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있었던 일

어제 바쁜 하루였다

by 이숙자

하루에 몇 가지 일을 처리하려면 마음이 바쁘다. 다른 날 같으면 시니어 사무실을 9시까지 나가는데 오늘은 달랐다. 배지영 작가 강의가 금강 도서관에서 있는 날이다. 글공부 사부이신 배 작가님이 동네를 떠나 멀지 않은 다른 동네에서 강의를 하는데 참여를 해야 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강의도 듣는 것도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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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 더덕


시니어 사무실에서 꽃 그림 하나 뚝딱 바쁘게 그렸다.


작가님 강연하는 장소는 금강 도서관이라고 하는데 도서관이 어디에 있는지 이름도 들어 본 적이 없다. 군산에 사는 사람이 군산의 지리를 모르다니 이런 황당한 일이 어디 있을까? 나는 젊은 사람들과는 다르게 정보에 어둡다.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네비를 켰다. 그런데 오늘은 왜 네비조차 말을 안 든는지, 도서관 사무실에 전화를 했지만 그곳 건물들을 알 수 없기에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느낌으로 더듬더듬 찾아갔다.


한 번도 와 보지 않은 곳, 몇 년 전부터 군산 동쪽에 새로운 도시처럼 아파트 몇천 세대를 새로 짖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시설물들이 건축되고 이곳이 군산인가 하고 남편과 나는 깜빡 놀랐다. 이곳에 올 일이 없어 오늘 처음 와 본 것이다. 초등학교와 새로 지은 도서관도 최신식이었다. 지금도 아파트는 건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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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지은 도서관이라서 엄청 깨끗하고 좋다. 2시간 동안 강의를 하는데 남편보고 차 안에서 기다리라고 할 수 없어 강의 실로 함께 들어갔다. 아무 말 없이 같이 해주는 남편이 새삼 고마웠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운전해 주시고 함께하는 남편이 있기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나 보다. 그런데 내 면허증을 반납하라고 했기 때문에 별 수 없다.


작기님은 벌써 와서 화면 가득 ppT 강의 자료를 띄워 놓고 강의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배지영 작가는 지난봄에 출간한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책을 가지고 강연을 시작했다. 강의 실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가 집중하고 강의를 듣는다. 요즈음 글 쓰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가 젊은 사람들이다. 나처럼 나이 든 사람은 눈 씻고 보려고 해도 없다.


책을 9권이나 낸 출간한 작가답게 막힘이 없이 강의를 잘하신다. '쓰는 사람은... 하찮아서 지나친 것, 가려진 것을 보는 시선이 글쓰기의 기본이라 여겼다. 나를 표현하고 나면 마음이 후련했다. 글 한편을 쓰면 대단한 걸 이룬 것 같았다. 나만의 이야기가 뻗어나가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게 통쾌했다. 현실이 바뀌지 않더라도 글 쓰는 자신은 달라졌다. 작가는 글로 나를 표현하고 싶은 쓰는 사람의 욕망에 불을 지폈다. 이제 글쓰기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이유가 사라졌으므로 '날마다 쓰는 사람이 되었다.' 책 본문 중에서


책도 읽고 한번 강의들은 내용이지만 다시 들으니 새로웠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또 잊고 만다. 머리에 듣는 말은 잃어버리지 않고 뇌가 기억을 해 주면 좋겠다. 강의는 끝났다. 작가님에게 점심을 같이 하자고 해도 약속이 있다고 거절하신다. 남에게 절대 신세 지지 않으려는 깔끔한 성격이다. 어쩌지 못하고 뒤돌아 섰다.


어제 시 낭송 선생님에게 카톡이 왔다. 얼마 전부터 선생님은 시 낭송을 더 깊이 배우려면 선생님이 속해 있는 '한국 낭송 문화 군산 예술원'에 가입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시를 좋아하고 잠깐 낭송에 대한 부분을 알고 싶어 가볍게 동네 문화카페 수업을 들었는데, 일이 더 커졌다. 생각해 보니 이런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도전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망설임 끝에 대답을 하고 말았다.


나이 들면 혼자 놀아야 하는 놀이가 필요하다. 다람쥐가 겨울을 나기 위해 도토리를 자기만의 동굴에 저장해 놓는 거나 다르지 않다. 나 만의 놀이를 만들어 놓아야 노년이 외롭지 않다.


어제는 곧 있으면 있을 행사 때문에 회원들이 모여 연습하는 날이라고 한다. 점심을 먹고 나니 피곤해서 쉬고 싶지만 약속을 해서 어쩔 수 없이 움직인다. 남편에게는 미안해서 택시를 타고 공연장 연습실에 들어서니 여러 분들이 모여 있다. 다행히 아는 분이 두 분이 있어 반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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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예술원 베너 무대에서 낭송 하는 회원

갈 때는 살짝 분위기 보려고 갔지만 막상 거절을 못하고 여려 회원들의 분위기도 따뜻하고 좋았다. 특히 회장님이란 분의 푸근한 인상이 좋다. 결국 '한국 낭송 문화원 군산 예술원' 회원에 가입을 하고 말았다. 기회는 있을 때 잡아야 한다. 다른 분들 무대에서 시 낭송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싶은 마음이 든다. 나도 무대에 올라 정호승의 수선화에게 시를 낭송했다.


오늘 하루 너무 많은 일이 있어 어지럽다. 얼마나 많은 시를 외워야 시 낭송가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을지, 숙제 하나를 더 추가하니 어깨 위에 짐이 내려 않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 한번 걸어가 보는 거다. 나에게 해 보는 말이다. 세상 일이란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쉽다. 내가 지금 까지 살아온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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