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랭이 마을 '봄날의 산책' 책방

군산 말랭이 마을에는 작고 소담한 봄날의 산책 책방이 있다

by 이숙자

바람은 쌀 쌀 하지만 햇살은 봄이라서 화사하다. 오늘은 말랭이 마을 책방을 가려고 마음을 단단히 별렀다. 얼마 전 같이 글 쓰는 문우가 말랭이 마을에 '봄날의 산책'이란 책방을 냈다. 책방 문을 열고 문우들이 방문할 때마다 인증사진을 올리는데 못 가고 있는 나는 미안해서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집안에 여러 일이 많아 마음이 여유롭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


사람이 살면서 해야 할 일을 못하면 마음이 불편하고 홀가분하지가 않다.


책방 지기 선생님에게 오늘 방문한다고 연락을 했다. 책방 문을 열었는데 무엇을 좀 챙겨갈까 생각하다가 점심을 혼자 먹는다고 해서 아침에 깨죽을 넉넉히 끓여 그릇에 담아 보자기에 싸고 내 책도 진열하기 위해 가방 안에 담았다. 말랭이 마을은 우리 집에서 차로 10분이면 도착을 한다.


말랭이 마을 봄날의 산책 책방 내부

말랭이 마을은 처음에는 인구가 많은 마을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산 말랭이에 밭이 많았고 그 밭 사이사이에 띄엄띄엄 집이 있었다. 나머지 빈 땅은 어려운 사람들이 오막살이를 지어 바다에 희망을 품고 기대어 살기 시작했었다. 먹고살기 힘든 서민들은 전국에서 하나 둘 모여 집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던 마을이다.


지금은 하나 둘 다 떠나고 남아 있는 주민들은 35가구가 살고 있다. 비어 있는 집들은 군산시에서 매입을 해서 추억의 달동네라는 이름을 붙여 근대 문화 공간으로 탈 바꿈을 시키고 군산으로 시간 여행 오시는 분들에게 옛 추억을 기억하게 하는 곳이다. 군산 원도심에 오면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모습에 놀란다.


원도심과 이어진 말랭이 마을은 아기 자기한 골목길과 옛날 우리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추억여행의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지역의 예술가들이 자리를 하고 소박하고 예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말랭이 마을 주차장

말랭이 마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올라가는 말랭이 마을. 비탈길을 올라가는데 숨이 턱에 차 오른다. 요즈음 날마다 운동을 하지 않은 탓인 듯하다. 정말 말 그대로 말랭이에 '봄날의 산책' 책방이 있다. 책방지기 모니카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책방은 7평이라 하는데 작은 공간인데도 아담하고 포근했다.


정말 혼자 놀기 딱 좋은 공간이다. 벽 쪽에는 나무 선반에 책들을 진열해 놓았다. 이곳에 있으면 물리도록 책을 읽을 것 같다. 창 밖을 바라보니 뷰가 시원하다. 말랭이 놓은 곳에 위치한 책방은 햇살이 창으로 들어와 따뜻하고 한가롭다. 책을 보다 가끔은 햇살과 함께 멍 때리는 시간도 좋을 듯하다.


매화꽃이 있는 찻자리 이 병 률 작가님과 차 마시기


우연찮게 오늘 이병률 작가님이 방문하신다는 말을 한다. 나는 미리 찻잔과 다포와 다화병을 챙겨 가지고 갔다. 책방 아래 공터에 임자 없는 매화나무 한 그루가 반겨 주는 사람도 없이 외롭게 피어있다. 나는 책방을 올라가면서 매화꽃 한 가지를 꺾어 꽃병에 꼽아놓고 찻잔을 늘어놓고 매화꽃 띄어 그곳에 오신 분들에게 차 한잔씩을 대접했다. 모두가 탄성을 한다.


매화 띄운 차 한잔에 책방 안에 있는 사람들이 놀라고 기뻐한다. 매화 띄운 차 한잔에 봄의 낭만도 즐기고 시집을 사서 사인도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내내 꽃향기가 입안에 머문다. 자꾸만 갈 곳이 드문 나는 또 한 곳 찾아가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음에 반갑다. 차를 나누고 글로 사람들과 공감을 하고 공유하는 것은 내 삶의 시간에 싱그러움을 더해 준다.


이 병률 작가님은 군산 여행을 오신 김에 말랭이 마을을 들렸다고 하신다. 작가님은 여행을 좋아하신다고 한다. 여행을 하고 글을 쓰고 자유롭게 사는 삶이 근사해 보인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즐기고 사는 삶도 본인의 선택이다. 나는 글을 쓰면서 여러 가지 경험은 내 삶이 더 확장된 듯 한 느낌이다.


오늘 하루는 일상에서 더 특별함을 건져 올린 것 같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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