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팔방에서 배워라

On & Off-line

by 영어 참견러

지금은 팔방에서 배울 수 있는 시대다. 학교와 학원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배울 수 있다. 요즘은 5G 인터넷 연결망과 유튜브라는 무료 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인해 영화, 드라마, 팝송, Pod cast, 테드(TED), 등 실시간으로, 반복해서,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무엇이나, 배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한 마디로 인터넷 학습(E-learning) 시대다. '어떻게 배울 것인가?' '무엇을 배울 것인가?' 보다는 영어를 왜 배우려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는 것이 먼저다.


게다가 온라인 공개강좌인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와 같은 질 높은 대학 수업을 언제나 들을 수 있고, 미네르바 대학과 같이 다양한 나라를 방문하며 배우는 학교도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모든 강의가 영어로 되어있기에 영어실력은 필수 조건이다. 내가 다닌 테솔(TESOL:Teaching English to the Speakers of Other Languages) 대학원은 사이버(cyber) 학교다.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집으로 돌아와, 늦은 시간에 온라인(on-line) 수업을 들었다. 토요일에는 학교에서의 특강과 콜로키움이라는 강연에 참여하였고,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과 학회에서도 배울 수 있었다. 사이버 외대에서 제공하는 회화수업에서 영미를 비롯한 호주 교수와의 대화도 할 수 있었다. 화상 시스템을 통해 개인 간 그룹 간 대화도 가능하다. 코로나 시대에 일상이 된 줌(zoom)과 같은 화상 툴(tool)을 통한 대화나 수업을 이미 받아온 것이다.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진다. 대학 영작문 수업에서 원어민 교수는 학생들이 과제를 해오면 바로 교정(correction)을 해주지 않고, 다시 해오라는 표시로 종이를 공중에 날리곤 하였다. 종이 비행기처럼 말이다. 한 번은 계속 한 단어에 밑줄을 그어 주는데 도무지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몰라 지우고 쓰기를 반복하다 제출하니, 그때서야 'squeeze'라는 단어를 써 주었다. 치약을 짜는 것의 표현이었고, 평생 잊지 못할 단어가 되었다. 같은 과의 한 복학생 형은 제법 큰 라디오를 손에 들고 다니며 AFKN을 들었다. 나 때는 대학과 전공과목에 대한 선택지가 별로 없었고, 배울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나 교수를 선택할 수 없었던 시절이다. 그저 교실이라는 공간과 정해진 시간에 의자에 앉아 수업을 듣기만 했던 시대였다.


수업이 끝나면 바로 도서관에 가서 두꺼운 영영사전을 옆에 두고 영자신문을 읽는 것이 일상이었다. 대학 3학년 겨울 어느 날, 한 남학생이 왜 그렇게 열심히 영어 공부하냐면서 통역 대학원에 가려고 하는 것인지를 물었다.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도 왜 영어공부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위의 친구들과 선배들을 보니, 교사 임용고시, 여행사, 항공사, 또는 대학원 진학 등, 나름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에겐 Why 마인드셋이 없었고, 막연히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매일의 습관에 따라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런 방식이 영어 실력에 도움이 되는지, 좋아하는 내용인지, 진로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나도 모르게 골든 서클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영감을 받아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Why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이제는 우리 자신에게 물어볼 시간이다. 왜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가? 엄마가 시켜서, 내신점수를 잘 받으려고, 수능 시험과 대학 진학을 위해, 취업하기 위해, 해외 여행지에서 사용하기 위해, 성공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봉사하기 위해,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선교사이기에, 등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낮에 재훈(중1)이에게 물었다. 왜 영어를 공부하니? "엄마가 시켜서요." "왜 영어를 잘하고 싶니?" " 대학에 가서 성공도 하고, 외국인과 대화도 하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한다. ‘연애하고 결혼해서 아기도 낳아 잘 살고 싶지만, 엄마가 시켜서 맞선 자리에 나왔다는 말'과 같이 들린다. Why 마인드셋의 필요성과 내가 학생들에게 슈거 코팅을 해서라도 영어라는 쓴 약을 먹이려는 이유와 승자(winner)가 되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함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랬더니, 바로 이해한 듯, 다음엔 승자 마인드셋을 장착하고 오겠다고 한다.


독서 모임에서 만난 초등 교사를 하시다 퇴직을 하신 50대 후반의 루시 님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신다. 본인의 꿈이 외국인 상대로 홈스테이를 하면서 우리나라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것이라고 한다. 본인의 영어 학습법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도 하시고, 영어 연애 레시피에 따라 직접 요리를 해보기도 하신다. 얼마 전 늦은 저녁, 아파트 내 도서관에서 60대 후반의 봉사자가 낡고 색 바랜 영어책을 읽고 계시는 모습이 보였다. <Bud, not Buddy>였다. 13년 전에 미국에서 돌아올 때도, 학원을 정리하면서도, 이사를 하면서도 이별을 고하지 못한 책을 도서관에 기증하였는데, 그중에 한 권이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영어책에 나오는 좋은 글귀를 읽으면 힐링이 된다고 하신다. 게임을 좋아하는 남현(초6)이는 영어를 배운 지 1년 만에 많이 바뀌었다. 수업 중에 게임용어를 물어보기도 하고 온라인상에서 해외 게이머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게임에 대한 리뷰도 영어로 작성해 보더니, 얼마 전엔 게임회사에 제안서도 보냈다. 몇 마디의 영어(I am from Korea. I like your game!)와 함께 대부분 한글로 적어서 말이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재훈이 어머니는, 영어 구글링(googling 구글 검색)을 통해 우리나라 뉴스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다고 한다, 그녀에게 영어는 부자가 되기 위한 수단이자 인생의 십년지기 찐친(진짜 친구)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시대, 영어와의 연애를 계속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여러분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 궁금해진다.


Why 마인드셋이 장착되었다면, 이제는 팔방 마인드셋을 장착할 시간이 된 것이다.


영어와의 연애 레시피 여덟 번째 비법: 팔방 마인드셋을 장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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