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마음껏 책을 볼 수 있고 어린 학생들 몸짓이 귀엽다
도서관 사서 일을 시작하면서 환경과 출근시간이 바꿔지고 아직은 낯설고 정신이 없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출근은 남편이 차로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운동 삼아 걸어온다. 30분 정도 걸리므로 운동하기에 알맞은 시간이다. 모든 것이 조금 지나야 적응이 될 것 같다.
도서관 사서 일이 많은 것은 아니다. 사서 선생님이랑 업무를 같이 보기 때문에 특별히 할 일이 많지 않다. 도서관에 드나드는 어린이는 저 학년들이 많다. 학생들이 도서관에 들어오면 책 번호표를 가지고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을 고르고 거기에 번화 표를 끼워 놓는다. 그런 다음 다 읽고 난 후에는 다시 번호표 있는 곳에 책을 꽂아 놓으면 된다.
저 학년이지만 교육이 잘 되어 도서관에서 큰 소리로 말하지도 않고 떠드는 사람도 없이 조용히 책을 읽는다. 우리는 아이들이 무슨 일이 생기나 바라보며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고 책을 빌리는 일은 아직은 사서 선생님이 알아서 처리한다. 얼마나 싹싹하고 모습도 예쁜 아직 미혼인 선생님이다. 집이 충청도 대천이라서 1시간이 넘게 출퇴근을 한다.
일 년을 함께 지낼 사서 선생님은 인성도 좋다. 마음도 따뜻해 우리에게 전혀 불편함을 주지 않으려 배려해 준다. 우리는 매번 움직이고 일을 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남으면 책도 읽고 아이들에게 관심만 가지고 학생들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서사 선생님은 우리가 무료할 까봐 학생들이 체험했던 책갈피 만들기 시범을 보여 주며 해 보라고 한다.
말만 들었지 처음 접해 보는 일이다. 압화 꽃이 예쁘다. 마른 꽃은 연약하기에 조심조심 꽃에 풀을 묻혀 두꺼운 좋이 에 붙이고 투명 코팅 비닐을 그 위에 붙이는 일이다. 그런데 꽃 붙이는 일은 어떻게 해 볼만 한데 투명한 코팅과 딱 접착되어 있는 아주 미세한 비닐을 떼어내는 게 관건이었다. 정말 쉽사리 떨어지지를 않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나 보다. 처음에는 못 할 것 같았지만 참고 도전하면 안 되는 일은 없고 결국은 해 낸다.
그 쪼그마한 걸 만드는 시간이 어찌나 많이 걸리는지 집에서 저녁 먹고 티 브이 보면서 까지 완성했다. 주변 지인 들고 주고 시 낭송 회원들에게도 주려고 한다. 나는 무엇이든 내 손길이 닿는 것을 선물하고 싶다. 지금 세상은 물건들이 차고 넘친다. 귀한 것이 없는 세상 같다. 나는 나 만의 방법으로 소소한 나눔을 한다. 받는 사람들이 좋아해 주고 누군가는 행복해진다면 나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압화 책갈피 재료는 문구점에서 샀다. 우리 동네는 가까운 거리에 문구점이 있다. 나는 왜 그런지 예쁜 것만 보면 주변 사람들을 만들어 주고 싶어 진다. 얼마 전 시낭송 회장님은 회원들에게 밥을 사주셨다. 가끔 밥을 잘 사주신다. "왜 그렇게 돈을 쓰세요?" 물어보니 본인은 돈만 생기면 돈 쓰고 싶어 근질근질해서 회원들 밥을 사고 싶단다. 참으로 난 그 말이 얼마나 넉넉하고 따뜻한지 돈을 알맞게 잘 쓰면서 나눔을 하는 멋진 분을 보았다.
세상 사는 일은 물들어 올 때 노 젓는다는 말이 있다. 메뚜기도 한철이고, 삶은 정답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말한다. 늦은 나이지만 나는 지금 내 인생의 전성기처럼 살아간다. 내가 가진 능력을 잘 나누어 알맞은 속도로 가고 있다는 신달자 시인의 말에 공감하다.
나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인생의 어둠과 빛이 녹아들어 내 나이의 빛깔로 떠 오르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