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병원도 좀 가보렴" 사람은 자기 신체 부위 한 곳이라도 좋지 않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딸 말을 듣고 어제 곧장 시장에 가서 실한 생강 4k를 사 왔다. 김장이 끝난 다음이라서 대부분 생강을 저장해서 잘못 사면 흠이 있는 생강을 살 수 있다고 단골 가계 사장님이 말을 해 준다. 단골을 두고 물건을 사는 것은 정보도 얻을 수 있고 물건을 믿고 살 수 있어 신경 쓸 일이 없어 편하다.
시장에서 사 온 생강이 실하다. 나는 집안일 중에 가장 하기 싫은 일이 있다. 그 일이 냉장고 청소와 생강 껍질 벗기는 일이다. 그렇지만 자식이 필요하다고 하니 무엇을 못하겠는가. 엄마는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일 이든 할 수가 있다. 다른 일을 할 때는 남편도 도와주는데 생강 껍질 벗기는 일은 싫은 가 보다. 소파에 누어 오수를 즐긴다. 싫은 일을 도와 달라고 조르기도 멈칫 해 진다.
생강은 흙을 씻어 내고 4k 껍질을 점심 먹고 오후 내내 깠다. 엄마라는 존재는 항상 포근한 이불과 같다.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다 해 주고 싶은 것이 엄마 마음이다. 참 묘하다. 자식이 원하는 일이면 귀찮고 싫은 마음도 사라지고 말게 되니, 사람은 무슨 일이던 마음먹기에 따라 긍정과 부정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행복도 불행도 마음 안에 있으니.
생강을 껍질을 벗긴 후 썰고 솥에다 찜기를 놓고 생강을 적당히 익을 만큼 10분 정도 쪘다. 찐 생강은 건조기에 넣어 밤새 10시간이 넘게 말렸더니 거짓말처럼 양이 줄었다. 딸이 먹을 생각에 기분부터 좋아진다.
생강을 쪄서 말리기 위해 건조기
사진을 찍어 딸에게 보냈다. 딸이 많이 좋아한다.
" 엄마, 고생 많으셨다. 이런 일이 보통일이 아니잖아요. 너무 잘 먹을게요."
"엄마가 해 주는 생강차 만들어 먹고 우리 자영이 건강하거라"
"네, 이런 부탁할 엄마 있어서 너무 좋아요"
그 말 한마디면 되었다. 마음이 찡해 온다. 아무리 부모 자식이라 해도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하면 재미없을 텐데 딸은 조그마한 일이라도 나에게 위로가 되는 말을 가끔 해 준다. 엄마라는 이름은 참 대단하다. 자기의 모든 걸 다 내어 주고라도 자식을 보호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우렁이 일화
<우렁이는 자기 몸안에 알을 40~100개의 알을 낳고 그 알이 부화하면 새끼들은 어미의 살을 파 먹으며 성장하는데 어미 우렁이는 한 점의 살도 남김없이 새끼들에게 다 주고 빈 껍데기로 흐르는 물길 따라 둥둥 떠내려 간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우렁이는 세끼들에게 다 내어 주고 빈 껍질로 소멸하고 만다. 모든 생물을 자기의 2세를 위해 목숨까지 다 내어 주는 자연계의 생물을 볼 때면 생각이 많아진다.
이 자연 우주 만물은 종족을 이어가게 하는 엄숙한 숙명을 지닌 생물체가 아닐까... 인간도 마찬가지가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든다. 자기 한 몸을 희생하면서도 자식을 위한 사랑이 거룩하고 애처롭다. 나는 자식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어 감사하다. 자식 누구 하나라도 다 같이 무사 안일을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는 게 부모다. 누구나 부모는 그러지 않을까?
자식은 부모가 살아가는 힘이기도 하다. 나이 들면 부모도 자식이 지렛대가 된다. 부모 자식은 돌고 돌아 서로의 지렛대가 아닌지... 부모와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 생강 좀 말리면서 너무 거창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