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구소에서 무슨 일 있었나요? 휴가를 맞아 집으로 가는 길에 몸이 좀 이상해서…."
"나도 그래. 연구 끝나고 바로 휴가를 떠났는데, 마을 축제에 들러서 즐기고 나니까 조금 이상한 기운이 들더라고."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연구소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몸 상태가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축제가 열리고 있던 마을에서는 그저 환호와 즐거움이 가득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 곳곳에서 기침과 발열, 이상 증상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연구소 근처에서 시작된 이 작은 이상 증상들은 곧 다른 지역으로도 번지기 시작했다.
"뉴스 봤어? 연구소 근처에서 이상한 병이 돌고 있다고 하던데. 그냥 감기인 줄 알았는데, 사람들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해."
"뭐라고? 설마… 그 바이러스가 퍼진 건 아니겠지?"
연구원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이 모르고 집으로 향하면서, 그들로부터 바이러스가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그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이상 증상들이 보고되기 시작했다.
한편, 의료계 관계자들이 모인 회의실은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이상 증상들은 너무 다양했고, 발병 시기도 제각각이었다. 각자의 자료를 검토하던 그들은 공통적인 원인을 찾지 못한 채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 여러 곳에서 다양한 증상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증상이 너무 다르고, 발병 시기가 제각각이라는 점이에요."
한 의사는 자료를 살펴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보고된 데이터에서는 통일된 양상을 찾기 어려웠다.
"맞아요. 어떤 환자들은 단순히 감기 같은 증상만 보이지만, 또 다른 환자들은 심각한 신경계 이상이나 심장 질환을 겪고 있어요. 그들의 상태를 전염병으로 묶기에는 증상들이 너무 제각각입니다."
한 신경과 의사의 말에 주변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들 사이에 연결 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도 다 달라요. 어떤 사람은 바로 아프기 시작했는데, 어떤 사람은 몇 달이 지나서야 이상을 느끼고 있죠. 잠복기가 여러 단계인 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불규칙한 발병 패턴으로는 공통된 원인을 추측하기가 힘듭니다."
그는 머리를 저으며 자료를 넘겼다.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결국, 같은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에요. 감염자마다 증상발현일과 증상이 너무 다르니까요."
회의에 참석한 모든 의료계 관계자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감염자들이 보이는 증상이 이처럼 다를 경우, 그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상한 점은, 이 증상들이 주로 특정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거야. 다른 곳에서도 조금씩 보고는 되고 있지만, 여기서는 더 심각하다고."
그는 지도 위에 집중된 붉은 점들을 가리켰다. 감염 사례가 특정 지역에 몰려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 지역에서만 이런 심각한 증상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이유가 뭘까요? 근처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글쎄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렇게 집중적으로 이상 반응이 나올 리가 없는데, 이 지역에서만 유독 심각하네요."
그들은 연구소의 존재를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저 특정 지역에서 증상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를 추측할 뿐이었다.
"뭔가 중요한 단서를 놓치고 있는 것 같은데… 해당 지역에서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더 조사를 해봐야겠어."
"맞아요. 혹시 환경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요인이 작용한 걸지도 모르니까."
그들은 그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부작용의 원인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건, 그 지역이 비밀 연구소 근처라는 사실이었다.
그림자 정부의 본거지.
"세계보건연합의 사무총장을 통해 팬데믹 선언을 위한 모든 준비를 완료했어."
어둠 속의 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앞에서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서 말했다.
"감기에 불과한 크로노스의 증상은 결국 부작용으로 덮을 거야."
"크크크, 맞아. 부작용을 크로노스 감염 증상으로 둔갑시켜 버리면 되는 일이지."
"세계보건연합은 이미 우리가 장악했어. 사무총장, 그는 이미 우리 사람이야. 그가 직접 팬데믹을 선언할 거야. 치사율 데이터를 조작하고, 모든 정부가 우리 계획대로 움직이도록 압력을 넣는 것도 그의 역할이지."
"좋아. 그가 팬데믹을 선언하면, 전 세계는 공포에 빠질 거고, 우리는 그 틈을 이용해 백신을 배포할 수 있게 될 거야."
두 사람은 자신들이 매수한 세계보건연합 사무총장이 모든 계획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세계보건연합은 그림자 정부가 만든 것이다. 그들은 사무총장을 통해 크로노스 바이러스의 치사율을 조작하고 공포 선동을 통해 팬데믹을 선언하게 한다. 팬데믹 선언 후 모든 사람들의 삶이 통제될 것이다. 이는 백신의 조기 배포와 접종을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아직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이제 팬데믹을 선언할 준비가 거의 끝났어."
그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남자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크로노스 바이러스의 부작용은 우리가 말한 대로 감염 증상으로 보고될 거야. 사람들은 그 증상과 치사율에 겁을 먹고 공포에 빠지겠지. 그때가 되면 팬데믹 선언에 복종할 수밖에 없을 거야."
"그렇지. 팬데믹 선언 이후엔 모든 사람들의 삶이 우리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될 거야. 우린 그들을 통제할 명분을 갖게 되는 거지."
"그리고 백신을 조기 배포하기 위한 전략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사람들이 우리 계획대로 움직이도록 만들 수 있는 완벽한 타이밍이야."
"결국 모든 것은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어. 크로노스 바이러스 유출은 우리에게 기회가 되었어. 이제 팬데믹 선언만 있으면 우리는 이 세상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거야."
테드와 토마스의 대화 속엔 음험한 계획이 숨겨져 있었다. 세계보건연합과 결탁한 그들은 치사율을 조작하고, 공포를 조성하여 인류를 통제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