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봄이 주는 축제 같은 날을 살아간다
누가 계절 중에 어느 때가 제일 좋으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단연코 "4월이지" 꽃피고 새울고 나무에서 새로운 잎이 나오는 이때가 제일 좋다고 말한다. 날마다 자연을 바라보며 느끼는 새로운 환희에 가슴이 울렁거린다. 자연은 어김이 없이 약속이라도 하듯 때가 되면 자기 할 일을 묵묵히 스스로 알아서 한다.
요즈음 산책길에 만나는 모든 자연은 하루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멋진 풍경을 선물한다. 하루 이틀만 지나도 몰라보게 다른 모습이다. 며칠 전 벚꽃이 만발하고 마른가 지였던 나무들은 어느 사이 잎이 나오기 시작하고 하루가 다르게 잎의 크기가 쭉쭉 자란다. 참 신기한 자연이 아닐 수 없다. 매년 똑 같이 반복되는 일이다.
철이 빨라서 인지 어제오늘 새로운 잎이 나오면서 산은 금세 연둣빛으로 온산을 물들인다. 거기에 더해 산 벚꽃이 피어나고 연둣빛과 어우러진 산의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냥 서서 바라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 거린다. 이 토록 아름다운 자연이 오늘 선물처럼 내게 말을 걸어온다. 살아 있음은 축복이라고. 많이 즐기라고.
남편과 매일 산책 다니는 월명호수 둘레길이 온통 산벗 꽃과 연둣빛 나뭇잎으로 아름답다.
오늘은 매번 다니던 길이 아닌 공원 아래 은적사 절을 한번 돌아보았다. 절 입구에 서 있는 나무는 몇백 년이 된 듯 나무의 크기를 보면서 그 세월을 어림 집작 할 수 있다. 멀리 보이는 사찰 옆 요사체 모습이 예뻐 사진 한 장 찍고 돌아선다. 가끔씩 와 보던 절이다. 남편은 무릎이 아프다고 계단 올라가는 것을 마다한다.
은적사 사찰 요사체 은적사 입구 오래된 보호수
월명공원 산책길 나무들
산책길 나무들과 산벚꽃이 예뻐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오늘이 지나면 또 다른 모습으로 보여 줄 풍경들, 햇살에 반사되는 나무들이 어찌 이리 예쁠까. 새로 나온 나무의 어린잎이 마치 예쁜 아기 모습 닮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걷는 산책길이 평화롭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도 쾌 많이 산책을 한다.
<산책은 외부의 풍경뿐이 아니라 내부의 풍경, 즉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산책은 보행을 통해 이루어진다. 느릿하게 걸음을 옮기며 하얗게 부서지는 햇살을 몸에 바르고 뺨을 스치는 바람의 결을 음미하다 보면 평소보다 시간이 더디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을 천천히 흘려보내면 내 안의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러면 어느새 내면의 소용들이 도 잦아든다. 사람은 기운이 아니라 기분으로 살아가는 존재다 기운이 나지 않을 땐 억지로 기운을 내기보다 스스로 기분을 챙기면서 마음과 몸을 추스르는데 현명하다.> 이기주의 인문학 산책 중에서
마치 내 마음인 듯한 문장이라 옮겨 본다. 매일 산책을 하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은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연에 감사하고 나의 내면세계를 돌아다보는 자유로운 시간이다. 산책을 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는 느낌을 글을 쓰고 내 삶이 이만하면 넉넉하지 않은가, 더 비릴 것 없는 나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