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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자 Jun 12. 2022

강릉이래요

둘째 딸과 강릉 여행하기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한다. 새벽 7시 넘은 시간 우리는 강릉을 향해 달리고 있다. 둘째딸과 사위가 휴가를 내고 우리 부부와 함 여행을 가려고 시간을 냈다. 우리가 서울 올라온 김에 같이 여행을 가려고 계획을 세운 것 같다. 나이 들어가면서 여행 가는 일이 쉽지 않다. 누군가 안내하며 같이 다니지 않으면 여러 가지 불편함이 많다. 나이 들면 운전하는 것도 신경이 쓰여 멀리 나서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다. 


둘째 딸은 나이 많은 아빠 엄마가 멀리 살고 았어 마음이 놓이질 않는지 매번 서울에 올라와 같이 지내자고 말을 한다. 새로 입주한 아파트가 조경도 잘 되어 있고 편의 시설 또한 잘 되어 있어 같이 지내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것 같다. 말은 고맙다. 나는 가끔 여행하듯 서울에서 지내고 싶지만 남편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내 집 떠나면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집에서 변화가 없는 나날들이 때론 지루하기도 하다. 


 여행은 언제나 마음이 설렌다. 이번 여행은 강릉에서 하루 보내고 평창에서 일박하고 오대산 월정사를 다녀오는 코스라고 딸이 말해 준다. 나이 들면 여행할 일도 드물다. 친구와 같이 여행하는 일도 쉽지 없고 오래전 같이 여행하던 형제들도 나이 들면 아프거나 움직이기 힘들어 여행 가는 일이 줄어든다. 남편 곁에 있던 친구들도 세상  떠난 분들이 많아지면서 같이 여행 다닐 사람이 점점 줄어들어 때론 허전하다.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차 밀리지 않고 씽씽 달린다. 여행은 하기 전 설레는 마음이 먼저 기분이 좋다.


차창밖은 비가 오고 있다. 비가 오니 날씨가 쌀쌀하고 춥다. 이건 마치 겨울 날씨 같다. 강릉 가는 길은 터널이 많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산허리에 운무가 드리워져 멋지다. 마치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느낌이다. 강원도 여행을 언제 다녀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직은 젊은 딸네 가족이 있어 여행을 같이 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서울에 올 때마다 딸과 사위는 꼭 좋은 곳을 데리고 다닌다. 그럴 때마다 선물 받는 느낌이다.


가 오는 날씨지만 휴게소에는 사람이 많다. 팬데믹 현상으로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을 여행으로  풀어 보려는 듯하다.  휴게소에 내렸다가 차 안으로 들어오니 따뜻한 방안 같다. 차 안에서 마시는 허브 차 한잔이 몸을 따뜻이 데워주어 기분이 좋다. 다른 사람이 마시는 커피 향도 좋다. 비가 오는 날이라서 그런지 밖에 나가는 일이 망설여진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리고 있다. 비 오는 날 여행이라니 특별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출발한 지 3시간이 못되어 강릉에 도착을 했다. 맨 먼저 안목해변으로 갔지만 비바람 때문에 해변을 걸을 수가 없다. 안목 해변을 따라 크고 작은 카페들이 줄지어 있어 커피와 바다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거리다. 우산을 받고 사진만 몇 컷 찍고 우리도 카페로 들어갔다. 비가 오는데도 차도 많고 사람도 많다. 많은 사람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앉아 있다. 그저 바다만 바라보고 앉아 일상의 소소한 피로를 내려놓고 생각에 젖어있다. 


                                    비가 오고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는 안목 해변


비바람 때문에 해변은 사람이 하나도 없다. 오직 비어 있는 모래사장에 파도만 밀려왔다 밀려간다.  사람들은 왜 바다를 보기를 좋아할까? 그게 궁금하다. 모두 바다 보로 여행 간다는 말을 한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삶의 시름을 내려놓고 한 없는 자유와 마음의 쉼을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바다를 바라보며 무엇인지 모를 신비함에 사로 잡혀 생각 속에 잠긴다.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다 오래 앉아있을 수 없어 다시 차를 타고 이동을 했다.  강릉은 강원도 영동지방의 중심부에 있는 시로 전국 10대 관광권인 설악산권에 속해 있어 상업과 서비스 업이 발달한 곳이다. 강원도내 90프로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려한 자연경관이 강릉시를 4계절 휴양도시로 자리 잡게 했다.



차를 타고 계속 달리며 밖의 풍경을 바라본다. 바닷가에 송림이 욱어져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해변 이 될 것 같았다. 바다를 눈으로 담고 우리는 차를 타고 가다가 풍경이 예쁘면 내려서 사진을 찍고 또 유명한 팥빙수 파는 카페에 들어가 팥죽도 사 먹고 날씨가 추우니 실내로만 들어가게 된다. 오늘은 비와 바람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밖에 서 있는 시간이 힘든다. 


                                                       허균. 허난설 기념관 

                                허균. 허난설 기념관 옆 송림과 기념관 건물


조금 쉬다가 허균과 허난설 기념관을 가보기로 하고 차를 돌렸는데 그날은 휴관하는 날이라서 내부는 볼 수 없고 밖의 풍경만 눈에 넣는다. 단아한 기와집 모습을 사진 찍고 솔밭 숲 길만 걸었다. 커다란 적송들이 하늘 높이 뻗어 있고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고 솔향이 그윽하다.  허난설은 조선 중기 시인으로 홍길동 전을 쓴 허균의 누나다. 우리가 다니는 곳은 사람이 없다.


본명은 초희며 호는 난설헌으로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시재와 서화에도  능해 동생 허균에 의해 난설 집을 발간했으며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시댁과 불화 자녀의 죽음 동생 허균의 귀향으로 삶의 의욕을 잃고 시를 지으며 나날을 보내다가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비극적인 인물이다. 한국사 최초로 문집을 간행한 여성이다. 


강릉 지역은 특별한 지역으로 앞에는 바닷가이면서 주변에는 강릉 경포대가 옆에 있다. 강릉 하면 경포대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다. 경포대를 지나 점심은 맛집이라고 하는 곳에 가서 줄을 서서 점심을 먹었다. 가격 대비 갈치찜은 맛있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오늘은 걷는 여행보다는 차를 타고 둘러보는 여행이 된다.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라서 걷는 게 쉽지 않다.


                                                 강릉 시장 이모저모


관광지에 세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와 시장 구경이다. 강릉은 특히 시장의 먹거리들이 유명하다고 한다. 시장 앞에 차를 주차하고 시장 구경에 나섰다. 시장 앞 간판이 재미있다. '강릉이래요' 강릉을 말해 주는 거지만 특유의 사투리가 재미있다. 시장은 완전 관광객을 위해 잘 정비를 해 놓고 강릉지방의 먹거리를 맛있게 만들어 관광객의 입맛을 돋우며 모두가 즐기며 사 먹는다. 그곳에는 사람이 많다. 아마도 관광 온 사람들인 듯하다.


사실 야행이라는 것은 낯선 풍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고장 음식을 먹으며 보내는 시간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시장에서 색다른 음식을 사서 먹는 일이지만 재미있다. 날이 쌀쌀해서 빨리 숙소를 향해 우리는 달린다. 숙소는 평창으로 넘어와 오대산 가는 길 호텔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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