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주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추진 중인 일들과 앞으로의 계획
안녕하세요. 기록하는 슬기입니다.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는 건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브런치에 새 글을 올리겠다고 계획했었는데 새롭게 추진 중인 일들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보니 약속을 지키지 못했네요. 저의 새 글을 기다리셨던 독자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오늘 글은 저의 요즘 근황과 제가 요즘 추진 중인 일들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해요.
현재 저는 지난번 근황 글에 적었던 대로 제주도에서 지내고 있고요, 글쓰기 클래스에 대한 모든 준비를 끝내고 수강생 모집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대학교 다니던 시절 고등학생 영어, 사회 탐구, 논술 과목의 개별 과외는 해봤지만 이렇게 '글쓰기'를 위한 클래스는 처음이라 커리큘럼을 만드는 것부터 녹록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셀 수 없는 수정의 과정을 통해 4주 커리큘럼을 완성 지었고, 오랜 시간이 걸려서 SNS용 홍보 자료와 오프라인 전용 홍보 자료도 만들었어요.
프리랜서로 살아간다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이렇게 모든 일을 혼자서 추진하고 또한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삶이 때론 예상보다 더 막막하고 차갑게 느껴지기도 해요. 하지만 또 그렇게 막막함과 차가움을 저 나름의 방법으로 이겨내고, 부족하지만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또 그러면서 성장을 하고 있는 저를 바라보는 이 시간이 꽤 마음에 들어요. 특히나 '글'과 관련된 일로 먹고살자는 저의 목표이자 꿈을 현재 아주 신기하게도 이뤄내고 있는 거니까요.
제 6월의 계획은 제주에서 오프라인 글쓰기 클래스를 시작할 예정이고요, 지난 1월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는 '슬기 드림 메일 구독 서비스' 6월 호 연재를 준비 중입니다. 현재 두 가지 일은 저에게 있어서 생계유지에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일과 동시에 제 꿈을 이루고 있는 일이에요. 생계와 꿈을 함께 지켜나가는 현실은 '낭만'과는 거리가 먼 퍽퍽한 일상을 살게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일상과 삶에 집중하고 있는 저를 보면 '낭만'을 가까스로 지키고 붙잡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기도 해요.
제주에서 저는 이렇게 지내고 있어요. 매일 '글'이라는 한 글자를 놓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움직이고 뭔가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현실만을 바라보면 막막하고 답답할 때도 많지만요, 또 가끔 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그 과정을 뒤돌아보면 정말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내고 있다는 게 때론 신기하기도 해요. 앞으로도 자주 막막함과 차가움이 제 길 앞에 저의 두 눈을 가리고 불안하게 만들겠죠. 그래도 이제는 그 불안함 앞에서 방황하는 시간이 조금은 짧아진 것 같아요. 그 불안함이 저를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알아버렸거든요. 앞으로도 저는 불안함이 찾아올 때면 잠시만 두려워하고, 오히려 반가워하려고 해요.
'이제 내가 움직일 때가 왔구나. 내가 또 뭔가 겪고 배우겠구나.' 하고요.
생각과 말처럼 행동은 쉽지 않다는 것 잘 알고 있지만, 일단 생각과 말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건강한 생각과 말이 건강한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믿어요. 앞으로도 저는 저에게 있어서 좋은, 건강한 생각과 말을 하며 행동으로 옮기며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브런치에는 예전처럼 자주 새 글을 발행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독자분들이 남겨주시는 공감과 댓글은 바로바로 챙겨보고 있습니다. 제 이야기에 공감해주시고, 따로 메일까지 보내주시면서 응원해주시는 독자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막막하고 차가운 현실 속에서 유일한 희망이자 따뜻함이 바로 독자분들께서 저에게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그 마음과 표현입니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덕분에 이렇게 저는 꿈을 두 손에서 놓지 않고 버티고 있고, 또 즐길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려요..! 좋은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로 오랫동안 보답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오늘 글은 슬기 드림 6월 호 연재 소식과 더불어 지난 4월 호에 올린 글을 올리며 마무리합니다.
▼재 구독률 90% 메일 구독 서비스 슬기 드림 6월 호 구독 신청서 및 안내▼
(제가 직접 제작한 구글 폼입니다. 슬기 드림이 궁금하신 분들 안심하시고 클릭해주세요.)
https://forms.gle/QrxCUAbd62dKaq9S6
[슬기 드림 4월 호_2021. 4. 28. 수] 제주도에서 동향 사람을 만나면 생기는 일
3주 전이었다. 염색을 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이 동네에서 리뷰가 좋은 한 미용실을 찾아갔다. 생각보다 미용실의 규모도 컸고,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머리를 하고 있는 손님들이 많았다. 친절하지만 어딘가 서툴러 보이는 남자 스텝분이 안내를 해주셨다. 예약을 미리 한 덕분에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 스텝분이 아주 느린 손길로 내 머리카락을 여러 갈래로 나누어주시고는 염색약을 발라주기 시작했다.
아직은 어색해 보이는 남자 스텝분의 손길에 조금씩 불안감이 엄습해올 무렵 왼쪽 가슴 위에 ‘원장’이라는 명찰을 달고 계신 여자 직원분이 내 자리로 오셨다. 그러자 남자 스텝분은 새롭게 들어오는 손님을 안내하러 나가셨고, 원장님은 연륜이 느껴지는 빠른 손길로 내 머리카락에 염색약을 바르기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동시에 더욱 연륜이 느껴지는 입담을 자랑하시면서 내게 기분 좋은 칭찬을 과하지 않게, 하지만 담백하게 해 주셨다.
나도 모르는 사람이랑 워낙 금방 친해지는 성격에, 서비스업에서 몸담았던 기간에 꽤나 길었던지라 이런 분들을 만나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고 대화가 이어진다. 원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 나는 제주도에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정착할 미용실을 찾다가 우연히 이 미용실로 오게 됐다는 말을 했다. 그 후, 원장님과 나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나가게 됐고, 서로를 반가워 할 수밖에 없었다.
“아~ 육지 분이시구나! 저도 사실은 계속 육지에서 미용실을 하다가 2년 전에 제주도에 내려와서 이 미용실을 차린 거예요.”
“아 정말요? 그러면 육지에 계실 때는 어느 지역에서 미용실 하셨었어요?”
“저는 경기도 일산에서 오래 했었어요~”
“아 일산이요? 일산이랑 멀긴 하지만 저도 경기도 사람이에요!”
그러자 원장님께서는 한 톤 더 높아진 목소리로 내게 물으셨다.
“오 경기도 어디요? 저 고향은 경기도 양평이에요!”
경기도 양평이라는 말에 나는 자동 반사적으로 그보다 더 한 톤 높아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 여주! 여주 사람이에요! 와.. 진짜 신기하네요!”
제주도에 짧지 않은 시간을 지내면서 유독 육지에서 내려온 사람들, 그중에도 내가 오랜 시간 살았던 경기도나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들을 만나면 그렇게도 반가울 수가 없다. 제주도에 내려와 사는 이유는 모두 제각각 다르겠지만 아무튼 ‘육지에서 내려와서 제주도에 살고 있다’는 공통점 하나 때문인지 그 순간부터 끈끈한 유대감이 마구마구 생겨나기 시작한다.
미용실 원장님도 2년 동안 제주도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고향과 가까운 지역 (양평-여주는 차 타면 30분 거리다.) 사람은 처음 본다면서 무척이나 반가워하셨고 신기해하셨다. 그러면서 제주도에 내려오게 된 이유와 지금 이렇게 자리 잡을 수 있던 과정들을 자세히 말씀해주셨다. 이어서 나 또한 어쩌다가 제주도에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1년을 더 지낼 방을 구하고 있던 상황까지 말씀드렸다. 이렇게 원장님과 제주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마스크 때문에 원장님의 입 주변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코와 입을 제외한 모든 얼굴 표정과 목소리만으로도 나는 알 수 있었다. 원장님의 입가에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으셨다는 것을 말이다.
염색이 모두 끝날 때 즈음 원장님은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는 제주도 내려오고 나서 주변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제주도에서 자리 잡고 사는 거 텃세나 물가 때문에 만만치 않다고 들었는데 어떻냐고요. 사실 저도 오기 전에는 걱정 많이 했는데 막상 오고 나니까 저는 너무 좋은 거 있죠?! 물론 제주도라서 불편한 것도 있지만 그런 건 어딜 가나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제주도 이제 1년 더 사신다고 했죠? 잘 생각했어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저는 너무 좋아요. 아마 우리 고객님도 살면 살수록 더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앞으로 종종 들리세요. 머리 안 하더라도 커피 한 잔 하면서 이야기 나누고 그래요.”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 마치고 나오는 길, 유독 기분이 좋았다. 원장님이 단순히 타지에서 만난 동향(정확히 동향은 아니지만 ‘여주, 이천, 양평’은 동향급이다.) 사람이라서가 아니었다. 자신이 원해서 한 선택을 만족해하면서 살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이 내린 선택을 만족할 수 있게끔 스스로 그렇게 만들었고, 현재도 끊임없이 만들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 더.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3주 전 그 당시에 방을 한참 알아보던 중 내 조건에 맞는 방을 구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었다. 특히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있었다. 안 그래도 지금 나의 현실적인 상황에서 제주에 산다는 것은 꽤나 무모한 도전이었기에 두렵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1년을 살아보자고 마음먹고 방을 구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오랜 시간 동안 방이 구해지지 않게 되자 나도 모르게 내가 내린 선택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던 것 같다. 일부러 제주도에서 지내면 생기는 단점들만 더욱 크게 바라보려고 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하면 내가 내린 선택을 책임지지 않아도 될 그럴듯한 이유, 핑계가 생기는 거니까.
그래서 방을 구하는 시기 동안 더욱 힘들었다. 방은 구해지지 않고, 나는 지쳐만가고 스스로에게 자꾸만 의심이 들었다.
‘제주도에 산다는 것, 내가 이 선택을 내린 것이 맞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던 나는 원장님의 이 한 마디가 듣고 싶었고, 또 필요했던 것 같다.
“제주도 이제 1년 더 사신다고 했죠? 잘 생각했어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저는 너무 좋아요.”
그렇게 좋은 기분과 기운을 느끼고 왔기 때문일까. 그 원장님을 만나고 당일에 전화를 했던 공인중개사를 통해 지금 내가 지내는 이 집을 만날 수 있었다.
그렇다. 내게 필요했던 건 좋은 사람에게 느껴지는 좋은 기분과 기운도 있지만, 결국은 내가 내린 선택에 대한,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었다.
요즘 들어 내가 혼자 있을 때나, 친구들을 만났을 때나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나 정말 제주도에 살길 잘한 것 같아. 너무 좋아.”
맞다. 내가 내린 선택에 대한 옳고 그름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저 그 선택을 내린 나만이 그 옳고 그름을 만들 수 있을 뿐이니까.
-이슬기 드림-
[슬기 드림 6월 호 안내]
-구독자 신청 기간 : 2021년 5월 24일~5월 31일 월요일 오후 6시까지
-연재 기간 : 2021년 5월 31일~6월 25일
-메일 발송 요일 : 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 일주일에 세 편의 글, 한 달에 총 12편의 글
-구독료 : 10,000원
https://forms.gle/QrxCUAbd62dKaq9S6
혹시라도 신청서 작성이 어려우신 분들은 입금 후 성함과 메일 주소를 댓글이나 제 메일 주소로 보내주세요.
- 신한은행 110 401 390938 이슬기
- sul5380@naver.com
- 블로그 : https://blog.naver.com/sul5380
(블로그에는 요즘 매일매일 제주 살이 일상 포스팅이 올라갑니다. 조금 더 편안하고 사적인 저의 제주 살이가 궁금하신 분들 놀러 와 주세요 ^^)
+) 슬기 드림과 관련해서 문의사항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인스타그램으로 메시지 보내주셔도 됩니다.
https://www.instagram.com/seul9
★혹시라도 제주에 지내시는 분들 중 저의 글쓰기 클래스가 궁금하신 분들 또한 편하게 메일 또는 댓글로 문의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