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은 그들의 임무가 끝나자마자 슬비에게 찾아갔다. 강현은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을 그대로 흘리고 있었다. 강현은 누굴 살리겠다는 정의감도 없었고, 인류를 구해야 한다는 인류애는 더더욱 없었다. 그저 슬비의 억울함을 밝히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슬비는 겨우 열일곱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천진난만하고 명랑하기만했던 슬비는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수천만명이다. 수십억 명의 인구 중 수천만 명은 적은 숫자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타인의 일에는 관심이 없다. 백신을 맞은 사람이 수십억명이다. 결코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그림자 정부가 크로노스 바이러스와 백신 그리고 5G 시스템으로 인류를 통제하겠다는 음모 따위는 필요 없었는지 모른다. 사람들의 관심은 자신의 자유의지, 목숨보다는 유튜브에 나오는 먹방(폭식하는 방송)이 더 중요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필자는 백신부작용으로 천금보다 귀한 딸을 잃었다.
고작 16세. 경북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중국어과.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진학을 꿈꾸며 혼자서 모든 것을 준비해 나가던 꿈많던 어린소녀였다. 어릴때는 누구보다 아빠를 좋아했고, 아빠와는 항상 친구처럼 지냈던 내 딸 슬비.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아빠에게 진로 상담을 했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이대 법학과가 없다고 꿈을 잃을뻔했던 슬비. 정치외교학과를 추천했지만 관심없어했다. 한번 알아나 보라고 했더니 2주 뒤에 “아빠 나 이대 정외과 갈거야!” 라며 좋아했던 그런 예쁘고 소중한 딸이었다.
필자가 딸을 잃은지 2년이 넘어 3년이 다가온다. 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고 오히려 사람들의 무관심과 외면에 상처만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싸움은 이게 끝이 아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인류애가 사라지고 윤리와 도덕이 사라져버린 인류에겐 암흑과도 같은 시기가 도래했다. 인류 역사에서는 찰나의 한 부분일 뿐이지만 이 암흑기가 지나가는데 한 점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을뿐이다.
이 책의 내용처럼 한쪽에서는 ‘인간지배’를 꿈꾸고, 지배를 당할 인간들은 이미 ‘자극적인 컨텐츠’에 지배를 받고 있다. 이미 인간들은 그림자 정부가 아닌 더 큰 세력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