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부터 딸 친구의 소개로 나는 매주 3일씩 시니어에 나가기 시작했었다. 처음에는 붓글씨 연습도 조금 하고 어느 날은 캘리 그라피 연습을 하다가 얼마 후부터는 꽃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그릴지 막연해서 유 티브를 보면서 아주 작은 꽃 한 송이씩 그렸다.
우리 고장 철길 마을에 오시는 관광객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는 꽃그림을 봉투에 그리고 엽서에도 그렸다. 처음에는 연습 삼아 그리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 생각하니 시간이 아까웠다.내가 살아 가는 날들이 기록을 하면 내 삶의 족적이 될 수 있다.끊임없이 기록하고 잘 관리 하면 내가 살고 있는 시간은 나에게는 나만의 역사인 것이다.
해당화 그림을 그렸다
뭔가 자료를 남기는 꽃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꽃그림 그리기를 배운 적은 없다. 혼자서 그림을 보면서 그린다. 전문가처럼 잘 그리지는 못한다. 나는 한 장 한 장 노트에 그리는 꽃그림이 늘어날수록 바라보는 나만이 느끼는 커다란 기쁨이 쌓인다. 꽃그림을 그리면서 꽃은 나의 삶 속으로 슬며시 들어와 마음 안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산책길에 만난 꽃도 소홀히 넘기지 않고 꽃들에게 관심이 간다. 꽃들에 대한 의미, 꽃말, 전설 등 많은 것을 꽃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많다. 좀 더 나가 꽃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사람이 관심을 가지면 눈으로 마음으로 보이는 것이 많아지고 사고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러면서 꽃은 나의 친구가 되었다.
나는 무언가 하기 시작하면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 성향이 있다. 지난날 자수를 놓을 때도 그랬다. 내가 좋아하는 꽃은 유난히 찔레꽃 종류 꽃을 좋아한다. 향기가 좋아서 그렇기도 하다. 가방도 누비천을 주문해서 해당화 수를 놓아 몇 년을 가지고 다닌다. 나는 명품가방보다도 내가 만든 가방에 정이 간다. 가볍고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다.
해당화 꽃을 수놓아 만든 가방
어떤 날은 그런 생각을 한다. 내 나이가 얼마인데 내가 뭘 이리 열심히 하고 있을까, 생각을 해 보지만 안 그러면은 내가 무엇을 하면서 살 건데... 반문하면서 '사람은 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면 만족한 거야, ' 혼잣말로 나를 다독인다. 내가 목표를 세우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하나의 욕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의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꽃그림도 만족할 수 있는 그림은 아니지만 그림을 그릴 때 과정을 즐긴다. 글 쓰는 것도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쓴다. 나는 내 놀이터 서재, 나만의 세계에서 하루 종일 놀아도 지루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 있다는 것이 때때로 설렌다.
내가 하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이 만족스럽다. 내가 유명한 작가가 되기보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즐기고 산다는 그 자체 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행복은 여러 곳에 관여를 한다. 마음의 문을 열어 놓고 감각적으로 받아들이 는 것. 순수함과 열정을 저 버리지 않는 것도 하나의 행복이란 생각이다.
좋아하는 일이 있다는 것,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면서 살 수 있는 자유, 그런 시간들이 나는 좋다. 나를 나답게 만들어 가는 일상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나만의 세계에서 물입을 하고 있을 때 느끼는 만족이 크다. 가끔은 담백한 시선으로 주위를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때때로 나는 행복한가 점검도 해 본다. 행복은 주관 적인 거라서 내 마음 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 가운데 있으므로 내가 살고 있는 일련의 작은 일들이 내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세속적인 많은 걸 내려놓은 지금 나는 편안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일, 건강만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생은 무한하지 않고 자꾸만 소멸되어 간다.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진실하게 살아가면 그만이다.
요즈음 내 주변 사람들은 거의 젊은 사람들이다. 내가 어떻게 어른답게 처신할 것인가를 늘 생각한다. 그 속에서 적당한 목소리만 내고 그 분위기를 관망하면서 생활을 하고 있다. 나이 들어 나대는 것은 모양이 없는 일이다. 그 저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꼭 해야 할 말만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누가 보상을 해 주는 일은 아니지만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행복하다. 사람마다 궁극적으로 자기가 행복하려고 부단히 노력을 하고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이 많은 내가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고 놀 것인가. 한 번뿐이 살지 못하는 삶을 헛되이 살고 싶지는 않다. 매일 소소한 내 일상이 소중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