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사람 하정우

by 영어 참견러

이번에도 독서록에 적어 두었던 글을 복사하게 되었네요. 죄송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솔직한 저의 마음과 생각을 여러분에게 오픈하는 것이니, 친근한 눈으로 읽어 주세요^^


서문: 웬만하면 걸어 다니는 배우 하정우입니다.


1부 하루 3만 보, 가끔은 10만 보


2부 먹다 걷다 웃다


3부 사람.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


배우로서 시나리오를 읽고 쓰고 외우고 남에게 웃음을 주려고 애썼던 사람이라 그런지 글이 편하게 읽히고, 공감이 갈 뿐만 아니라 감동도 준다. 연필로 쓰다의 유명한 김 0의 작가의 책을 사러 갔다가 몇 권의 다른 책을 훑어본 후 유일하게 사온 책이다.


걷기를 통한 삶과 의미, 배우로서의 삶, 감독으로서의 경험, 화가로서의 삶. 그리고 여행과 집밥 등, 나름 다양한 내용으로 재미를 더해준다. 간간히 들어있는 사진이 곁들여져 있어 더 공감하며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다.


길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 걷는 과정 중에서의 경험만이 남아있을 뿐임을 강조한다. 인생 과정의 소소한 행복의 의미를 느꼈다고 한다.


<글의 몇 문장>을 써보면 다음과 같다.


티벳어로 인간은 걷는 존재,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라는 의미. 나는 기도한다. 내가 앞으로도 계속 걸어 나가는 사람이기를. 어떤 상황에서도 한 발 더 내딛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기를.


한 발만 떼면 걸어진다.


어쩌면 한 걸음 한 걸음 미래를 위한 저축 같은 것이다. 지금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괴롭기까지 하지만 훗날 큰 감동과 의미를 선물해 주니까.


우리가 어렴풋하게 찾아 헤맨 건 이 길의 의미가 아니라 그냥 ‘포기해도 되는 이유’가 아니었을까? 이 길은 본래 내 것이 아니었다고, 그렇게 스스로 세운 목표를 부정하며 ‘포기할 만하니까 포기하는 것’이라고 합리화하고 싶었던 거다.


예술이 지금 여기에 발붙이고 있는 나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면, 일탈과 충동은 스스로를 완전히 넘어섰다는 착각을 불러온다.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하루에 단 하나의 점만 캔버스에 찍어나가도 10년이 지나면 나의 시간이 집적된 작품이 완성되어 있지 않을까? 단순한 비유이지만, 나는 예술에서 시간을 견디는 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때로는 두렵고 때로는 지루한 이 모든 과정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야구는 인생’ ‘야구는 9회 2 아웃부터’


몸에 익은 습관은 불필요한 생각의 단계를 줄여준다.


루틴이란 내 신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얼마나 골치 아픈 사건이 일어났든 간에 일단 무조건 따르고 보는 것이다.


내 삶에 결정적인 문제가 닥친 때일수록 생각의 덩치를 키우지 말고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살다 보면 그냥 놔둬야 풀리는 문제들이 있다.


세상에 아무도 듣지 않는 말은 없다. 말로 내뱉어져 공중에 퍼지는 순간 듣지 않는 말은 없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이 믿고 기댈 수 있는 시간을 쌓아가는 것뿐이다. 나는 내가 지나온 여정과 시간에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지만, 결코 나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않는다. 어쩌면 확신은 난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오만과 교만의 다른 말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삶의 주도권이 자신에게 없다면 언제든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노력의 장인들(노력의 밀도를 생각한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신성한 하늘에 닿기 위한 노력과 고통), 박찬욱의 아가씨, 치밀함은 영화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보통 노력이라는 단어는 많은 시간과 자원을 들여서 그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뽑아내는 모습을 상상하지만 노력은 그 방향과 방법을 정확히 아는 것으로부터 다른 차원으로 확장될 수 있다. 삶은 그냥 살아가는 것. 주어진 길을 그저 부지런하게 갈 뿐. 기도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나의 박사과정 진학에 대한 고민의 해답을 주는 듯하다. 포기하고 싶어서 의미를 찾고 있는 모습... 주님, 제게 주어진 시간을 루틴으로 즐기며 때로는 견디며 노력으로 시간을 쌓아가고자 하니, 그 길의 여정 끝에서 주님을 더 가까이 만나게 하소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행의 이유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