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살아가는 일상

by 이숙자

요즈음 날씨가 계속 영하권이다. 눈도 간간히 내려 길이 미끄럽다. 밖에 나갔다가 넘어지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젊어서는 넘어져도 회복이 잘 되지만 나이 든 사람들은 넘어지면 자칫 골절이 되기 십상이다. 며칠째 집에만 머무르고 책상 의자와 소파만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서 인지 허리가 아프다. 허리가 아프면 움직이는 게 힘들어 앉았다 일어서려면 나도 모르게 "아이고" 소리가 나온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남편은 나에게 지청구를 주며 하는 말이 " 허리가 그리 아프면 한의원이라도 가서 침이라도 좀 맞지 그냥 견디면서 아프다고 하는가?"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한의원에 가서 침 맞는 침이 아프고 싫다. 아마도 덜 아파서 요리조리 피하고 싶은 건지 모른다. 유난히 추위를 잘 타는 나는 밖에 나가는 것도 싫고 침 맞는 것도 썩 달갑지 않아 허리 아픈 걸 참아 보려 며칠을 견뎠다.


어제는 안 되겠다 싶어 동네 한의원에 갔다. 가는 길도 눈이 와서 미끄러워 조심조심 걸어야 했다. 길을 걸을 때 웅크리고 조심해서 걸으면 허리가 더 아픈 것 같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아프다. 얼마큼 아픈가 그 농도만 다를 뿐 거이 병원 약을 안 먹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저마다 자기 몸 하나를 관리하기 위해 날마다 애쓰고 사는 것 같다. 특히 나이가 들면 병원을 순례하듯 약을 처방받아먹고 살아간다.


날마다 우리 몸 하나를 건사하기 위해 무얼 먹을까? 어떻게 해야 건강한 삶을 살아낼까? 그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낸다. 산다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삶을 거대한 그림 퍼즐로 생각하면 우리는 날마다 하루하루 작은 조각들을 하나씩 메워 가며 살고 있는 듯한 생각이다.


무슨 그림이든 붓터치 한 번으로 대작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오늘이라는 내 인생의 작은 조각들을 맞추어 갈 때 작지만 완성할 수 있는 작품이 된다. 삶은 하나의 길을 따라가는 긴 여정이다. 때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매일매일 사는 것은 마음으로 삶의 의미를 건져 내는 일인 것 만 같다.


동네 한의원 이층으로 올라가서 접수를 하면 언제나 생년 월일을 묻는다. 태어난 해를 답하니 간호원이 자꾸 나를 바라본다. "왜요? 뭐가 잘못된 일 있어요? "라고 물으니 "아니, 어르신 나이 맞아요?" " 아... 네 맞아요, 나도 내 나이에 깜짝깜짝 놀라요." 내 나이를 생각하면 나도 놀랍다. 정말 일까? 하고 반문을 해 본다.


참으로 세월은 쏜살 같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사람들은 내 나이를 인정해 주지 않지만 사실이 그런데 어쩌랴... 사실은 나도 인정하기 싫다. 그러면서 내가 나를 위로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라고.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젊은 마음으로 살면 되지 싶다가도 때로는 멈칫거려진다.


사람들은 안부를 물을 때 항상 " 건강하시죠?" 하고 묻는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대답이 한결같다. "이 나이까지 살아왔는데 어떻게 완전하겠어요. 아파서 병원에 누워있지 않은 게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지요." 육십 대까지만도 나는 나이 든 사람이란 인식을 못했다. 건강하고 씩씩하게 살 줄 만 알았다. 그러나 나이 들면서 약을 먹어야 할 일이 자꾸만 생긴다. 어떻게든 건강관리 잘해서 자녀들 힘들게는 말아야지, 하고 살아간다.


더욱이 요즘은 부모가 아프면 자녀들은 부모를 돌볼 수가 없다. 모두가 사는 게 바쁘다. 부모도 자식도 모두가 저마다 자기 삶을 책임져야 하는 세상이다. 누구에게 섭섭하고 야속하다 할 일이 아니다. 그러니 더욱이 건강에는 신경 써야 하는 일이 생활의 우선이다. 집안에서 걷는 게 운동이 덜 되겠지만 나는 하루에 팔천 보는 꼭 걷는다. 사람은 일단 걸어야 산다. 걷지 못하면 그 불편은 말할 수가 없다.


오래 사는 것보다는 얼마나 건강한 몸으로 삶을 이어 갈지 매번 고민을 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는 말이 있다. 몸이 건강할 때 행복도 느낀다. 나이 들면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산다는 것은 끓임 없이 노력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자기가 해내야 할 몫이다. 사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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