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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9. 2023
[천불천탑 퀴즈 #1] 가장 나이 많은 비구는 누구일까
천불천탑의 석불군은 극락왕생자를 환영하는 화신불과 비구들이다
천불천탑 수수께끼를 연구해 왔던 관련 학계에서는
운주사 = 천불천탑(야외 법당)
천불천탑 = 불교 + 밀교 + 도교 + 별자리 신앙 + 고대천문 유적이 혼재된 장소로 판단하고 있다. 말하자면, 천불천탑은 유대교 + 기독교 + 이슬람교 유적이 혼재된 예루살렘과 같은 '다종교 복합단지'라는 주장이다.
위와 같은 전문가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2014년에 천불천탑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이루어졌으며, 마침내 2017년 3월에 세계유산 후보로 등재되었다. 이제 정식 심사를 신청하고 심사를 통과하면 천불천탑은 세계유산으로 등록되게 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문화재청이 제시한 운주사 석불석탑군의 세계유산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는 다음과 같다. (OUV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려면 반드시 만족시켜야 하는 기본요건이다.) “운주사의 탁월한 유산적 가치는 대형 석불과 다불, 그리고 많은 탑과 칠성석 등을 통해 구현된다. 이들 유산의 독특한 양식과 표현을 통해 운주사는 불교, 밀교, 도교, 천문학 등 다양한 문화적, 종교적 교류의 결정체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교류의 흔적을 한 장소에서 동시에 발견할 수 있는 유적이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매우 탁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 이 긴 문장을 한 줄로 압축하면, 운주사 '천불천탑은 다종교 복합단지'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필자의 연구에 의하면, 천불천탑은 14세기 초에 집중적으로 그려진 고려 <관경16관변상도>를 설계도 삼아서 운주골에 조성된 아미타불의 서방극락정토이다. 즉,
운주사(11c 초에 설립된 절) ≠ 천불천탑(14c 초에 조성된 극락 그림) → 둘 사이에는 300년 시차가 있음
천불천탑 = 아미타불의 극락정토 = 불회 + 상배관 + 중배관 + 하배관 (즉, 네 개의 정토로 구성됨)
실제로, 천불천탑의 네 개 정토에 조성된 모든 조형물의 상징성이나 용도는 서복사 소장 <관경16관변상도>의 도상으로 어떤 군더더기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해석된다. 이에 대해서는 필자가 '천불천탑은 사찰이 아니라 그림이다"라는 글에서 무려 17장에 걸쳐 자세히 해설하였으니 관심 있는 독자는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는 운주골이라는 3차원 공간에 아미타불의 서방극락정토(=천불천탑)를 세우기 위해서 고려 석공이 만든 석조 조형물의 상징성이나 용도는 무엇이었는지? 재미 삼아 물어보는 퀴즈를 시리즈로 연재하고자 한다. 자, 시작하겠습니다!
[천불천탑 퀴즈 #1] 석불군(가)로 명명된 아래 석조상 무리는, 현재 학계에서는 연화대좌에 앉은 주존불과 서있는 협시불.... 이와 같이 전부 불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연구에 의하면, (관경16관변상도의 소의경전인 관무량수경에 언급되었듯이) 이것은 하배관에서 태어난 극락왕생자를 환영하는 화신불, 보살, 천인, 비구의 무리이다. 다만, 관무량수경에 언급된 보살과 천인은 조각되지 않고 (아마도 공사기간이 짧아서 조각이 어려운 보살과 천인은 생략한 듯싶다.) 좌대에 앉은 화신불과 비구(=성중)만 석조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이 비구상에는 젊은 비구와 늙은 비구가 섞여 있다. 비구상의 나이를 구별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아래 사진(석불군 (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비구상은 몇 번일까요?
<사진 1> 석불군(가): 암벽 아래에는 연화대좌에 좌정한 화신불과 서있는 비구가 여럿 세워져 있다. 이들은 하배관 극락왕생자를 환영하는 무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