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를 읽고

by 영어 참견러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을 켜놓고 아이스커피 한잔 마시며 호캉스를 즐기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추방과 멀미라는 꼭지로 시작되는 글이 흥미로워 마지막 꼭지인 ‘여행으로 돌아가다’ 까지 읽기를 단숨에 마쳤다.






우선 이 글은 작가로써 글쓰기 작업을 위해 중국에 한 달간 머물러 떠난 여행에서, 미리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 공항에서 바로 추방된 황당한 경험으로 시작된다. 나의 미국 여행에서의 황당했던 몇 가지 경험도 떠올리면서 공감을 하며 읽기를 시작했다. 더군다나 작가는 나와 같은 1968년생이다. 그래서인지 학생운동의 경험으로 이어지는 생생한 글이 더운 날의 무더위와 주말의 지루함을 달래주었다. 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라는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의 정의를 인용해 더욱 그 의미를 자세히 설명하고 여러 역사적인 사건과 신화 등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nobody라는 용어로 여행자의 태도를 설명한 부분이 흥미롭고 교훈적이었다.




나는 얼마 전 6, 7월에 연거푸 오스트리아와 체코의 프라하, 그리고 태국 선교 여행까지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여행에 대한 생생한 심경을 가지고 이 글을 읽었다. 며칠 전에는 서점에서 한 정치가의 여행기를 읽었는데, 내가 방문한 장소에 대해 그 작가는 어떻게 바라보고 느꼈는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기대했던 것 보다는 감흥과 감동은 전혀 없었다. 이상하리만큼... 패키지 여행의 병폐인가. 기회가 된다면 자유 여행으로 다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의 이유라... 나에게 있어 여행은 그 방문 국가나 도시 그리고 그 나라 국민에 대한 흥미와 관심 그리고 애정이 생기게 됨과 동시에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자연과 도시의 낯선 풍경을 볼 때. 지구의 같은 하늘과 같은 땅이지만 어찌 그리 다른지... 공기와 바람 그리고 구름. 그리고 거리의 상점과 지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길거리 개들까지도, 나의 잠자던 오감 아니 육감을 깨우는 느낌이 들곤 한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역사 속의 인물들과의 만남은 늘 ‘보너스’로 주어진다. 그때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과 더불어 머리부터 가슴까지 꽉 채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보통 여행을 하면서 듣게 되는 말로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하는데, 나에게 있어 여행이란 ’집을 떠나는 만큼 알게 된다‘라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나의 구상에만 머물고 있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글로 써야겠다는 동기부여를 해 주는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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