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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진 Jun 19. 2024

아름다운 물의 도시 '야나가와(柳川)'에 다녀왔다.

'후쿠오카(福岡)'에 갈만한 곳 없을까?

후쿠오카 여행 가는데 어디가 좋을까? 

 위의 질문을 꽤 많이 들었다. 후쿠오카로 온 후 지인들의 연락에 자주 등장하던 질문이었으며, 오랜만에 연락하는 지인들일수록 스몰토크 후 본론은 위의 질문인 경우가 많았다. '후쿠오카 여행지 추천'과 더불어 때로는 '호텔추천'. (사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지만, 바꿔 생각해도 나 역시 그럴 것 같긴 하다.) 

 그 질문들이 조금 난감했던 이유는 '관광지'에 관함이라면, 사는 사람보다는 여행자의 정보가 고급지고 풍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대체로 '잘 모르지만'이라는 전제하에, 후쿠오카 수족관, 라라포트(ららぽ ー と), 우미노나카미치 공원(海の中道海浜公園), 오호리 공원(大濠公園) 등 알려진 주변 관광지나 조금 먼 곳의 벳부(別府), 나가사키(長崎) 등 다녀온 곳 위주의 장소를 나열했지만 여행 오는 이들은 대부분 이미 숙지하고 있던 장소였다. 때로는 오히려 내게 새로운 관광지나 맛집 정보를 주기도 했다. 그것은 나의 성의 부족일 수 있지만, 변명을 하자면 더 근본적인 이유는 애초에 '관광지'라 불리는 곳에 관심이 없는 성향에서 비롯된 이유도 컸다. 그런 '아웃사이더'적인 나에게 다행히 주변에 추천해 줄 여행지가 한 곳 추가 되었다. (물론 나에게만 생소할 뿐, 이미 잘 알려진 곳일 확률이 높겠지만.) 물의 고장 '야나가와(柳川)' 이야기이다. 


 지난 주말 아름다운 물의 도시 '야나가와(柳川)'에 다녀왔다. 이번에도 역시 남편의 추천으로 방문하게 된 그곳으로 향하며 '야나가와(柳川)'에 따라붙는 수식어 '일본의 베니스'라는 표현은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과연!  '야나가와(柳川)'는 아름다운 물의 도시였다. 

 우선, 아름다운 물길을 따라 '뱃놀이'부터 시작했다. 6월의 한낮은 모자로 볕을 가리고 나룻배를 타기에 이미 더웠지만, 본격 여름이 되기 전 기회는 지금 뿐이었다. 그날따라 햇살은 무척 뜨거웠지만 배에서 누리는 야나가와의 정취는 아름다웠다. 강을 따라 한 시간 가까이 배를 타며 마을의 아름다움을 감상했다. 관광지라는 느낌보다는 '고즈넉한 마을'의 이미지가 커서 그 부분도 만족스러웠다. 비록 배를 타며 쉼 없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호응하는 것보다는, 차분하게 경치를 감상하고 싶었지만. (물론 가이드는 친절했고, 마을에 관한 설명 자체는 유용했다. ) 

 배에서 내려 간단히 주변을 둘러본 뒤에는 야나가와의 명물인 '장어'요리를 먹기로 했다. 맛집 검색에 진심인 남편 덕분에 이곳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장어집을 방문했다.

 요리는 정갈하고, 맛있었다. 솥에 쪄낸 밥은 부드러웠고, 요리의 간은 적당해서 아이와 함께 먹기에도 좋은 요리였다. 함께 주문한 사이드메뉴(장어 뼈튀김, 계란말이)도 맛있었다. '맛집'을 위한 요리가 아닌 '요리' 자체를 위한 '요리'를 만든다는 생각이 들어 식당 선정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즈넉하고 아름다웠던 '야나가와(柳川)'

  관광객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차분하다'는 분위기가 도시에 흐르고 있었고, 도시를 둘러본 뒤에는 그 고요한 기운에 덩달아 차분해졌다. 기분 좋은 차분함이었다. 새로운 곳은 새로운 경험을 남긴다. 새로운 곳에 다녀온 경험과 더불어 의도치 않았던 추가적 소득은 후쿠오카 여행에 관해 묻는 사람에게 추천해 줄 여행지가 한 곳 더 생긴 것이었다.  


나 후쿠오카 여행 가는데 추천해 줄 만한 곳 없니? 
당일치기 혹은 반나절 여행지라면, 야나가와(柳川)도 괜찮아. 될 수 있으면 한여름은 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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