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부터 시작한 글쓰기가 나를 살게 했다
글쓰기를 하는 일은 홀로 있는 시간을 즐겨야 한다. 외로움이 글이 되기도 한다.
카톡에 단체 채팅방이 많으면 관리하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다. 수시로 올라오는 댓글 다는 일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더욱이 사람이 많은 방은 더 그렇다. 한 사람 한 사람 신경 쓸 일이 많기 때문이다. 글 쓰기를 시작하면서 작가님이 문우들과 만든 에세이 쓰기 2기 단체 톡방이 있다. 수업이 끝난 지 오래지만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 번 글을 써서 올리고 독서하는 책도 일주일에 한 번 요일을 정해 놓고 올린다. 정보도 공유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글 쓰는데 힘이 되어 준 일상이야기는 톡방에서 이루어졌다.
오늘은 글을 써서 숙제를 올리는 날이다. 그런데 배지영 작가님은 " 선생님들, 봄이 왔고 새로워지고 싶습니다. 글쓰기 단체 방에서 나가게 되었습니다. 건필하고 있으면 또 만나게 되겠지요." 올봄이 오면서 새로운 결심을 하고 채팅 방에서 나가신다는 톡이 왔다. 한길 문고에서 글쓰기 수업을 받은 분들은 에세이 글쓰기 기수 별로 나누어져 있다.
글쓰기 1기에서 5기까지 기별로 10명이 조금 넘는 인원이다. 그러니 무려 60여 명이 되는 사람들과 작가님은 톡방에 참여해 왔던 것이다. 많은 사람과 대화를 하고 여러 가지 정보도 공유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무려 4년 동안 그렇게 시간을 소모했으니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어떻게 우리는 작가님과 함께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지 오늘에야 아프게 반성을 한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당연하다고 하는 순간 세상이 하나도 고맙지 않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하고 운영하고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 해도 고마움이 없는 삶은 행복이 없는 삶이다. 우리는 소유와 위치, 영향력으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고마움을 느끼는 정도만큼 행복하다고 합니다.> 김창옥 강의 중에서
맞는 말이다. 그 말에 정말 공감이 갔다. 내가 이토록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고 고맙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여태껏 내 생각에 도취되어 살아왔던 같다. 무언가 좋아하는 마음은 긴장을 풀리게 하고 안전감을 느끼게 하는 마력이 있다.
작가님은 늘 글을 써야 하기에 바쁘고 다른 곳에 신경서야 할 일이 많아 진즉에 우리가 독립을 했어야 했다. 우리는 작가님이 당연히 우리를 위해 그렇게 하는 줄만 알았다. 언제까지 앞장서서 우리에게 방향 제시를 해 주면서 글쓰기 피드백을 주는 걸로 알고 있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너무 몰랐던 일이었다.
그동안 작가님의 말한 마디는 내가 글을 쓰는 동력이 되어주었다. 마음으로 의지를 많이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글쓰기 초보인 나는 특히 작가님의 칭찬과 격려에 용기를 내어 글을 쓰는데 많은 힘이 되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춘다고 하지 않았나. 상대방 생각보다는 내 생각만 한 것 같아 뒤늦게 미안함이 몰려온다.
사람에게는 무엇이든 영원 한건 없다.
그렇다고 작가님은 멀리 가시는 것도 아니고 예전 그대로 우리 동네에 살고 있을 것이고 단지 톡방에서 직접 대화를 못하고 공유하지 않을 뿐인데, 방을 나가신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나는 왜 그리 마음이 울컥하고 시려 오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도 좋았던 인연도 때가 되면 멀어지는 게 우리 인간의 삶일 진데 나는 언제까지 사람과 헤어질 때마다 마음이 시리고 눈물이 나오는지, 아직도 감정을 조절 못하는 내가 참 딱하다.
작가님과는 작은 세월도 아닌 4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글 쓰면서 삶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면서 나는 새로운 세상을 사는 듯 행복했다. 코로나로 어려웠던 시간도 글을 쓰면서 책을 읽고 한길문고를 드나들고 외로움도 견뎌 냈다. 차를 하면서 살아온 인연과는 자연히 멀어지고 오로지 글 쓰고 책과 함께 할 때 작가님은 항상 우리 곁에 등대와 같은 존재였다.
작가님이 카톡방에서 나가신다는 말에 허전하고 이상한 것은 내가 작가님을 마음으로 많이 의지 했나 보다. 일이 있을 때 한길 문고에서 만날 때마다 톡톡 튀는 밝은 목소리로 반겨 주시는 분. 다른 분들의 작가강의도 많이 듣고 우리는 추억이 켜켜이 쌓여왔다. 그러나 삶이란 시간은 흐르고 변한다.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도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삶인 것이다.
작가님이 말하기를 작가는 매일 글을 써야 작가라고 하셨다. 우리가 유명한 작가는 아닐지라도 글쓰기를 좋아하고 글을 쓰고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작가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신 데로 나는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내 삶이 멈출 때까지 소망하는 대로 글을 쓰며 살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자칫 외로울 수 있는 노년의 삶을 글과 함께 보내고 있으니 그럭저럭 견딜만하고 외로움을 잊을 수 있다.
배 지영 작가님에게 드리는 글
배 작가님이 제게 항상 말씀하셨죠.?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저희 곁에 계셔 건 필하세요."
그 말 한마디를 마음에 기둥으로 세우고 잊지 않고 내 안에 쌓이는 감정의 조각들을 꺼내여 글을 쓰겠습니다. 잘 쓰는 글이 아니면 어떻고 못쓰는 글이면 어떻겠습니까?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 쓰면 돼지요. 그 말을 하려니 또 눈물이 납니다. 내가 생각해도 난 조금 별난 감성을 가진 사람 같습니다. 작은 일에도 감동하고 눈물을 잘 흘리니까요. 어쩌면 그런 감성이 나를 글 쓰게 만드는지 가끔씩 생각해 봅니다.
지금 이 나이에 내가 글을 쓰지 않았으면 얼마나 외롭고 허전하고 우울했을까? 혼자서 생각하면 할수록 글쓰기가 나를 살려 준 것만 같아 작가님에게 고맙고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제가 열심히 글을 썼던 것도 어쩌면 작가님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끓임 없이 도전하기 좋아하는 성향 때문이기도 합니다.
작가님은 깔끔한 성격이라서 제대로 된 작은 선물 한 번도 못한 제자입니다. 작가님 카톡방에서 나가셨다고 마음에서 지우지는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항상 건강하시고 건필 하시기를 소망합니다. 나이 든 제자가 올리는 글입니다. 얼마가 지나야 시리고 아픈 마음이 가실지 모르겠습니다. 곧 적응하는 날이 오겠지요.
언제 꽃피는 봄날 만나서 작가님에게 꽃잎 띄워 차 한잔 대접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