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을 응원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31. 과분한 응원과 그 마음을 받고 있는 요즘, 행복한 고민을 하며.

by 기록하는 슬기

오늘은 12월 27일, 그러니까 1일 1 글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딱 31일째 날이다. 브런치에 정기적으로 일주일에 1~2편의 글을 발행하는 것도 힘들어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시작했는데 아주 다행히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루도 늦지 않고 31일 동안 매일 하나의 글을 발행했다. 이렇게 내가 매일 글을 쓰는 것을 아는 내 주변 친구들은 요즘 들어 어떻게든 내 글 쓰는 일을 더 응원해주고 지원해주고 싶어 한다. 아직 개인 작업실이 없다 보니 대부분 카페에서 글 작업을 하는 걸 알고는 예전부터도 카페 기프티콘을 자주 보내줬었는데, 요즘은 또 얼마나 세심한지 내가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피드를 보고 자주 가는 특정 카페 브랜드의 쿠폰을 보내준다.


그리고 2주 전에는 난생처음 친구나 실제로 아는 지인이 아닌 오래전부터 내 블로그 팬이었던 분께 선물을 받았다. 3~4년 전부터 내 블로그의 세계여행과 워홀 글을 너무 좋아해 주셨던 분이었는데, 정말 내가 안 좋은 상황일 때도 자신의 일처럼 공감해주시고 힘나는 댓글을 자주 달아주셨었다. 게다가 그 팬 분께서는 시간이 나면 내 예전 글들을 다시 읽고, 또 읽는다며 주변 회사 동료분들께도 내 블로그를 전파했다고 할 정도로 내 글과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이셨다. 그리고 내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계셨던 그분께서는 지난달, 내가 제주에 내려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DM을 보내셨다.

"슬기님! 저는 제주도에 친척이 많이 계시고, 그중에 과일 농사를 짓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꼭 슬기님한테 황금향을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부담 갖지 마시고 집 계약하시면 꼭 메시지 보내주세요^^"


이렇게 응원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기에 나는 팬 분께 그 마음만으로도, 그 말씀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그분께서는 이번에 꼭 전달드리고 싶다면서 오히려 내게 부탁을 하셨다. 그분이 얼마나 나를 오랫동안 지켜봐 주셨는지, 그 진심이 어떤지 잘 알기에 나도 못 이기는 척 주소를 보내드렸다. 그리고 며칠 지난 후 너무도 예쁜 빛깔로 잘 익은 황금향 두 박스가 집으로 도착했다. 처음으로 받아보는 팬 분의 선물에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지만 또 동시에 내가 이런 걸 받아도 되는 건가 싶기도 했다.


팬 분께 '너무 잘 받았다고, 이런 걸 제가 받아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감사히, 맛있게 잘 먹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팬 분께서는 바로 답장을 이렇게 보내주셨다.

"잘 받으셨다니 다행이에요! 이번 기회에 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서 제가 더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받아도 되는 거라니요! 제가 그동안 슬기님 글 보면서 얼마나 재밌었고, 또 위로받았고 공감했는데요. 그거에 비하면 정말 약소해요. 그러니 부담 가지시지 말고 맛있게 드세요! ^^

요즘 보니까 브런치에서 1일 1 글 하시던데 제가 항상 응원하고 있는 거 알죠?!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



모든 말 다 생략하고요, 그냥 제가 더 더 더 더 더 더 고맙습니당.. <사진 : 블로그 찐 팬님이 선물해주신 황금보다 더 귀한 황금향>



그리고 바로 어제, 한 독자분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가끔 브런치 제안 메일을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구독자분들도 계시지만 그 메일의 첫 줄만 읽고도 그 메일의 주인공이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예전에 한 번 장문의 메일을 보내주신 적도 있었고, 또 내가 브런치에 발행하는 글에 댓글을 정말 자주 남겨주셨던 독자분이었다. 그리고 그 내용 또한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힘나게 해 주시는 말씀이어서 잊을 수 없는 독자분의 성함이었다.


그 독자분께서는 오래전부터 내게 메일을 꼭 보내주고 싶었다고 하셨다. 계속 고민하고 또 글을 다듬고, 그러다가 2020년 연말이 돼서야 메일을 보낸다며 내 글을 알게 된 2020년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독자분은 내 글을 읽으며 독자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파악하고 인지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되셨다면서 내게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셨다. 마지막으로는 "멋진 작가님을 닮고 싶습니다."라는 말씀까지 남겨주셨다.


아직 독자분께 답장은 못 드렸지만 그 메일을 읽고 나서 이 감정에 대해 글로 남기고 싶었다. 블로그 팬 분의 선물과 메시지를 받았을 때처럼 메일을 받고 처음 든 내 생각은 '내가 이런 마음을 받아도 되는 걸까.', 그리고 '저 아직 안 멋져요..'라는 한 마디였다. 각자 어떤 사람을 멋있다고 생각하는 그 기준과 느낌은 다르겠지만, 나는 아직 내가 모자라다고 느끼고 있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 조금 더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지금 나의 모습은 스스로 만족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내 글을 읽든 안 읽었든 지금까지 나의 움직임과 도전, 노력을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해주는 사람들은 많다. 당장 티는 안내도 알게 모르게 몰래 브런치나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지켜봐 왔다고 대뜸 말하는 지인들도 있다. 특히 제주에 글을 쓰러 내려온 후 나의 그 움직임 자체, 그리고 매일 이곳에서 홀로 글을 쓰는 모습을 보고 나서부터는 더욱 다양한 분들께서 과분할 정도로 나를 열렬히 응원해주시고 계시다.



아무튼 내가 할 일은 받은 마음에 온기와 힘을 더해서 다시 나누는 일. <사진 : 제주 서귀포>




'이렇게 내가 받아도 되는 건가' 싶은 응원과 지지를 있는 요즘, 나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단지 피를 나눈 가족이라는 이유로, 친한 친구라는 이유로, 지난 기억 속에서 좋았던 사람이라는 이유로, 자주 얼굴을 본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사람을 진심을 다해 응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응원하는 작가,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들을 바라볼 때 나의 마음을 바라보니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이 만든 그 작품 속에 정말 그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을 때, 그리고 그 이야기의 힘이 느껴질 때 나도 모르게 글을 짓고,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을 응원하게 됐다.

즉, 한 번도 실제로 얼굴 한 번 못 본 누군가를 '글이나 영상' 등의 작품만을 보고 마음으로 응원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작품을 바라보는 독자들의 진심과 작품을 만든 창작자의 진심이 작품을 통해 서로 만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어떤 온도도 냄새도 습도도 느낄 수 없는 각진 글자를 통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또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껴주시고, 때로는 위로를 받고, 힘을 받고, 용기를 내는 분들의 그 진심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 그리고 이것 또한 얼마나 특별한 인연인지 마음속 깊이 느껴졌다.








내가 작가가 되고 싶은 이유는 많다. 그중에는 당연히 베스트셀러 작가가 돼서 사회적으로 유명해지고,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고 싶은 것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오래전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내가 지은 이야기로 인해 나 아닌 누군가의 감정을 움직이고, 만져주고, 안아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지금 나를 응원하는 분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일은 독자분이 말씀해주셨듯, '앞으로 쭉 좋은 글을 쓰는 일'이 아닐까.

'좋은 글'이라는 세 글자 앞에 서면 키보드 위에 내 열 손가락이 쉽사리 움직여지지 않을 때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그리고 나의 글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게 좋은 글이란 '그래! 이거였어. 이게 내 마음이었어.', '와.. 이 작가 내 일기장 몰래 본거 아니야..?'와 같이 나도 모르던 내 마음을 알아주는 글, 그리고 나만 들어주던 내 마음의 소리를 함께 들어주는 따뜻하고도 흥미로운 글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찌 됐건 온오프라인을 통해 넘칠 것 같은 응원을 받고 있는 나는 그 마음을 모두 다 흡수해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기록하고, 다시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단단한 마음으로 다짐해본다.









"사랑스럽고도 소중한 제 구독자분들!

드디어 11월 27일부터 12일 27일까지 31일 동안 매일매일 글을 쓰겠다는 1일 1 글 프로젝트가 오늘로 끝났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막상 시작하고 진행하면서 점점 마음에 가득 차는 건 부담감이 아닌 성취감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특히나 매일매일 글을 쓰면서 빠지지 많고 꼭 '공감'을 눌러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에 더더 더욱 힘이 났습니다! 물론 꼭 공감과 댓글로 표현 안 해주셔도 늘 고정적으로 제 글 챙겨봐 주시는 분들도 항상 감사해요.


저는 요즘 가까운 지인들과 더불어 많은 독자분들께 너무도 달콤한 응원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 마음을 갚을 수 있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물론 그 첫 번째는 계속해서 제 글을 쓰는 일이겠죠?!

1일 1 글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브런치에 애정이 식는 일은 없을 거예요.

일단 앞으로는 1주에 2번씩 고정 요일을 정해서 브런치에 글을 발행할 계획이고요, 조금 후에 매일 메일로 글을 보내드리는 서비스를 시작해볼까 하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는 확정되면 바로 브런치에 공지해드릴게요! ^^)


항상 제 글과 저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고, 느껴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에 힘과 희망을 얻고 저는 매일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늘! 항 상!

고맙고, 감사합니다.”


+) 1일 1 글 프로젝트는 시즌제로 운영할 예정이에요. 이번 프로젝트가 시즌 1이고요. 지금 계획 중인 작업들을 차근차근해가면서 시즌 2로 돌아올게요.



-기록하는 슬기 드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