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 초기, 저를 알리고픈 마음으로 몹시 목이 말라 있을 무렵.
인터넷 언론사를 운영하는 법인 대표님이 찾아와 세무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업체도 신규이다 보니 좋은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이었지요.
대화를 나누던 중 아이디어가 번쩍였습니다.
'인터넷 신문에 세무칼럼을 연재해 볼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먼저 세무칼럼 제안을 드리니, 대표님께서는 흔쾌히 칼럼연재란을 만들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매월 또는 격월로 한 편씩 세무칼럼을 연재하게 되었고요.
처음에는 홍보라는 불순한 의도(?)에서 접근한 일이었지만,
신문에 올라가는 공식적인 자료다 보니 주제 선정부터 문장 하나까지 신중을 기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도 많이 들고, 쉬운 일이 아니었죠;;;
어느 순간부터는 업무도 바빠져 열몇 편을 끝으로 자연스레 연재는 멈추게 되었습니다.
몇 해전에는 법인과의 세무계약도 종료가 되었고요.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오랜만에 대표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다시 한번 세무칼럼을 연재해 줄 수 있느냐고 말이죠.
올해는 업무적으로나 업무외적으로 다사다난했기에, 내년부터는 외부활동을 일체 중지하기로 마음먹은 참이었습니다.
솔직하게 현재 상황을 말씀드리며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대표님도 사정을 이해하시고, 알겠다며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서 차나 한잔 하자고 하시더군요.
대표님 방문 당일.
직원들과는 단합대회 겸 등산이 있어 오전 근무로 마무리하고, 모두 퇴근 후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약속 시간인 오후 3시.
오랜만에 뵌 대표님의 얼굴은 많이 부드러워져 있었습니다.
그간 고생이 많았다고 하시며 1시간 가까이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세무칼럼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직접 얼굴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니 전화로 와닿지 않던 간절함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몇 편이나 필요하실까요?"
어느새 이야기 말미에는 제가 먼저 대표님께 제안을 드리게 되었죠.
계산해 보니 총 4편.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이라, 자의반 타의반 다시 세무칼럼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첫 칼럼을 쓰고 나니 문득 주변에 있는 후배 세무사들이 떠올랐습니다.
다들 개업 초기다 보니 마치 옛날의 저를 보는 것만 같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전화를 돌렸죠.
그런데 웬걸...
'글을 잘 못쓴다.'
'바쁘다.'
이런저런 핑계로 모두 거절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원고료를 받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 신문이니 홍보에 크게 도움이 될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처럼,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일인데 말이죠.
그래서였을까요? 후배들의 거절을 듣고 있자니 조금은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습니다.