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 주에 꼭 서울에 올라오시라고, 딸은 다음 주면 살고 있는 곳에서 이사를 간다고 한다. 이사 가기 전에 꼭 한번 살고 있는 집에 들르셔야 한다고 간곡히 말을 한다. 원래 잘 움직이지 않으려는 남편에게 허락을 받기 위해서다. "그래 올라가마, 대답을 하고 나서 "청와대 관람 예약 좀 하거라" 남편이 말하자마자 막내딸은 '금요일 3시 예약 완료'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참 빠르다. 금요일이라서 그럴까.
남편은 청와대를 언제부터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말을 하셨다. 청와대가 어디인가?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 심장부 이자 수뇌부다. 이곳을 거쳐간 역대 대통령의 드라마 같은 영욕의 세월은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대변한다. 해방과 분단 한국 전쟁을 치르고서도 대한민국은 기적 같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했다. 우리나라 국민은 참으로 대단하다. 대한민국 국민이 자랑스럽다.
청와대가 국민의 품으로 들어오고 처음에는 예약조차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막내딸이 금방예약을 했다는 말을 듣고 가방을 싸면서 마음이 부푼다. 마치 여행 가는 것처럼 설렌다. 사람은 때론 자기 자리를 떠나 여행하듯 살 필요가 있다. 인생이란 어쩜 여행하듯 사는 건 아닌지. 떠나고 돌아오고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드디어 금요일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군산에서 출발해 2시간 40분 지나면 서울 터미널에 도착하게 된다. 막내딸이 마중 나와있다. 둘째 딸은 미리 와서 터미널 2층 레스토랑에서 기다리고 맛있는 음식을 사준다. 사람은 가끔은 새로운 음식, 새로운 환경에 접해 보는 것도 사는 즐거움이다. 봄이라서 입맛이 없었는데 색다른 음식을 먹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왜 나이 들면 돈을 못 쓰는지. 두 사람은 맛난 것 먹으려 다닐 줄을 모른다.
점심을 먹고 막내딸 차를 타고 청와대로 향했다. 서울은 언제나 사람이 많고 바쁘게 움직이며 활기가 넘친다. 광화문은 태권도 행사 준비로 무대설치를 하느라 바쁘다. 서울의 중심은 광화문 같다. 모든 이슈가 있으면 광화문으로 나와 자기 목소리를 높인다. 어쩌면 민주주의 단면이기도 하지만 때론 그 모습이 불편할 때가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금요일 3시 청와대 앞, 사람들은 많지 않고 적당한 사람 숫자가 움직인다. 아마도 관람하는 사람 수를 조율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날씨는 아주 포근하다.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면 걷고 있으니 약간은 덥다. 맨 먼저 마주하는 곳이 춘추관이다. 대통령의 기자회견 및 출입기자들의 기사송고실로 사용된 공간. 예약을 확인하고 둘째 딸, 막내딸 우리 부부 넷이서 청와대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정문으로 들어가면 넓은 잔디가 나오면 청와대 본관이 보이고 앞 팻말을 "청와대, 국민 품으로"라는 글이 보인다. 넓은 잔디광장과 청와대 본관의 모습이 위풍당당하게 인왕산이 병풍을 두른 듯 감싸 안고 있다. 청와대, 쉽게 들어올 수 없었던 곳. 내가 그 안에 서 있는 그 순간이 나에게는 감동이다.
청와대 들어가면 맨 먼저 보이는 곳 본관에서 이층으로 올라가는 길
곳곳에 안내원이 명찰을 달고 서서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고 공간마다 자세히 설명을 해 준다.
군산에서도 보지 못한 진달래를 청와대 안에서 많이 보았다 개나리도 피고 완전히 청와대는 봄이다
곳곳이 꽃 천지다 유난히 진달래를 좋아해서 그런지 진달래만 보면사진을 찍었다
대통령 집무실 비서진들이 앉아 업무를 보는 곳
꽃담이 에뻐서 사진 한 장 찰칵 창문으로 보이는 밖 풍경
청와대 안은 온통 꽃 천지다 돌 단풍이 너무 예뻐 사진 한 장 찍어 올림
유난히 색이 붉은 진달래 꽃 꽃담과 기와 산 위의 적송이 아름답다
소나무가 누구에게 인사를 하는 듯 대통령 관저
상춘재, 국내외 귀빈에게 우리나라 전통 가옥양식을 소개하거나 의전 행사 비공식 회의등을 진행하던 곳. 기와 담과 상으로 연결되는 문도 너무 아름답다. 그 옆에 다소곳이 서 있는 매화나무는 벌써 꽃이 지기 시작한다. 그 옆 관저 사진도 외관은 너무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고 내부는 불 수가 없었다.
청와대 온실 앞 벚꽃 청와대 산책로
청와대 안의 오래된 특이한 나무가 멋져서 사진을 찍었다 산책로에 물이 흐르고 있다
청와대 곳곳은 온갖 봄철 꽃들이 피어나 마치 봄 마중 나온 느낌이다. 군산에서도 아직 한 번도 보지 않은 진달래는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인왕산과 연결된 청와대 위치는 가히 범인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위용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숨어있을까. 천천히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한다.
산책로에는 쉬어 갈 수 있는 초가지붕정자도 있고 산 위에서 내려오는 물도 있어 물소리를 듣고 앉아있으면 마음 안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청량하다. 많은 잡념을 씻어 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 또한 즐거움 중 하나다. 길을 걷다 만나 특이한 나무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었다. 새들의 보금자리 둥지가 있는 나무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쉬엄쉬엄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밴취에 앉아 자연을 바라고 앉아있어도 멋진 풍경이 되는 곳이다.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오래된 수령의 소나무의 위용도 느낄 수 있었고 아름다운 건축미가 돋보이는 전통의 기와 담과 건물들은 단아하고 품격이 있었다. 우리는 청와대관람은 2시간 정도 소요 되었다. 2 시간은 짧다. 제대로 구경하려면 3시간은 족히 걸려야 한다. 한번 관람하고 그 많은 의미를 이해하고 이야기를 다 담아 오기는 부족한 시간이다.
막내딸이 발목을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래 걸을 수 없기에 못 본 곳이 있다. 경복궁 후원이었던 침류각, 오운정, 경주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칠궁 몇 군데를 가보지 못했다. 기회가 되면 계절에 따라 다시 방문해 보고 싶다. 꽃 피는 청와대의 봄을 만나고 꽃 사진만 찍고 봄 꽃놀이를 한듯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