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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자 Oct 13. 2022

도토리 다섯 알

산책 길에 만난 도토리 다섯 알

산책길, 걷고 있는 길섶에

낙엽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 

도토리가 눈에 띈다


어젯밤 세찬 바람에 

엄마 품에서 떨어져 나온

도토리 몇 알 

어디로 가야 할까? 


길을 잃고 누워 

서럽게 서럽게 

엄마를 부르고 있다


허리 굽혀 도토리를

줍는다 딱 다섯 알만

머리에 쓴 모자도 없다


나머지는 다람쥐 몫이다

일 년을 기다려 잎 피고 꽃피워

열매 맺었을 도토리 


길 잃은 도토리 다섯 알

나를 따라 우리 집 

다실의 가을 손님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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