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산책하고, 서점 가서 엉덩이로 책 읽기

한길 문고에서 엉덩이로 책 읽기 하고 시급을 받았다

by 이숙자

일요일. 하늘이 잔뜩 흐리고 비가 금방 내릴 듯한 날씨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 일정을 생각하게 된다. 오늘은 어제 못한 산책을 해야 하고 점심을 먹은 후 한길문고에서 엉덩이로 책 읽기 행사에 가야 한다. 요즈음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일정을 잃어버린다. 가을이 오면서 부척 서점에서 하는 행사가 많아져 바쁘기는 하지만 사람들과의 소통이 기분 좋은 날들이다. 사람은 사람과 같이 할 때 사람 사는 기쁨을 느낀다.


나는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정이 없으면 항상 월명공원으로 산책을 간다. 날마다 생활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일이 산책하면서 운동하는 일이다. 때로는 자꾸 귀찮은 생각이 들지만 남편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나선다. 이제는 걷기 운동도 자꾸 힘들어진다. 오르막 길을 오를 때면 숨이 차오고, 매년 달라지는 몸을 느끼면서 살짝 염려가 된다.


산책을 하는데 비가 금방 내릴 것 같다. 월명공원은 날마다 산책을 하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거의 출근을 하듯 공원에 나와서 걷기와 운동을 한다. 나이 드신 분들은 건강을 돌보아야 하는 일이 살면서 제일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거나 마찬가지다. 흐리던 날씨는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진다. 맞을 만큼 적은 비다. 오늘은 짧은 코스로 공원 산책을 했다. 호수에는 지금도 지지 않은 수련이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모으게 한다. 공원 산책길에는 여러 가지 꽃도 많이 피었다.


월명산 산책길에 만난 맨드라미 천일홍


날이 좋지 않지만 운동하는 사람은 많다. 모두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마음이다. 서둘러 운동을 마치고 점심 후 한길 문고에 가려면 시간이 조금 남은 듯하여 책을 좀 읽고 가려는데 폰에서 톡 소리가 난다. " 엉덩이로 책 읽기 합니다." 배지영 작가님의 톡이다. 나는 2시 30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2시에 시작이다.


어제 있었던 한길 문고 행사로 착각을 한 것이다. 정신없이 옷 갈아입고 한길 문고로 달려갔다. 그만 포기할까? 생각도 해보지만, 참가한다고 신청을 해 놓았기에 약속을 어기면 안 된다. 약속을 한번 한다는 것은 상대와의 신뢰 관계다. 숨이 턱이 차도록 정신없이 걸어 한길 문고에 도착하니 9분 정도 늦었다.


이미 사람들은 많이 모여 있다. 늦게 참석하니 민망해서 어디에 앉을지 두리번거리는데 시 필사를 같이 했던 선생님이 " 이리 앉으세요" 하면서 앞으로 가면서 자리를 비워 준다. 나는 말없이 앉아 바로 시작되는 책 읽기를 시작했다. 책은 집에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가지고 가서 읽는다.



한 시간을 엉덩이를 떼지 않고 책을 읽는다. 책을 읽는 동안 휴대폰을 열고 시간을 보아서도 안된다. 그 저 아무 말없이 책만 읽어야 한다. 오늘 참석한 사람은 20명이었다. 일요일이지만 다른 날 보다 많은 사람이 모였다.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해 한 시간 책 읽는 시간은 어렵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모두가 책 속으로 들어 가 독서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한 시간 책을 읽고 난 후 서점에서 시급으로 도서 문화 상품권을 받는다. 시민들은 책을 읽고 시급을 받고 신나는 일이다. 서점도 받은 시급으로 다시 서점에서 책을 살 수 있고 서로 좋은 점인 것 같다. 어느 곳이나 상가는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서점은 사람이 많이 찾아와 책도 읽고 좋아하는 책을 사가는 독서 인구가 많아지면 좋을 것 같다. 우리 동네에는 한길 문고가 있어 각종 문화 행사를 하고 참여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인생은 긴 여정이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 했다. 나이 많다고, 귀찮다고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노인네 일 뿐이다. 항상 꿈은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야 한다. 나 자신을 위해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나는 행복하려 한다. 일요일 산책도 하고 엉덩이로 책 읽기 에 도전하고 시급도 받은 하루였다.





매거진의 이전글여름밤, 낭만 릴레이 에세이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