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모를까

동국사에서 김용택 시인의 시 낭송을 듣고 느끼는 생각

by 이숙자


얼마 전 군산 동국사에서 시낭송이 있었다. 동국사는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이다. 그곳에서는 참사비와 소녀상을 볼 수 있다. 1909년 일본 승려 선응불관 스님에 의해 창건되어 일제 강점기 36년을 일인 승려들에 운영되다가 1945년 해방이 되고 대한민국 품으로 돌아온 뼈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사찰이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사찰로서 현제까지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은 모두 없어지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다. 특히 동국사 대웅전은 2003년 등록 문화대로 지정되어있다. 가끔은 대웅전 안에서는 소조 석가여래 삼존상 세구와 그 안에서 나온 복장물로 이루어져 있다. 석가여래 삼존상은 전라북도 유형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나 불상의 조각수법, 복장물의 자료적 가치 등이 재 평가되어 2011년 보물로 승격 지정되어있다. < 어학 백과사전>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찰이라서 군산에 오는 관광객은 한 번씩 둘러보는 곳이다. 몇 년 전 시민들의 후원으로 소녀 상을 건립해 놓고 일본인들의 만행을 잊지 않기 위해 가끔이면 행사도 한다.


지난번 군산시 야행 행사의 일환으로 동국사에서 시 낭송회가 열렸다.


시 낭송을 공부하면서 시 낭송하는 행사가 있으면 관심을 갖게 된다. 그날은 내가 수업받고 있는 선생님의 낭송이 있어 참석을 하게 되었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중저음으로 아주 매력이 있어 낭송하시는 시를 듣고 있으면 시어에 사람 마음이 몰입이 되는 경우가 있다. 선생님의 낭송하는 시어들이 살아있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날 낭송하신 선생님의 한강 시인의 '회상' 시를 듣고 있으려니 광주의 5.18을 연상하게 하는 아픔의 소리가 시에서 들린다. 너무도 처절했던 그날의 기억들이 떠 올라 마음이 먹먹해온다. 5.18은 우리의 역사에서 영원히 잊히지 않는 비극이고 아픔이다. 어찌 그날의 아픔을 잊을 수가 있으랴.


또 다른 분 지인 선생님의 김용택 시인의 시 '사람들은 왜 모를까'라는 시가 내 정서에는 딱 맞는 시였다. 김용택 시인의 시를 낭송한 분은 큰 딸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몇십 년 만에 만난 선생님이 너무 반가웠다. 가까운 곳에 살면서 몇십 년 만에 만나다니 참 사람 인연은 묘하다. 시로 인해 다시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회상 시를 낭독하는 선생님 시를 낭독하는 선생님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 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 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않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지인 선생님과 한강 시를 낭독하신 선생님의 시를 듣고 있으려니 그분들 에게서 품격이 느껴지며 멋있다. 시의 세계는 오묘하다. 김용택 시인이 말했듯이 '사람마다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이란 말이 형이 상학적인 정신세계로 사람 마음을 몰입을 시킨다. 시를 낭송하는 사람도 다른 사람 마음에는 보이지 않는 나만의 정신 적인 선의 행위나 다름없다.


멋이란 인간 사고의 언행이 이상의 경지에 이르러 있고 품위가 있고 운치가 있어 사려 깊은 것을 말한다. 사람이 무엇에 심취하든 하나의 경지로 들어가는 것은 선의 세계인 차와 같다. 시를 온 마음으로 낭송하는 선생님들 모습에서 나는 시도 마치 선과 같구나 생각을 하게 된다. 무슨 일을 하던 하나의 세계에 몰입을 하면 삼매에 들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모습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모습이 아니다. 혼자만의 절대 고독 속에서 나를 단련시키는 훈련이 필요하다. 위에 낭송한 시 가운데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그 말이 내 가슴을 파고들어 전율을 느낀다. 시의 세계도 차의 세계도 하나의 선을 하기 위해 삼매에 드는 행위라는 걸 내 마음대로 정의를 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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