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연구소에서는 크로노스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었다. 이 바이러스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가지고 있었지만, 연구원들은 바이러스의 인간 DNA 변형 능력에 집중하고 있었다. 연구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 연구원의 실수로 그 모든 것이 뒤바뀌게 된다.
"실험체 47번의 바이러스 수치가 비정상입니다!"
한 연구원이 경고음을 듣고 소리쳤다.
상관은 차분하게 모니터를 들여다봤다.
“바이러스 샘플이 안정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거지?"
연구원은 손에 쥐고 있던 바이러스 샘플을 다시 확인하려 했지만, 그 순간 불안정한 시스템에서 경보음이 크게 울렸다.
“안 돼... 바이러스가 통제 구역을 벗어났어요!”
당황한 연구원들은 급하게 시스템을 차단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연구소의 일부 구역에서 크로노스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되었고, 연구소에 있던 연구원들은 감염된 채 외부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림자 정부의 본거지, 비밀 회의실 안은 조용히 흐르는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중앙에 있는 테이블 위에는 크로노스 바이러스 연구 자료가 펼쳐져 있었고, 회의에 참석한 고위 관계자들은 각자 자료를 읽으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크로노스 바이러스는 예상대로 인간의 DNA를 변형시키고 있다."
수염이 덥수룩한 고위 관계자인 테드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우리가 원했던 대로, 바이러스는 이중 나선 중 첫 번째 나선을 성공적으로 변형시키고 있어."
그러나 말끝을 흐리며 그가 덧붙였다.
"하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을 아직 완전히 제거하진 못했지."
다른 관계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모두는 크로노스 바이러스가 의도된 목적대로 작동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터보암과 같은 갑작스러운 암,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신경계 질환 등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감염자들을 단기간에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건 모두 알고 있어.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바이러스가 지금도 계속해서 변형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지. 부작용이 심각하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고 있기도 하지."
테드는 테이블 위에 놓인 유리병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잠복기는 우리가 설정한 대로 작동 중이야. 사람들은 처음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해. 하지만 백신을 맞으면, 나머지 DNA 나선이 변형되고, 그들은 서서히 우리의 계획대로 바뀌게 될 거야."
중앙에 앉아 있던 다른 고위 관계자 토마스가 말했다.
그 순간, 회의실 문이 열리며 한 인물이 급히 들어왔다. 그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긴급 보고입니다. 비밀 연구소에서 크로노스 바이러스가 유출됐습니다."
방 안에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유출?"
중앙에 앉아 있던 테드는 다소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금세 그는 미소를 띠며 말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하는 수 없군.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 빨리 움직여야겠군."
그는 서류를 내려놓고 편안하게 몸을 기대며 말을 이어갔다.
"크로노스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건, 우리 계획을 조금 앞당길 기회가 된 셈이지. 이미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으니, 백신을 배포할 시간도 앞당겨야 해."
"부작용 문제는 어떻게 처리하실 겁니까?"
한 관계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토마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부작용은 지금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 우리가 지금 바로 통제할 수 없는 감염자들이 발생하겠지만, 그들도 결국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거야. 트랜스휴먼이 되기 전까지는 부작용이 다소 발생할 수 있지만, 그건 일종의 자연적인 '조정'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지."
그는 회의실을 둘러보며 덧붙였다.
"중요한 건, 이 바이러스와 백신이 인류를 변형시키는 핵심 도구라는 사실이야. 우리가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건 완벽한 통제 가능한 인류지. 부작용 따위는 시간이 해결할 거야."
다른 관계자들은 그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계획이 완벽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비록 크로노스 바이러스가 통제 밖으로 나갔지만, 그들은 그로 인해 오히려 계획이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감염자가 증가하더라도 사람들은 그저 새로운 전염병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들이 공포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이루어지고 나면 우리는 백신을 신속히 배포해 우리 계획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거야."
그림자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바로 행동을 개시해야겠군."
한 관계자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계획보다 조금 빠르게 진행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거야. 백신 배포 시기를 앞당기고, 곧바로 전 세계로 확산시킬 준비를 해야 해."
회의실 안에 있던 모든 인물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의지를 다졌다. 그들의 계획은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섰고, 크로노스 바이러스 유출 사고는 오히려 그들의 계획을 더 빨리 실현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이미 '트랜스휴먼'으로 변모할 인류가 그려지고 있었다.
이처럼, 그림자 정부는 크로노스 바이러스의 유출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조금 앞당기는 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신경 쓰긴 했지만, 궁극적으로 인류를 자신들의 의도대로 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만 관심이 있었고, 바이러스의 유출은 핵심 관계자 외엔 아무도 몰랐다.
한편, 연구소에서 멀지 않은 마을에서는 축제의 열기로 가득했다. 마을 사람들은 다채로운 전통 의상을 입고, 중앙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웃으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가게들은 다채로운 음식을 준비해 놓았고, 아이들은 손에 풍선을 들고 뛰어다녔다.
축제의 중심에는 커다란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곳에서는 전통 춤과 노래 공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음악은 경쾌하고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흥에 겨워 있었다. 많은 가족들이 이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근방에서 모여들었고, 인근 마을에서도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음식 냄새가 공기를 채웠고, 사람들은 즐거운 웃음 속에서 음식을 나누며 환하게 웃었다. 아이들은 놀이 기구를 타며 소리치고, 어른들은 서로를 반갑게 맞이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축제는 마을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연례행사였고, 축제의 에너지는 마을 전체를 흥분으로 감싸고 있었다.
그러나 이 축제의 흥겨운 분위기 뒤편에서, 아무도 모르게 퍼져 나가는 바이러스가 있었다. 감염된 사람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고, 음식을 나누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자신들 사이에서 조용히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축제의 기쁨에 휩싸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