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 욕망, 질투, 자격지심, 비교...
우리는 종종 이런 감정을 외면한 채, 무언가로 덮어 두려고 합니다. 가장 쉽게 손에 잡히는 것이 바로 ‘물건’이죠.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느껴지는 짧은 도파민으로 마음속 불편한 감정을 잠시 눌러 담는 것입니다. 저 역시 물건을 반복적으로 구입하고, 버리지 못한 채로 쌓아두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움 파티’를 통해 물건뿐 아니라, 감정까지도 자연스럽게 비우게 되었습니다. 물건 뒤에 숨어 있던 감정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것이지요.
물건 소비로 푸는 것은 건강한 감정 해소법이 아니었습니다. 잠시 괜찮아지는 듯 보였지만, 결국 그 물건들이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아 가고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그런 물건들이 불편한 마음을 더 크게 키워왔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물건을 비우는 만큼, 진짜 감정을 마주하고 그것을 건강하게 풀어 가는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물건을 비웠다면, 이제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비우기만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 선택해야 다시 물건 소비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 낼 수 있습니다. 매일같이 쇼핑몰을 들락거리고, 택배가 도착하는 순간부터 정리와 관리를 하느라 소모하던 체력, 그리고 쓸모를 잃은 물건이 쌓이며 만들어 냈던 부정적인 에너지까지, 비움은 이 모든 것을 멈추게 해줍니다.
하지만 그 자리가 비었다고 해서 금방 삶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처음엔 그저 ‘집안이 깨끗해졌네’ 정도의 뿌듯함만 느낄 수 있어요. 오히려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나를 채우는 새로운 루틴입니다.
하루 10분 독서 루틴 만들기
나에게 질문하며 글을 쓰는 시간 갖기
새로운 공부 또는 취미 시작하기
재테크 공부 후 소액 투자 도전하기
집안일과 물건 관리로 빠져나가던 시간과 체력을 나에게 돌려주기만 해도, 일상에 새로운 에너지가 돌아옵니다. 이것이 ‘진짜 채움’의 시작입니다.
감정도 건강하게 채워야 한다
물건을 구입하며 감정을 해소하려는 습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슬기롭게 전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반복적으로 물건을 구입하던 시기에는 결핍과 자격지심이 뿌리 깊은 감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감정들이 나쁜 감정이라고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성장의 에너지가 되더라고요.
결핍을 다양한 분야의 독서와 공부로 채워나갈 수 있었고, 자격지심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알려주는 신호였어요.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을 통해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추구하는 삶의 모습을 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방향은 다시 작은 실행으로 이어졌습니다. 나를 괴롭혔던 감정을 잘 쓰면 나를 키우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진짜 관계로 삶을 채우기
엄마도 여전히 사회적 존재이고, 관계 속에서 안정감과 인정 욕구를 느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휴대폰 속 많은 연락처가 곧 인맥은 아닙니다.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관계가 나쁘진 않지만, 때로는 지칠 때가 있습니다. 아이의 관계 때문에 억지로 엄마들과의 관계를 지속할 필요는 없다는 걸 비움의 과정을 통해 배웠습니다. 나와 성향이 맞지 않는데도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가고, 불편한 마음이지만 거절하지 못하고 다수의 선택에 끌려다니는 관계가 좋을 리 없으니까요. 관계에도 거리가 필요하고, 거리를 둬야 비로소 ‘내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보입니다.
우리가 정말 곁에 두어야 하는 관계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쁜 일뿐 아니라, 좋은 일이 생겼을 때도 진심으로 기뻐해 줄 수 있는 사람, 함께 성장하고, 서로의 꿈을 응원해 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휴대폰 속 많은 연락처보다, 내 삶을 지탱하는 진짜 관계 한두 개가 훨씬 더 큰 힘이 됩니다.
물건을 비운 자리를 ‘나다운 채움’으로 완성하기
물건을 비우는 것만으로는 온전한 변화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그 자리를 나를 키우는 시간, 건강하게 전환된 감정, 진짜 관계로 채워야 합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고민을 길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 비워진 자리마다 나를 단단하게 해줄 것들을 하나씩 채워 넣으세요. 진짜 비움은 결국 ‘나다운 채움’으로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내 삶의 방향은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달라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아직 어렵다면, 이 책에서 제시한 다양한 방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하루 10분이라도 실천에 옮겨 보세요. 그러다 보면 조금씩 나의 방향 또한 선명해져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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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구름의 "엄마의 틈새 시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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