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 일기

닭 벼슬 닮은 맨드라미 꽃

맨드라미 꽃을 그리면서...

by 이숙자

맨드라미 꽃은 예전 우리가 살았던 마당 한편과 뒤뜰 장독대 곁에 꼭 피어있었다. 나는 그 꽃을 만지며 너는 ' 닭 볏 닮은 꽃'이라고 할머니에게 말했었다. 할머니는 그 꽃을 따다가 곳간 실겅에 달아놓고 꽃을 말렸다. 명절 때만 되면 부꾸미를 부칠대 분홍 물감 대신 맨드라미 꽃을 물감 대용으로 쓰셨다.



맨드라미 꽃을 약간 따뜻한 물에 담그면 옅은 분홍색 고운 물 나오는데 쌀가루에 그물을 넣아 반죽하면 참 예쁜 색이 나온다. 옛날에는 물감을 식물에서 채취해서 많이 사용했다. 노란 물감은 치자에서 채취하고, 파란 물감은 쑥에서 채취해서 사용했다.

KakaoTalk_20210612_162824169.jpg 돌확에 심어 놓은 맨드라미 꽃이 귀엽다


돌이켜 보면 원시적인 방법인 듯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추억들이 떠 올라 참 정스럽고 운치가 있었다. 어쩌면 아이 들 소꿉장난 같지만 사는 게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걸 찾아서 소박하게 살았던 그때는 지금과는 삶의 결이 달랐다. 맨드라미 꽃을 그리고 있으려니 오래전 할머니와의 추억이 떠올라 보고 싶다.


맨드라미 꽃들이 수탉의 상징인 벼슬처럼 붉어지면 가을이 왔음을 뜻한다. 맨드라미는 가을이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원래 고향은 인도 등 아열대다. 맨드라미는 꽃말은 많이 있지만 사랑이 어울리는 꽃이다. 맨드라미 꽃은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사는 일은 마음을 어디에 두고 사느냐가 퍽 중요하다는 생 각이 든다. 나는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오늘도 꽃그림을 그리며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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