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구구절절 설명하지 말라

Do not say Bla Bla

by 영어 참견러

칠판 앞에서 구구절절 설명하면서 "밑줄 쫙~ "그으라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던 강사가 유명세를 탔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 오래전 이야기가 아니다. 요즘에도 수능 전문 강사나 교사들의 강의를 들어봐도 그리 변한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여전히 우리의 교육 평가방식이 변하지 않고 수능에 초점을 둔 교육 시스템이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공부가 재미없었던 이유는 바로 교사가 늘 구구절절 설명을 하였기 때문이다. 설명 대부분이 이해가 안 되기도 했지만 왜 의자에 앉아 필기만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도 재미도 없었다. 그래도 시험 기간이 되면 시험을 위한 공부를 위해 노트와 책에 있는 내용을 암기했다. 그저 그 시간을 견디는 것 외에는 다른 탈출구가 없었기에 나에겐 암흑의 시대처럼 여겨졌던 시절이다.


세월이 흘러 21세기 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에 살게 되었다. 실제 사회와 문화가 너무 많이 변하고 있고 계속해서 변할 것이다. 그것도 정신 차리기 힘들 정도로 급격하게 말이다. 더불어 디지털 문맹교육(digital illiteracy education)에 대한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의 교사가 21세기의 아이들을 가르치고자 하니 너무 힘들다. 교사들도 아이들도 학부모들도 모두 말이다. 지금 교실의 모습은 칠판에 초점을 맞추고 바라보도록 놓여 있다. 요즘도 서로 마주 대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간 휴지나 쵸크가 날아오는지는 모르겠다. 학생 수는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토론을 하고 나눔 활동을 하기에는 학생수가 너무 많다. 그 외 TV와 프로젝터가 있는 것 외에는 그리 달라진 것이 없다. 수업 내용과 평가 방법을 보아도 내가 학교를 다니던 그 시절과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러한 틀 안에서 교사의 수업 방식도 달라지기가 힘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설명하고 암기하는 시대가 저물어가고 생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보고 듣는 것이 많아진 학생들은 이제 더 이상 구구절절 설명만 하는 수업을 견디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제는 생각하는 연습을 통해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가까이에 있는 사물의 원리를 질문을 통해 알아가는 것이 필수다. 인류의 역사에서 스마트한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긴 결과, 산업문명의 발전과 혁명을 일으킨 두 기둥 같은 인물이 있다. 20세기는 타일러가 산업혁명 무대에서 선두 주자였다면, 21세기에서는 스티브 잡스가 유일한 주인공이 되었다. 타일러가 공장과 교실의 모습을 바꾸었다면, 스티브 잡스는 인간의 문화전체를 바꾸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스마트 폰 없이는 살 수 없는 문화 말이다. 그의 스마트 폰은 스마트한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그가 애플의 모토를 'Think Different'로 정하자마자, 'think differently'처럼 부사(adverb)를 사용하지 않은 문법적인 오류라고 지적을 당하였다. 그러자 이에 대해, 'think something different!'의 의미라고 해명을 해야만 했다. 스마트한 생각의 핵심은 그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에 대해 다른것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smart thinking-앞서가는 사람들의 두뇌습관>의 저자인 아트 마크먼(Art Markman)에 의하면, '스마트한 생각'이란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이것은 스스로 계발할 수 있는 기술로 스마트하게 되기 위한 각각의 요소는 일반인의 정신적인 능력(mental toolbox) 안에 이미 존재한다. 스마트 싱킹은 재능이 아니라 체스처럼 기를 수 있는 기술이다. 그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박스에서 꺼내 쓸 수 있는 스마트한 생각이라고 말한다. AI가 deep learning을 통해 그 성능이 업그레이드되었듯이 우리도 deep thinking을 통해 업그레이드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우리는 지식 경제(knowledge economy) 세계에 살고 있다고 하였고, 높은 수준의 지식(high-quality knowledge)을 가지는 것과 필요할 때 그 지식을 찾아내는 것이 스마트한 생각을 위한 일반 법칙이라고 한다. 인간은 관행적 사고(practice thinking)로 인해 교착상태(impasses)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스마트한 생각을 위해서는 스마트한 습관(smart habit)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교사의 설명에만 익숙한 학생들은 더 이상 생각을 하지 않고 수용하는 습관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누구나 생각하는 습관과 행동의 변화를 원한다면, 스스로 생각하고 지식을 찾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생각을 나눌 기회를 갖어야 한다.


심리학자인 로버트 앨런 비요크( Robert A. Bjork)의 학습과 기억에 대한 연구에서도 깊이 있는 생각(deep thinking)을 위해서는 적당히 어려운 과제(desirable difficulties)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강의가 너무 명확하면, 생각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기에 더 나은 학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습 과정에서 학습자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할수록 정보에 대한 장기기억은 더 좋아진다. 이것을 생성 효과(generation effect)라고 하는데, 이는 누군가가 제시한 쉬운 정보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스스로 정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모든 지식은 논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원인과 결과가 무엇인지 살펴볼 때 발전이 있는 것이다. 시험의 유형도 암기 시험에서 벗어나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평가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물론 여러 가지 장벽이 있음을 알지만, 교사가 먼저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우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에듀 테크(Edutech: education+technoledgy)시대에 교사가 먼저 사물과 학생들을 달리 생각하고, 서로 다른 지식의 연결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독서와 지식 탐구의 정신을 소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곧 그 자리들을 로봇에게 넘겨주어야 하기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며칠 전, <영어 중매 십계명 2 계명>인 '이 아이 저 아이를 살펴보라'에서 쓴 글을 책을 펴기만 하면 졸려하는 재민이에게 보여주었다. 여러 학습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영어 중매 십계명>이 끝나기 전에 그 해답을 찾길 바란다는 나의 바램도 솔직하게 나누었다. 그리고 다중 지능검사를 해보니, 예상대로 음악, 미술, 체육 지능이 1,2,3순위를 차지한다. 반면에 언어지능이 맨 마지막인 6위를 차지해서 좀 놀랐다. 재민이는 절대음감이 뛰어나 악보를 보지 않고도 피아노를 잘 치던 아이였다. 하지만 조금씩 자라면서 악보를 보아야 하는 상황에서 피아노를 그만 둔 사연이 있다.


신경 시냅스의 가지치기 이야기를 해 주었다. 재민이와는 정 반대로 나는 악보를 잘 봐서 클래식 연주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그 대신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쉬운 노래도 악보가 없으면 치지를 못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악보 없이 소리를 들으면서 연주하다보니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이다. 그 학생도 글을 읽는 연습을 해야 조금씩 시냅스가 연결된다는 말을 하였다. 갑자기 나에게 MBTI라는 성격검사를 해보라고 하는 것이다. 재민이도 내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나는 ENFJ가 나왔는데, 본인은 ENFP라고 말한다. 4가지씩 2개의 다른 유형인지라 총 합이 16가지로 나오는 조합이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우리는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물론 수업은 내가 디자인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지만 말이다.


그날, 강아지 산책 길에 그 학생을 만났는데 주말에 보충 수업을 하자고 먼저 제안을 하는 것이다. 친구들과 랩 콘서트를 가야 한다면서 바쁘다고 거절하였는데, 생각이 바뀐 것이다.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느꼈고, 무슨 데이트 신청을 받은 것 마냥 기뻤다. 토욜, 북 카페에서 라테를 마시면서 수업을 마치고 보드게임을 하였다. 처음하는 게임이라고 말한다. 다른 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그 게임을 자주 하였다고 말해 주었다. 이렇게 해답은 바로 가까이 우리 자신 안에 있었던 것이다. 2008년 스마트 폰(smart phone)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을 스마트하게 해 주는 기기가 아니라 어리석게 만드는 폰(foolish phone)이라고 학생들에게 경고를 하곤 했다. 문제는 스마트 폰이 아니고, 스마트 폰을 다르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영어와의 중매 레시피 아홉 번째 비법: 스마트하게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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