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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진 Sep 22. 2022

어느 운영 장교의 평범한 하루

평시 정비부대 운영 장교는

 06:00 피곤하지만 출근 준비 시간을 감안하면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이다. 출근 준비를 하고, 출근해서 바로 쏟아질 업무를 감당하려면 일할 힘이 있어야 하므로 전날 편의점에서 사둔 샌드위치로 간단히 식사를 마친다. 전투복으로 환복 하고, 늦어도 07:30전에는 집을 나선다. 부대까지는 차로 10분. 대대 위병소를 통과해 바로 근무지인 지휘통제실로 향한다. 전날 당직사령에게 야간의 사항들을 인수인계받고 계원들과 함께 노트북과 빔 프로젝트를 설치하며 08:00 아침 상황회의를 준비한다. 간부들(각 중대 중대장 및 참모부 과장 및 주임원사)이 모이기 시작하고 곧 대대장님의 참석으로 전날 당직사령이 진행하에 아침 상황회의가 시작된다. 야간의 중대 및 부서별 특이사항을 보고 받고, 기상과 여건에 따른 부대 일정을 조율하고, 중대와 부서별 예정사항, 사령부 당부사항 및 기타 사항들에 관한 논의를 마치면 회의가 종료된다. 운영과에서는 당일 상황회의 주요 사항 및 대대장님 지시사항을 부대 내에 전달해야 하기에 나는 한쪽에서 부지런히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회의 참석자들은 담당 부서 및 중대로 돌아가고 09:00 각자 맡을 일을 하며 아침 일과가 시작된다. 나도 상황회의 뒷정리를 끝내고 지휘통제실 바로 옆 나의 근무공간으로 이동해 커피 한잔을 옆에 두고 일을 시작한다. 다음은 내가 운영 장교 시절 평소 맡았던 업무들이다. 

- 비문 수정 및 관리

- 정보 분야 공문 작성 

- ATCIS 확인 및 관리(지상전술 C41 체계, Army Tactical Command Information System, 地上戰術C4I體系, 한국군의 군단 및 이하 전술 제대(육군 및 해병대 포함)를 중심으로 전 · 평시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장 상황을 파악하고 최선의 대응책을 수립하여 효율적인 통합 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한 체계-국방과학기술용어사전 발췌)

- 대대장 지시사항 작성 및 부서, 중대 전달

- 사단 조치사항 대응

- 지휘통제실 탄약 실셈 및 관리(주 1회)

- 부대 보안 관리(위병소, 철책, 출입증, 간부들 핸드폰 및 차량 블랙박스 등록 및 관리 등)

- 사단 사령부 방문(통신과, 보안과 및 CCC와 연계하여 ATCIS 및 비문 관리, 정보, 작전 업무 수행)

- 각종 훈련 시 상황유지 및 전달. 보고  

밤 사이 쏟아진 메일들을 확인해서 응신하고, 공문 작성 및 비문 작업 등 집중을 요하는 업무들을 하다 보니 12:00 점심시간이다. 지휘통제실을 비울 수 없기에 간부들과 교대로 식사를 하다 보니 어느덧 13:00. 오후에는 사단에 들어갈 예정이다. 통신과에서 체계 운영과장님께 협조해둔 ATCIS 업데이트도 받아야 하고, 보안과에들러 변경된 비문도 수령해야 한다. 외부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니 곧 16:00. 오후 상황회의를 준비한다. 아침 상황회의 참석자들이 다시 모이고 내일의 예정사항에 관한 논의 및 기타 사항들에 관한 회의가 오가고 상황에 따라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새로 주어지기도 한다. 오늘은 다행히 추가되는 업무가 없으니 아주 늦은 야근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회의를 마치고 중대 및 부서에 전달사항을 메일을 보내니 17:00. 이제 오후 체력단련을 할 시간이다. 당직사령에게 지휘통제실을 인수인계하고 체육복으로 환복하고 부서 사람들과 대대장님을 모시고 주변 민가를 한 바퀴 달리고 오니 18:00. 야간작업이 있으면 행정 계원들을 잠깐 저녁 식사하러 보내고, 아니면 바로 퇴근을 시킨다. 조금씩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평소에는 부대 내에서 간단히 저녁식사를 해결하거나 건너뛰었는데 오늘은 밖에 나가서 식사를 하고 오기로 한다. 부서원들과 한차에 모여 근처 식당으로 향한다. 군 주변의 식당들은 어쩌면 하나같이 그렇게 좌식 식당들인지... 어김없이 전투화를 다시 벗고 신는 수고를 감안하고 식사를 마친 뒤 부대로 다시 돌아온다. 외부 업무들을 하느라 미처 끝내지 못한 업무들과 평소에 처리해야 할 기본 업무들을 마무리 하자 어느덧 21:00. 중대에서는 점호를 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이제 슬슬 퇴근을 준비하기로 한다. 때로는 퇴근이 더 늦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오늘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니 양호하다. 숙소로 돌아오니 함께 사는 군무원님은 주무시거나 방에서 여가를 보내시는지 이미 조용했고 공동생활공간 이용시간이 겹치지 않으니 느긋하게 샤워실을 이용하기로 한다. 잠깐의 여유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자정이다. 내일을 위해 얼른 자야겠다.. 내일은 당직이라 하루가 고될것 같지만, 조금만 지나면 곧 휴가가 되니 힘내자. 내일은 부디 평안하기를. 바쁘지 않기를. 내일도 무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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