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은 휘날리고 봄날은 간다

봄꽃 진정한 축제는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서부터다

by 이숙자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일요일, 날씨가 화창하다. 오늘은 마치 초여름처럼 덥다. 아파트 단지 내에도 벚꽃이 활짝 피어있고 동백꽃도 피어있다. 꽃들의 축제다. 봄은 짧은 계절이다. 오늘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마음으로 꽃놀이를 해야 할 것만 같다.


우리 아파트 옆에 사는 동생과 남편과 셋이서 꽃구경을 하고 산책을 했다. 월명 공원은 일정시대 때 일본 사람들이 심어 놓았다는 벚꽃나무가 그 수를 셀 수 없이 많다. 정말 눈만 돌리면 여기저기 꽃 천지다. 마치 꽃대궐 같은 느낌이다. 봄 꽃들을 보고 봄꽃처럼 살고 싶어 진다. 꽃의 화려함에 취하고 향기에 취한다.


군산이란 곳은 유난히 봄이 짧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따뜻한 패딩을 벗지 못한 체 춥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 사이 꽃이 피어나고 봄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틀 전부터 날씨가 여름날처럼 기온이 올라가더니 금세 벚꽃 봉우리가 팝콘을 터트리듯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꽃이 피어났다. 정말 장관이다.


겨우내 숨 죽이고 서 있던 마른나무 가지마다 꽃들이 피어나서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꽃은 어찌 그리 피어야 할 때를 잘도 아는지 놀랍기만 하다. 봄 꽃 축제는 벚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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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명 공원 벚꽃 길


공원 길 정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일요일이라서 가족끼리 아이들 손 잡고 꽃구경 나온 사람도 많다. 아마도 봄꽃을 즐기기 위해서다. 봄에 피는 꽃이 많기는 하지만 벚꽃처럼 무리 지어 피는 꽃은 드물다. 벚꽃은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한참을 걷다가 정자 아래 쉬면서 말없이 벚꽃을 바라보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 볼을 간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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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명공원 벚꽃 길


며칠이면 사라지고 말 꽃들을 바라보며 꽃에 취해 앉아있다. 정말 살아있음은 축복이다. 매년 바라보는 꽃이지만 해가 거듭할수록 마음이 처연해 온다. 얼마를 남편과 이 벚꽃을 더 볼 수 있을까? 벚꽃은 꽃잎이 약해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쉽게 떨어지고 만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은 오래전부터 삶의 덧없음에 비유되곤 했다. 벚꽃의 예쁜 모습을 보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군산은 멀리 가지 않아도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월명 공원과 은파 호수, 전군도로 꽃도 아직은 볼만 하다. 봄꽃들이 피어 겨울 동안 코로나로 힘들었던 우리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만 같다. 우리가 사는 사바세계는 고통이 있으면 즐거운 일도 있는 세상인 것 같아 공평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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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날이 가기 전 날마다 꽃구경을 하면서 짧은 봄은 보내야 할 것 같다. 멀리 여행은 못 가지만 군산 여기저기 벚꽃 명소를 찾을 것이다. 이 계절이 지나면 다시는 못 올 날들을 축제처럼 살아 낼 것이다. 벚꽃의 꽃 말인 '정신의 아름다움'을 지닌 고고함이 이 더 마음을 사로잡는다. 꽃 길을 걸으니 벌써 꽃잎이 하나 둘 휘날리고 봄 날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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