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이 날마다 꽃 같은 날

by 이숙자

<꽃을 빌려, 꽃을 통해, 시를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시를 빌려, 시를 통해, 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녔습니다. 꽃을 들여다 볼수롤 사람이 보였습니다. 시를 들여다볼수록 삶이 보였습니다. 생각하면 꽃과 시를 빌려 사람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는 게 참 꽃 같아야 책중에서 작가의 말


그렇습니다. 세상을 살만치 살아난 노년은 삶이 꽃 같은 나날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꽃을 빌려 삶을 살아가고 꽃을 보며 시를 쓰고 꽃을 보며 사람을 알아 갑니다. 나에게 있어 꽃은 내 삶의 중심에 있습니다. 날마다 꽃그림을 그리고 오늘도 산책길에 만난 꽃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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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 꽃이 피었습니다


매일 산책하는 산에는 아카시아 꽃이 만발해 향긋한 향기를 날려 주고 있습니다. 찔레꽃도 피어 향기를 날리고 있습니다. 오늘 산책길 만나는 인동초 꽃도 반갑습니다. 인동초는 어떤 악조건에서도 잘 견디는 식물로 우리 민족의 성격만큼이나 끈기가 강한 식물입니다. 인동초는 추위에 강해 한번 뿌리내리고 나면 여간해서 죽지 않고 번성하는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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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 꽃 노란 붓꽃


어느 날부터 꽃만 보면 사진 찍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매일 산책길이 놀이 같습니다. 오늘은 무슨 꽃이 피었을까? 꽃을 보는 나날이 즐겁습니다. 길을 걷다 나무들을 유심히 바라보다 오늘은 단풍나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단풍나무에 빨갛게 피어있는 꽃 같은 것을 보았어요. 어! 단풍나무가 꽃이 있었던가? 놀라서 사진을 찍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정말 꽃이 있었습니다. 단풍나무가 꽃이 핀다는 걸 처음 알게 된 날, 참 나의 무지에 놀라게 된 날입니다.

KakaoTalk_20220519_134822219.jpg 빨갛게 달려있는 단풍나무 꽃


KakaoTalk_20220519_105523337.jpg 찔레꽃 띄운 차 한잔

글 쓰는 일은 사물을 관찰하고 공부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작은 것에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해복하다 생각하면 마음이 행복해지고 마음이 힘들면 지옥입니다. 삶은 언제나 기쁨과 슬픔이 교차를 하듯 길에도 슬픔과 애환이 묻어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면 보이는 것들이 자연 속에도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됩니다.


매일 걷는 산책길, 자연은 내 사유의 놀이마당입니다. 5월이 오면 유난히 찔레꽃을 좋아하는 나는 찔레꽃 한 가지 들고 집으로 와 찔레꽃 한 송이 띄워 차 한잔을 마십니다. 사는 것이 날마다 꽃 같은 날입니다. 오늘도 선물 같은 하루는 꽃을 띄운 차를 한잔을 마시며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사는 것이 별거 있나 싶은 마음에 꽃들의 천국인 이 봄날을 축제처럼 즐기려 합니다. 봄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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