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며 위로 받는 마음

어젯밤 군산의 달

by 이숙자

비가 언제 왔냐 할 정도로 날씨가 화창하다. 큰 비가 쏟아진 대지위는 청소를 한 듯 말끔하고 햇살은 포슬포슬하다. 비 올 때는 울지 않던 매미 소리는 창 너머로 들어와 요란스럽다. 비올 때는 매미는 어디에 있었을까, 비 올 때는 매미가 울지 않는다. 비가 그치고 나니 매미는 온몸으로 울어댄다. 아직도 짝을 찾지 못한 때문인가 보다.


자연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정말 오묘하다. 누가 뭐라 하지 않고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없어도 자연의 법 측에 따라 자기의 할 일을 알아서 하고 있다. 꽃이 필 때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때는 열매를 맺으며 그들만의 일생을 살아낸다. 가만히 있는 듯 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모르는 생존방법이 있을 것이다.


내 핸드폰에는 단톡방이 몇 개 있다. 오늘 아침 일어나 남편 아침 식사를 차려주고 폰을 열어 보니 톡이 55개가 와 있다. 와아, 이게 웬일일까 싶어 폰을 열어본다. 지난밤, 달을 찍어 카톡방에 올리고 서로 달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는 상황까지 사진 찍어 올려놓았다.


살아 있는 사람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몸도 움직이고 생각도 움직인다. 살아있음은 주변과 소통을 하고 서로 정도 나누며 위로도 받는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 자리에서 보이는 풍경을 사진 찍어 폰에 올린다. 가까운 지인에게 올리는 글이나 사진은 서로 공유하고 공감하기 위한 행위 일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답장이 없으면 글이나 사진 올린 사람이 민망할까 봐 나는 바쁘면 댓글 대신 좋아요라도 눌러준다. 글을 읽거나 사진을 보았을 때 상대에 대한 배려와 예의라고 생각한다. 조그마한 일 가지고도 그 사람을 알 수가 있다. 무례한 사람은 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달을 보면서 사람들은 달의 밝음과 신비함을 이야기한다. 달은 보면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고 우리의 소원도 들어줄 것만 같아 정월 대 보름이면 사람들은 달집을 태우며 소원을 빌곤 했다. 인간은 오직 한번 지상의 삶을 누릴 뿐, 이내 죽음에 들고 나면 그뿐이라는 자기 인식을 가지게 된 인간들에게 달의 상징성은 아주 결정적인 것이 된다고 말을 한다. 달은 사람들에게 신비함 과 달에 얽힌 이야기들을 전해 준다.


그래서 그런지 둥근 달만 보면 사진을 찍고 달에 대한 환상을 말하며 달 노래도 불러 본다. 아침에 올라온 여러 달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마치 달 여행이라도 꿈꾸는 듯한 대화들에 재미있다. 군산의 여러 동네 달도 있지만 서울에 살고 있는 단톡방 작가님이 보낸 달 사진도 있고 부안 격포에서 근무하는 브런치 파랑 나비 작가님 달 사진도 있다. 참 놀랍다. 여러 곳의 달 사진이 올라와 있는 카톡방 달 사진들을 보면서 댓글도 달고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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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격포항에서 본 달 ( 파랑 나비 ) 군산의 말랭이 마을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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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달 군산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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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아침 어제 찍은 보름달


소통을 하고자 함은 어쩌면 인간은 모두가 홀로이면서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관계를 통해 자기를 부단히 확인하며 살아가는 게 인간이다. 사람은 각기 다른 고유의 자기만의 삶의 방법이 있다. 나는 폰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진을 찍고 그 풍경을 음미할까? 생각이 많아진다. 궁금해서 댓글을 달아 물어본다. " 캄캄한 밤 달 사진을 찍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사람들이 유난히 달을 보거나, 노을이 지거나, 일출을 보면 우주의 신비에 숙연해진다. 자연의 신비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바라본다. 우리는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 위로를 받는다. 인생의 환희와 허무도 달과 해를 보면서 느끼는 마음이다. 사진을 올린 분들에게 마음을 헤아려 보고 댓글을 달아준다. 관심과 소통은 어쩌면 관계이면서 애정이다.


인생은 외로움, 힘듦, 서러움 모든 것을 안고 사는 게 우리네 삶이다. 글을 보면 그 사람 마음이 보인다. 나이 듦이란 사람을 보면 그 사람 마음을 헤아리게 되는 안목이 생기는 것은 아마도 살아온 연륜 때문일 것이다. 단톡방에서 내가 같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들 삶을 어루만져주고 용기를 주는 어른이고 싶다. 마음이 시린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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