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마음에 귀 기울이다
새로운 세계에 처음 가면, 어리둥절은 기본이다
새로운 세계에 처음 가면, 어리둥절은 기본이다. 그동안 채혈 12통, 심전도, 폐활량, 경 흉부 심초음파, 두경부 전산화 단층촬영(CT), 암 검진을 위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등의 검사를 받았다. 중간중간 금식이 많았다. 짝은 금식원에 들어온 것 같다고 했다. 가히 진단을 받다가 병에 걸릴만하다. 나는 원래 이비인후과를 갔으나, 림프종으로 1차 판명되면서 내과로 가게 되었다. 내과를 간다는 것은 향후 의료 행위가 내과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사실 대형병원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나의 용무를 시작하고 종료하는지에 대해 무지했다. 이런 까닭에 보험 처리를 위한 각종 서류의 발급 신청도 배워가면서 진행했다. 처음에는 키오스크 옆에 있는 도우미가 제공하는 안내를 따랐다. 이 병원에서 외과와 내과가 어떻게 협력하는지도 배웠다.
간호원들의 친절과 섬세함에 감사하다
간호원들은 참 친절했다. 그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 섬세하고 공감이 중요한 업무로, 남성보다 여성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이 성역할에 대한 왜곡된 인식일 수 있겠다. '백의 천사'라는 상징적 의미처럼 그들은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늘 웃음으로 대했고 때론 장난기를 보였다. 모두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환자는 진단을 위한 일정 계획을 미리 알 수 없다
대개 병원은 내과와 외과가 있다. 처음에 외과에서 시작해 내과로 진료 범위가 확대되었다. 내과 전문의가 본 진단 결과가 중요했다. 면담 의사는 입원을 추천했다. 3~4일이 소요될 수 있고 7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상은 7일 입원으로 확정이다. 가장 특이한 것은 입원을 했는데 전체 일정을 모른다는 것이다. 진단의 목적과 이슈가 분명했고, 진행하는 진단의 내용을 보면 이미 어떤 진단이 필요한지가 정해져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 상식으로는 "당신의 경우, 진단을 위해 A~F가 진행되어야 하며 현재 대기자가 있기 때문에 일정 관리에 변화는 있지만 입원하는 동안 모두 마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대화가 필요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런 큰 그림에 대한 대화가 전혀 없다. 오히려 이런 식이다. "내일 일정은 확인 중입니다."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내일 오전에 A검사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오후는 텅 비어 있다. 오후에 일정이 있다면, 오전은 금식으로 대기 상태이다.
일상을 예측할 수 없다. 그 순간 마음이 떠돌았다. 병원은 넘치는 환자 수로 나름의 고민이 있을 것이다. 대충 이해가 간다.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한 채 촌평을 할 수 없다. 그러나 환자의 입장에서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떠도는 마음은 불편함으로 가득 찼다.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마음을 비우고 멍 때리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궁금한 정보를 확인했다
그래도 의료진의 전문성을 신뢰한다
입원해 있는 동안 귀한 정보를 얻었다. 현재까지 진행된 검사의 결과, 환부에만 국한되고 전이는 없다. 다른 특이 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폐활량이 좋고 심장이 튼튼하다'는 결과에 활력을 얻었다. 그리고 이전에는 몰랐던 한 가지를 찾았다. 혈당이 높다는 것이다. 앞으로 계속 관리를 해야 한다. 음식을 제법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받아들인 결과는 다르다. 역시 몸과 마음은 다른 기능을 담당한다. 국민건강보험으로 하지 못한 전신 건강 DB를 갖게 되었다. 이 자료를 비교자료로 활용해서 건강을 더 챙겨야겠다. 병원은 넘치는 환자 수로 나름의 고민이 있을 것이다. 대충 이해가 간다.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한 채 촌평을 할 수 없다. 그러나 환자의 입장에서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