓰고 기다리는 중이다. 나는 눈이 안 좋아 선글라스를 답답하면 벗었다. 다시 썼다, 아주 쇼를 하는듯하여 웃음이 절로 나왔다. 거기다가 구두까지 신고 스카프 휘날리며, 도대체 이런 의상이 이런 곳에 어울리기 나 하는지, 완전 코미디 아닌지 모르겠다. 딸의 회사 직원, 행사 참석자에게 초라하게 보이지 않기 위한 품위 지키기이다.
10여분이 지나니 버스가 도착 딸이 젊은 직원과 함께 빵을 가져가고 우리 보고는 “1시간 정도 기다리세요, 바닷가도 거닐고 구경도 하시고” 남편과 나는 생각지도 않는 바닷가 모래사장을 거닐었다. 구두를 신고 자유로운 복장이 아니 지만 어쩌겠는가, 둘이 팔짱을 끼고 마치 젊은 연인들처럼 사진도 찍고, 누가 보면 나이 든 사람들 이상한 관계쯤으로 볼듯해 웃음이 절로 나왔다. 딸 이 있어서 오늘 잊지 못할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
서울에서 행사 차 내려오신 분들 모두 보내고 같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딸이 말했다.
“서울에서 오신 의사 선생님들이 아빠 엄마 참여하시어 빵도 전해 주시고 너무 고맙고 빵도 맛있게 드셨데"
젊은 직원은 엄마가 센스 있어 시다고 하네, 빵 봉투까지 챙겨 오시고”
직원이 “대비마마 수고하셨다고 전하래”
그 말을 듣고 조금은 긴장됐던 마음이 풀리고 마음이 흐뭇했다.
“ 그래 나이 든 우리도 이런 일쯤이야”
딸은 집에 와서 쉬면서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 집에 오니 좋네 맛있는 게 찌게도 먹고" "엄마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