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어제는 결혼기념일이었다

by 이숙자

55년 전, 겹벚꽃이 휘날리는 봄날 결혼을 했습니다.

신랑은 서른두 살, 신부는 스물여섯 꽃다운 나이

서로가 서로를 다 알지도 못한 채


사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나이, 하지만

딸들 넷을 낳아 길러 출가시키고

온 힘을 다해 살아 냈지요.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날들

하지만 그렇게 사는 거라고

사람들은 모두가 말했습니다


세월은 어찌 그리 빨리 흘러가는지요

55년의 세월은 순간이며 찰나였습니다

젊은 날은 젊음을 모르고 살았지요


노년이 된 지금 우리는 할 일을 다 했습니다.

세월은 어찌 그리 빨리 흘러가는지 55년

세월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결혼기념일이 돌아온 날

나이는 매년 달라지는 몸이 말을 합니다.

이제는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남편, 마음이 슬퍼집니다


어젯밤 식탁에 앉은 남편은 허무하다 말합니다.

어제는 미세번지가 많아 외식도 못하고

집밥을 먹으며 서로에게 격려를 전합니다


지금까지 부부로 곁에 있어 주어

고마웠다고, 그동안 잘 살아왔다고

서로의 삶을 응원합니다


결혼 55주년 노년의 부부

님이시여 그대는 나의 불꽃이었습니다

그대는 가족의 등불이었습니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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